A Crime So Monstrous: Face-To-Face with Modern-Day Slavery (Paperback)
Skinner, E. Benjamin / Free Pr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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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Crime So Monstrous :  너무나도 참혹한 범죄


벤자민 스키너가 쓴 이 책의 주제는 인신매매 및 노예노동의 실태를 고발하고 대책 수립을 촉구하는 것이다. 제목에도 나와 있듯이 그 범죄는 너무나도 참혹하여 인간으로서 저런 착취를 할 수 있는가를 생각하며 읽는 도중 한숨을 쉰 적도 여러 번이었다.

저자는 미국 국제관계 연구원에서 일하던 중 현대사회에서도 꽤 많은 노예노동이 존재함을 감지하였고 퇴사 이후 5년간에 걸친 취재 여행과 인터뷰 등을 통해 이 르포르타쥬를 발간하였다.

취재를 위한 여정 또한 광범위한데 중남미의 빈국 아이티에서부터 시작하여 수단, 루마니아, 몰도바, 터키, 네덜란드, 아랍에미리트 연합, 인도에 이르기까지 전세계 거의 모든 대륙을 섭렵하였다 이를 통해 인신매매 및 노예노동은 단지 구시대의 유물이 아니라 현대에도 만연하고 있는 사회악임을 증명해 보이고 있다.

미국무부는 매년 전세계 각국의 인신매매 근절 노력에 대한 평가보고서를 내고 있는데 말미에는 등급화된 평가 결과를 제시한다. 3등급을 받으면 무역제재를 받고 국제 원조 수령에도 지장을 받게 되므로 3등급의 낙인이 찍히지 않도록 각국은 인시매매 방지를 위한 법규 정비라도 하는 시늉을 한다. 우리나라도 2등급이고 위에 저자가 여행했던 나라들 대부분이 2등급이 되는 이유지만 책의 본문에는 정치적 고려 및경제관계 등 여러 복잡한 원인으로 인해 등급이 재조정되는 막후 암투도 그려져 있다. 

왜 인신매매가 발생하는 것일까?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가난이리고 진단한다. 공산권의 붕괴, 아프리카의 내전, 부패하고 무능한 정부의 존재는 국민들의 생활경제를 파탄으로 몰아내고 이때 부모들은 한입이라도 줄이기를 위해 감언이설로 어린이들을 유괴하는 국제인신매매 집단에 자식을 위탁한다. 좋은 곳에 취직시켜준다 공부도 시켜준다고 꾀지만 현실은 강요된 비지불 노동과 감금 그리고 성착취다.

책 속에는 이러한 착취에서 탈출하여 살아남은 피해자들의 이야기가 많이 실려있다. 이들 중에는 여러 국제기구와 정부기관의 도움으로 속박에서 벗어나 공부도 계속하고 취직도 하고 예전 노예생활에 비해 높은 생활 수준을 영위하며 자존감을 되찾은 사례도 적지 않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학습된 무기력으로 인해 독립적 생활을 추구하지 못하고 다시 속박된 노동으로 복귀하는 사례 또한 많다고 하니 단순히 그들을 해방시키는 것에서 멈춰서는 안 되고 그들을 교육하고 재활시키고 직업을 갖게 하는 것 또한 중요한 과제임을 저자는 역설한다.

독자들에 대해서도 저자는 다음과 같은 일을 하도록 촉구한다. 우리 주변에도 폭력에 의해 강요되는 비지불 노동에 종사하는 현대판 노예들이 있지 않은지 살펴보기, 정부기관을 압박하는 편지를 보내 노예노동을 방치하는 국가와의 교역이나 원조에 대해 감시 감독을 강화하도록 요구하기, 국내에서 또는 국제적으로 인신매매 예방 및 근절을 위해 노력하는 기관 단체에 후원 또는 회원으로 가입하여 직간접적인 행동으로 돕기 등을 예로 든다.

인신매매나 노예노동은 박제가 되어 역사속으로 사라진 것이 아님을 기억하면서 자유롭고 존엄한 인간의 삶이 보장되는 세계를 만들기 위해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한다.

(2023. 8.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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