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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hn Mayer - Heavier Things
존 메이어 (John Mayer) 노래 / 소니뮤직(SonyMusic)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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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있는 재즈여행
Various Artists 연주 / 이엠아이(EMI) / 2005년 1월
15,500원 → 13,400원(14%할인) / 마일리지 130원(1%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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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뉴에이지를 만나다
양한수 지음 / 시공사 / 200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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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네즈 쿨 파운데이션(모든피부용) - 40ml
아모레퍼시픽
평점 :
단종


매번 뽑히지는 않았지만 꾸준한 시도 끝에

정말 생각지도 못하게 체험단에 당첨되었습니다.^^

제 피부는 화장한지 몇 시간 흐르고 나면 왕성한 피지분비로 인해 화장이 다 사라지고 마는 지성피부.

쿨링과 피지조절 효과가 있다기에 기대감을 가지고.....

일단 질감은 묽습니다.

전 파운데이션을 바를 때 알라딘에서 구입한 클리오의 스폰지를 물에 적셔 사용합니다.

그래서인지 바를 때는 몰랐는데 다 바르고 나니 얼굴이 시원해지더군요.

왜 쿨~파운데이션인지 그제서야 알았습니다.

그리고 바르고 나자마자 뽀송뽀송해집니다. 그래서 다른 파운데이션 보다 좀 빠르게 발라야지 아니면

다 바르기도 전에 건조해져서 뭉칠 것 같습니다. 파우더는 따로 필요없을 듯 하구요.

피지조절 효과가 있다더니 정말 화장한 지 오랜 시간이 지나도 뽀송함이 오래 유지되더군요.

다만 지성피부임에도 제 피부는 벌써 가을을 느끼는지 조금 건조한 것 같아서....

정말 땀이 줄줄  흐르는 한여름에 사용하면 좋을 파운데이션 같아요.

커버력은 그럭저럭. 색상은 21호를 사용했는데요.  제가 좀 하얀피부라 저한테 좀 노란끼가 돌더군요.

그래도 '바르는 순간에는 시원함을 메이크업 후에는 뽀송함을 오래 지속시켜주는 피지조절 파운데이션'

이라는 설명에는 정말 부합하는 파운데이션이네요.

지성피부를 가지신 님들은 한번 사용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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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바람구두 > 부부합산 연소득 6,000만원 미만의 국민들은 보시오!

우석훈 선생의 "한미FTA 폭주를 멈춰라"(2006, 녹색평론)을 읽다가 요근자에 읽은 어떤 FTA관련 서적들에 비해 확실히 알기 쉽게 FTA를 설명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읽다가 가장 인상적인 대목이 있어 함께 읽어보자는 마음으로 일일이 타이핑을 했다. 직업이 직업인지라 부분적으로 본래 책의 원고와 틀린 부분은 내가 교정을 본(교열이 아니라) 부분이거나 아니면 타이핑 하다가 오타가 난 부분이다.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부부합산으로 연소득 6,000만원 이하를" 벌어들이고 있는 사람들은 노무현호 아니 현재 흐름대로라면 '대한민국호'에 타고 있을 필요가 없다는 말이었다.

냉정하게 생각해보자. 현재의 추세가 바뀌지 않는다면 부부합산으로 연소득 6,000만원 이하를 벌어들이고 있는 사람들이 현재의 '노무현호'를 타고 미래로 갈 이유는 없다. 만약 '고향' 혹은 '우리말'에 대한 각별한 애정이 있어서 이 특수한 상품 혹은 서비스를 소비하는데 매우 특별한 만족이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대체재'를 찾는 것이 절실한 순간이다. 어차피 학교에서도 이제는 '우리말'이 대접받지 못하는 상황이 올 것인데, 우리 말을 사용하는 편리함을 유지하기 위해서 치러야 할 비용이 너무 높다. <21쪽>

그리고 "7장. 그럼 도대체 정부가 아는 건 뭐야"라는 부분을 한참 신나서 읽고 났더니 몹시 슬픈 이야기였다. 원고 내용 중 밑줄 치고, 굵은 글씨 부분은 별도로 내가 강조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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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그럼 도대체 정부가 아는 건 뭐야?

한미 FTA의 결과, 무역수지는 손해인데, 서비스업도 별로 밝아보이지 않고, 미국 시장에 대해서 잘 아는 것도 아니고, 한국 시장에 대해서도 모른다? 그럼 대체 정부가 아는 게 뭔가? 보통의 경우라면 정부가 모르는 것을 중심으로 논의를 하고 자료를 준비하는 것이 정상적이다. 그러나 지금 노무현 정부에서 대통령을 포함한 고위공직자들이 한 얘기를 빈틈없이 뒤집어보면 정부가 뭘 제대로 아는 것 같지는 않다. 그렇다면 정부가 도대체 지금 무엇을 알고 있는지 짚어볼 필요가 있다. 저렇게 용감하게 “최단 시일 내에 성공적 협상을 하겠다”며 질주하는 정부는 도대체 무엇을 알고 있을까? 한번 정부가 알고 있는 걸 찾아보기로 하자.

가. 농업은 망한다
어쨌든 노무현 정부는 농업이 망한다는 정도는 아는 것 같다. 이건 새로운 미국과의 통상 관계 때문이 아니라 농업은 그만둔다는 정책 기조로 지난 3년간 열심히 일을 했기 때문이다. 졸저 <아픈 아이들의 세대>에 노무현 정부의 농업 정책에 대해서는 자세하게 분석한 적이 있으므로, 여기에서는 이 정도로 농업의 얘기를 접기로 하자. 현재 국민의 8% 정도인 농민이 4%대로 줄어들지, 아니면 정부의 목표대로 1%대로 내려앉을지가 문제일 뿐이다.

나. 월마트한테는 안 당한다
월마트와 까르푸가 국내 유통업계에서 철수하게 된 것이 금년(2006년) 초이다. 정부는 대형유통시장에서 한미FTA로 경쟁조건을 바꾸더라도 국내 업체에게 승산이 있다는 정도는 알고 있는 것 같다. 물론 그렇게 하더라도 소규모 자영업자들은 계속 죽어나갈 것이다. 월마트가 다시 들어올 가능성이 아주 없지는 않지만 하여간 정부는 “월마트한테 안 당한다”는 정도는 안다.

다. 한국영화 안 본다고 죽는 거 아니다
정부가 스크린쿼터를 축소하면서 국내 영화산업은 일단 현재의 절반 정도로 축소될 것이다. 국내영화시장 규모가 어느 정도로 유지가 되어야 할리우드와 경쟁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정부는 잘 모르는 것 같다. 스크린쿼터 146일 규모에서 일종의 ‘규모의 경제’가 생겨서 몇 개의 경쟁력 있는 한국영화가 나온 것으로 분석할 수 있는데, 이 규모가 73일이 되면 기계적으로 시장 규모가 반으로 주는 것이 아니라 규모의 경제에 미치지 못하는 그만그만한 영화가 나오게 되는 것이 현대 영화시장의 특징이다. 이것까지는 정부가 몰랐던 거다. 정부가 아는 것은 다만 “한국 영화 안 본다고 안 죽는다”는 점이다.
멕시코의 일류 감독들이 지금 CF감독으로 연명하면서 3~4년간 돈을 모아서 겨우 자기가 만들고 싶은 영화 한 편 만드는 상황을 보면서도, 정부는 미국에 일단 스크린쿼터를 내주고 협상을 시작하고 있다.

라. 병원 안 간다고 다 죽는 건 아니다
보건경제학 쪽에서 조금 더 자세한 분석이 나오려면 6개월 이상은 기다려야 한다. 그래서 숫자를 정확하게 내기는 어렵지만 아마 국민의 30%에서 40%정도는 한미FTA 이후 5년이 지나면 의료비와 보험비가 비싸져서 병원에 가기 어려워지는 게 사실이다. 계산하기 어려운 것은 얼마나 되는 국민들이 병원에 갈 수 없을지 여부를 모르기 때문이다. 이건 소득분배의 재구성 모델이 나와야 숫자가 정확히 나온다. 의료서비스의 가격이 비싸지는 것은 시나리오 형태로 추정할 수는 있는데, 단지 국민들이 “얼마나 가난해질지를 몰라서” 계산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정부에서는 한 가지를 알고 있다. 병원에 안 간다고 다 죽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 물론 그렇기는 하다. 돈 없어서 병원에 못 가는 것이 서럽기는 해도, 아프다고 다 죽는 것은 아니다. 약초요법과 전통의학 등 ‘대체의학’이 급속도로 발전할 수도 있다.

마. 공무원들한테는 별일 안 생긴다
사실 정부라는 것은 공무원들의 총합이기도 하다. 공무원들의 운명은 사실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다. FTA는 민간부문과 민영화되는 공공부문까지 영향을 크게 미칠 뿐, 공무원들에게는 직접적인 영향이 거의 없다. 국민들이 겪게 될 평균적인 변화와는 다른 미미한 변화만이 생길 뿐이다. 만약 공무원들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지금 같은 방식으로 한미FTA 추진이 가능했을까? 확실히 정부는 공무원들에게는 별일 안 생긴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정부 내에서 저항할 사람이 없다는 사실도 말이다.
물론 지금 정부가 조심스럽게 준비 중인 ‘행정민영화’ 프로그램이 진짜로 강도 높게 추진된다면, 원칙론적인 ‘희망’과는 달리 공무원 세계도 격랑에 휘말리게 될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다.

바. 국민들은 농민 편 안 들어준다
정부도 인정하는 것과 같이 사실 한미FTA로 가장 많은 타격을 받을 사람들은 농민들이다. 꼭 한미FTA에서 특별한 규정이 생기거나 쌀시장이 추가로 개방되기 때문에 그런 것은 아니다. 사실상 쌀시장은 이미 다자관계인 WTO에서 개괄적인 틀로 결정된 상태다. FTA라는 틀에서 쌀시장을 다룰 이유가 별로 없다.
전략적으로는 미국이 약간 요구하는 척 하다가 양보할 것이고, 정부는 국민들에게 그래도 쌀시장을 지켰고, 그 대가로 다른 분야에서 좀 희생을 했다는 선전을 할 것이다. 정부가 양자관계에서 다룰 필요가 없고 다루지도 않는 ‘쌀시장’을 꼭 지키겠다고 다짐하는 걸 보면서 이건 거의 ‘야바위’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그래도 한미FTA가 농민들에게 치명적인 것은 협상이 진행된다는 이유만으로 몇 년 후에 시행될 ‘농업죽이기’ 정책이 훨씬 빨리 진행될 것은 물론, 추곡수매가 사라진 다음 실질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던 보조금 정책 등을 ‘없던 얘기’로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정부가 확실하게 알고 있는 것은 국민들이 농민들 편을 들어주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이 점은 확실하다. 한미FTA를 통해서 농민이 손해보고 그 대신 서비스업은 좋아질 것이라고 정부가 선전하고 있기 때문에, 가장 위험해진 미장원 주인들조차 농업이 망하고 어려워진 만큼 그 이익이 자신에게 올 것이라고 착각하는 것이다. 그래서 정부는 농민들이 아무리 어려워져도 대다수 국민들이 절대로 농민들 편을 들어주지 않을 것이라는 점만큼은 확실히 안다.

사. 한나라당은 꼼짝할 수가 없다
노무현 정부는 적어도 한미FTA에서만큼은 한나라당이 꼼짝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한나라당에는 FTA가 실제로 어떠한 메커니즘을 가지고 어떤 부문에 어떻게 작용할 것인지 분석할 수 있는 실무전문가가 없다. 따라서 정부에 곤란한 질문을 하지 못할 것이다. 정부도 아는 것이 별로 없는데, 한나라당이 무엇인가를 안다는 것은 구조상 불가능하다. 상당수 한나라당 당원들은 일단 ‘자유무역’이란 말이 들어가면 무조건 찬성하는 경향이 있다.

아. 국민들은 벤츠를 좋아해
한국정부는 자동차 부문의 협상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 같은 모양새다. 미국정부도 한국시장에서의 자동차 판매에 꽤나 공을 들이고 있는 형편이다. 자동차 조금 더 팔자고 3,000cc 이상의 대형자동차에게나 적용될 제도들을 없애고, 배기가스 배출기준을 없애고, 심지어는 수도권 대기관리대책까지 없애라고 하는 미국의 요구는 내정간섭에 해당한다. 하지만 정부가 이런 기본적인 환경정책의 틀 정도는 지킬 가능성이 있다. 왜냐하면 이게 진짜 협상의 핵심은 아니기 때문이다. 사실 다른 부문의 변화가 워낙 크기 때문에 어차피 타는 수입자동차, 독일제를 타나 미제를 타나 국민경제에는 별가시적 변화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연소득 6,000만원 미만의 국민들에게는 어차피 해당사항 없는 일이기도 하다.
정부는 국민들이 미국자동차를 타지 않는 이유가 다른 복잡한 이유가 아니라 벤츠와 BMW를 너무 좋아하기 때문이라는 점을 잘 안다. 반면 미국 정부는 아직 한국 사람들이 얼마나 독일제 자동차를 좋아하는지 잘 모르나 보다. 죽기 전에 한번이라도 캐딜락을 타고 싶다는 미국인들처럼 한국인들도 자신의 첫 번째 외제 승용차는 벤츠이기를 바란다. 물론 한국정부는 이걸 너무 잘 알고 있다.

자. 국민들은 식품 안전에 관심이 없다
정부가 아는 또 한 가지 사실 중에서 가장 슬픈 일은 한국 국민이 식품안전에 사실상 별 관심이 없다는 점이다. 물론 사고가 터지면 벌떼처럼 떠들지만, 길어야 일주일이다. 광우병 의혹이 있는 미국산 축산물도 문제지만, 한미FTA로 정말 곤란하게 되는 것은 유기농산물의 기반이 무너지고, 그래서 장기적으로는 안전한 식품공급시스템이 회복 불가능할 정도로 붕괴된다는 점이다. 그렇지만 한국 국민들은 이런 근본적인 식품안전에는 별로 관심이 없고, 무엇보다도 OECD 국가 중에서는 유전자변형식품(GMO)에 대한 인식수준이 가장 낮은 국민이라는 점을 정부는 잘 알고 있다. WTO협상에서도 다른 선진국이 전부 만들어 넣은 학교급식 재료조달에 관한 예외규정을 하나도 만들지 않은 게 한국이다. 정말 한국정부는 다른 건 몰라도 국민들의 약점을 너무 잘 알고 있다.

차. 그래봐야 이민 갈 용기가 있는 국민은 별로 없다
다음 장의 결론을 미리 당겨서 말하자면, 현재 노무현 정부가 추진하는 FTA체제 속에서 ‘개인으로서의 국민’이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국민직접행동’을 선택할 수 있는 국민이 그렇게 많지는 않아 보인다. 이러한 경우에 유일한 의사표시 방법은 많은 국민들이 이민을 떠나는 것이다. 하지만 노무현 정부는 그래봐야 이민 갈 정도로 용기 있는 국민이 별로 없다는 사실까지도 잘 알고 있다. 이미 붕괴된 교육시스템에 불만이 있어서 많은 학생들이 조기 유학을 가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 이 문제에 대해 뭔가 대책을 세우기보다는 “공부 못하는 애들 유학 보내봐야 인생만 망가진다”는 ‘조기유학 위험론’으로 협박을 일삼던 정부다. 가끔 소주 마시며 대통령을 씹어대긴 하지만, 사실 국민들이 미래를 불안하게 기다리는 것 외에 아무 것도 하지 못할 거라는 점을 노무현 정부는 너무 잘 알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쉽게 정리해보면, 정부는 한미FTA와 관련해서 정부가 꼭 알아야 할 것들은 거의 모른다. 그런데 국민들과의 협상에서 이기는 방법은 너무 잘 안다. 진화적 게임이론으로 상황을 설명하자면 ‘노무현 시스템’은 외국이 아니라 국민들을 상대하는 감각기관이 기이하게 발달․진화한 시스템이다. 그렇다면 정부의 정체는 과연 무엇인가? ‘정부’라고 뭉뚱그려 표현하지 말고 대체 어떤 시스템을 가진 정부인지 좀더 깊이 살펴볼 필요가 있다.

 

 

 

 

<본문 126~133>

한미 FTA 폭주를 멈춰라
우석훈 지음 / 녹색평론사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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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표지에는 장봉군 화백의 만평이 실려 있다. 대한민국이라는 자동차를 끌고 과속질주하는 노무현 대통령의 앞길에는 미국과의 FTA협상으로 국민경제가 파탄 지경에 이른 멕시코가 있다. 대통령은 아무렇지도 않게 말한다. "협상 한 번 잘못했다고 나라 망하는 거 아니다."

아마도 우석훈 선생은 이렇게 말하는 것 같다.

"맞는 말이다. 협상 한 번 잘못했다고 나라 망하는 거 아니다. 대신에 이민도 갈 수 없고, 그렇다고 이 나라에서 이대로 살기도 어려운 국민들만 망하는 거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이제 FTA를 막을 길은 국민직접행동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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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장 작은 단지를 보내니 - 연암 박지원이 가족과 벗에게 보낸 편지 참 우리 고전 6
박지원 지음, 박희병 옮김 / 돌베개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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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박지원에 대해서 아는 것이라고는 그가 조선 후기 실학자이고, 고등학교 때 그의 작품 <허생전>을 읽어본 것이 다이다. 그것도 교과서에 실려있었기 때문에 반강제적으로 등 떠밀려 읽은 것이라 , 이렇게 내 스스로의 의지로 박지원의 글을 읽게 되다니 뜻밖이다. 아무리 아무리 부정하려해도 유명인의 사생활에 촉각을 세우고 관심을 가지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나보다. 박지원, 그의 사생활이 담긴 이야기라니 궁금증이 스멀스멀 생겼다.

이 책은 박지원이 가족, 친지와 벗들에게 보낸 편지글이 담겨있다. 지금처럼 버튼 하나만 누르면 바로 상대방과 연락이 가능한 휴대전화는 물론이고 집전화하나 없던 시절이기에 '편지'이야말로 다른이와 연락이 가능한 유일한 수단이었을 것이다. 그렇기에 일때문에 가족과 떨어져 지냈던 박지원의 편지글 하나하나에는 그야말로 시시콜콜한 이야기들이 담겨져 있다. 손자를 보고 싶어하는 애타는 마음, 며느리 산후병에 대한 걱정, 자식들 공부에 대한 걱정, 과거시험장에 가는 아들에 대한 당부 등 가족에 대한 애정이 그득하다. 게다가 부인을 먼저 하늘로 떠나보냈다지만 며느리도 있는데 지체높은 양반이 고추장을 손수 담가 아들에게 보내는 모습을 떠올리자니 신기하기도 하고, 놀랍기도 하다.

이렇게 편지 속 그의 모습을 보자니, 범접하기 힘든 사람의 참모습을 본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이젠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 같은 느낌. 인간미 넘치는 모습에 더욱 관심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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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파란여우 > 이 속의 글 읽는 어떤 한 사람
고추장 작은 단지를 보내니 - 연암 박지원이 가족과 벗에게 보낸 편지 참 우리 고전 6
박지원 지음, 박희병 옮김 / 돌베개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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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암은 누구인가. 그는 18세기의 실학자이면서 중국문화를 숭상하고 <열하일기>를 통하여 중국의 정세와 세상의 진동을 감지하면서 조선 사회의 내부적인 유교적 모순을 개탄하고 비판의 활을 늦추지 아니한 인물이다. 그래서 혹자들은 박제가, 이덕무와 더불어 이 세 사람의 실학자들을 개혁자, 선구자로 부르기도 하는 모양이다. 선구라는 것이 시대를 앞서간다는 의미이지만 시대를 앞서간다고 해서 모두 올바른 것, 정당한 것은 아니다. 진보라는 이름아래 희생되어지는 소수의 의견이 옳을 때도 있는 것처럼 진보는 대개 실패나 실수, 또는 왜곡의 성질을 본래 지니고 있다. 그래서일까. 18세기의 진보나, 21세기의 진보나 진보는 시대와 동반자이면서 동시에 반대자 역할을 하기도 한다. 조선후기의 실학자들, 그 중에서 이 세명의 사내들은 당시에 별로 큰 벼슬까지 오르지 못했고, 많은 반대세력을 지니고 있었다. 실학자들에 대한 안티실학의 가장 큰 이유는 기득권 세력인 유림을 해체하는 것을 두려워했다. 그러므로 그들의 진보는 권력에 밀려, 앞으로 나아가는데 있어 한계가 있었고, 좌절감도 동시에 맛보면서 대부분 재야로 내려가 글이나 쓰면서 서양에 열려있는 중국것을 흠모하고 그것에 중한 가치를 두게 되었던 것이 아닐까 여겨진다.

아무튼, 제목조차 너무 다정스러운 이 책은 <열하일기>의 주인공이자 실학의 선각자 역할을 했던 연암의 사사로운 서간문이다. 대가의 사적인 서간문집이라니 아주 구미가 당기는 일이 아닌가. 기존의 <연암집>에 실려있던 것을 부분 발췌한 것이 아닌 <연암집>에서 누락된 <연암선생 서간첩>을 최초로 번역한, 매우 뜻 깊은 서간문집이다. 이 책의 가치는 연암 탄생 200주년이라는 거창한 타이틀이 아니라도  사사로운 연암의 인간성과 사견을 읽을 수 있다는 데에서 빛을 발한다. 모두 33통의 편지모음을 엮어 만든 이 책은 겉 표지부터가 작지만 격식있고 따뜻한 질감이 묻어나는 책으로 <고추장 작은 단지를 보내니>라는 빨간 글씨체를 손가락으로 만지면 금방이라도 손마디에 빨간 고추장이 묻어 나올 것처럼 옛 책의 이미지를 최대화한 편집형태를 갖추었다.

표지에 '연암 박지원이 가족과 벗에게 보낸 편지'라는 단아한 글씨체를 부제로 박아 놓은 것처럼 이 서간문은 대부분 가족과 벗에게 보낸 다정다감하고 서운한 감정이 한 점 찌꺼기나 은폐 없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대문호의 저작활동 역시 범인들처럼 수월하지가 않았음을 드러내는 대목을 읽다보면 글을 쓰는 작문의 행위는 명문 작가이든, 나처럼 낙서 비스무레한 것을 적어내는 아마추어이든 뼈를 깎는 일은 공통된 숙명이라는 것에 반가운 마음이 앞선다.

"내가 지금 이리 삭막해서 글을 구상할 수가 없으니 행여 빠른 인편에 글을 지어 보내면 어떨지.."-(12쪽)

이것은 당당하게 대필을 요구하는 연암의 모습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통제사에게 건내 줄 글 한 편을 자신의 현재 상태로는 온전하게 100% 완성하지 못하니, 먼저 선작(先作)을 해서 주면 그것을 대충 손 봐서 통제사에게 건네주겠다는 뜻을 자신의 처남에게 전하는 대목이다. 연암같은 실리를 추구하는 학자가 대필이라니 그도 글 짓는 일에 얼마나 골치를 앓아야했으면 이리 했을까 싶은 인간적인 면모를 발견할 수 있겠다.

"방금 전 흉중에 있던 아직 문자화하지 않은 한 편의 좋은 글을 생각해 보면 애석하게도 그 사이에 그만 저 만 길 높이의 지리산 밖에 걸려 있지 않겠니? 하지만 어쩌겠느냐, 어쩌겠어."-(19쪽)

공무중에 떠오르는 글을 미처 적어 놓지 못하고 기억만 하고 있다가 일이 한가해져 붓을 들고 그것을 적어 내려면 머릿속에 생각하고 있던 글은 이미 달아나고 없을 정도로 글을 잃어버린 안타까움을 '지리산 밖에 걸려 있다.'고 안타까운 속내를 표현한다. 아아, 아마추어든 프로든, 명문가든, 동네수다쟁이든 누구나 한 번쯤은 겪었을 법한 오금을 저리게 만드는 시대를 뛰어넘는 절절한 체험담이다.

그러면서 자식들에게 책을 읽지 않고 글을 쓰지 않는다는 타박을 한다. "나는 고을 일을 하는 틈틈이 한가로울 때면 수시로 글을 짓거나 혹 법첩을 놓고 글씨를 쓰기도 하거늘 너희들은 해가 다 가도록 무슨 일을 하느냐.......중략.........너희들이 하는 일 없이 날을 보내고 어영부영 해를 보내는 걸 생각하면 어찌 몹시 애석하지 않겠니? 한창때 이러면 노년에는 장차 어쩌려고 그러느냐??-(26쪽)

부모들은 시대와 신분의 높고 낮음과 부유함의 정도를 떠나 누구나 한 마음이다. 이 대목은 어려서 우리가 부모로부터 상당히 많이 듣고 자란 반복문장이지 싶다. 자식들이 공부를 게을리하며 놀기만 하는 것 같으니 부모된 자로서는 자식들의 앞날이 개탄스러운 것은 당연지사. 연암도 어느 누구의 부모와 다르지 않아서 자식들의 무사안일을 염려하며 편지를 보내는데 편지 말미에 이 책의 제목이 등장하는 문장을 삽입하여 앞에서는 공부를 게을리한다고 질책해놓고 결국엔 자식들을 챙기는 마음을 드러낸다.

"고추장 작은 단지 하나를 보내니 사랑방에 두고 밥 먹을 때마다 먹으면 좋을게다. 내가 손수 담근건데 아직 완전히 익지는 않았다."-(26쪽) 아내와 사별을 하고 홀 몸으로 지내는 연암은 양반의 신분에도 손수 고추장을 담가서 서울 사는 자식들에게 인편으로 부친다. 고추장 항아리에 담긴 연암의 자식 사랑은 그가 <열하일기>라는 대서사시를 쓴 대문호라는 거대한 사실을 잊게 해주는 소박하고 따스한 등불같은 풍경이다.

그런 애틋한 마음으로 담근 고추장을 자식들은 받아 먹고도 맛있다는 답장을 아버지에게 보내지 않는다. 내심 고추장 맛이 어떻다는-사실은 아버지의 사랑에 감복했다는-전갈을 기다리던 노년한 아버지는 서운한 감정을 감추지 않는다. "전후에 보낸 쇠고기 장볶이는 잘 받아서 조석간에 반찬으로 하니? 왜 한 번도 좋은지 어떤지 말이 없니? 무람없다."-(35쪽) 늙은 아버지가 공사다망한 상황에서도 손수 밑반찬을 만들어 보냈건만 아무 말이 없으니 '무람없다'고 야단을 치는 대목은 부모에게 무심한 자식의 모습들이 그려져 마음이 애잔해진다.

그러나 연암은 며느리가 만들어서 보낸 준 도포와 버선을 많은 사람들에게 자랑을 하기도 하고, 며느리의 해산을 걱정하기도 하며 관찰사가 도내 순시할 때 많은 접대비가 든 것을 염려하기도 한다.  이 서간문은 주로 가족과 자식들, 벗에게 보낸 사적인 편지였지만 간간이 박제가와 이덕무에 관한 연암의 입장이나 생각들을 보여주는 대목도 나오는데, 연암은 박제가의 실력은 인정하고 있지만 그의 인품은 "무상무도하다."면서 깎아내리기도 한다. 수재 박제가의 영특함과 총명함, 그리고 실학적 학문의 평가는 높이 사고 있지만 박제가의 인간 됨됨이는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를 내리는데, 실제로 박제가는 연암과 같은 학문을 하는 사제지간으로서는 더 할 나위 없이 돈독한 동반자였지만 연암의 표현처럼 박제가가 정말 무례한 인품을 지닌 학자였는지는 모르겠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연암의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평가인데 아직 이 두 명의 거대 실학자들이 왜 그런 모종의 보이지 않는 떨떠름한 관계였는지 상고(上考)를 해 봐야 한다고 이 책의 번역자는 말한다.

참고로 연암은 이덕무의 죽음 앞에서 "무관(이덕무)가 죽다니! 꼭 나를 잃은 것 같아."라고 탄식을 하였지만 그의 문예적 재능은 십분 높이 사면서도 이덕무의 사후에 이덕무 행장을 짓는 일에 '서얼출신으로서...'하는 말을 빼놓지 않은 것으로 보아 연암의 출신성분의 평등사상과 이덕무의 학문적 평가에 관한 2중적 모순을 보이기도 한다. 연암을 잘 알지 못하는 나로서는 역자의 해설에만 귀를 기울여야 하는 바, 글을 쓰는 사람들, 학문을 연구하는 사람들간에도 보이지 않는 그렇고 그런 관계가 형성되어진다는 어렴풋한 추측만 할 뿐.

이 서간문집에는 <큰아이에게>라는 편지가 가장 많이 실려있다. 그의 큰아들은 후에 연암의 형의 양자로 입양되었고 연암의 차남인 박종채에 의하여 <나의 아버지 박지원>이 세상에 나오기도 했다. 이 서간문에 등장하는 '큰아이'는 연암의 형님에게 양자로 간 큰아들을 말하는 것으로 아들에 관한 아버지의 각별한 정(情)을 느끼게 해주는 많은 부분이 수록되었는데 중국책을 구해오고, 그것을 해석하며, 심지어 책을 베껴서까지 보내 달라는 주문까지 일일이 넣으며 큰아들과의 유대관계를 계속 이어나가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심지어 집을 개축하고 부엌문은 서쪽으로 내며 자물쇠를 잠그고 장 담그는 일에 빚까지 내어 잘 해야 한다는 세세한 지시까지 잊지 않는 연암.

"누님에게 돈 두냥을 찾아 보내는데 언서(諺書)를 쓸 줄 모르니 네 누이동생에게 쓰게 해서 보내는게 좋겠다."-(93쪽) 한글을 쓸 줄 몰랐던 연암이다. 연암은 중국을 흠모하여 중국의 한자를 융숭하게 대접하느라고 한글을 쓰고 읽을 줄을 몰랐다. 그는 한자를 써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나는 이 대목에서 갑자기 21세기의 현대작가 '복거일'이 영어를 써야 한다고 주장했던 기억이 순간 겹쳐진다. 이 문제는 한 국가의 국어와 관련된 아주 예민한 문제라서 논란의 소지가 많았지만 내가 다행스럽게 생각한 것은 한자 상용화를 주장했던 연암이 그나마 21세기의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왜냐하면, 만약에 영어에 한자까지 공용어로 삼아야 한다면 머리 큰 사람들은 능력껏 하겠지만 나처럼 용량 작은 사람들은 어떻게 쫓아가겠나. 하는 별 시덥잖은 걱정으로.

연암은 손주가 방안에서 물건들을 잘 못 갖고 놀다가 사고라도 날까봐 자식들에게 주의사항을 알려주고, 며느리의 산후조리에까지 근심을 보이는 인간적 면모를 이 책에 수록된 33통의 편지에서 낱낱이 공개한다. 그가 <열하일기><연암집>이라는 어마어마한 문집을 쓴 대문호라는 사실을 잊고 우리들의 아버지같은 곰살맞고 자상하며 다정한 모습을 보고 싶다면 이 책을 읽으면서 연암을 두려워하지 말자.

책의 말미에 원어부록이 실려있는 것은 전문가들이나 한자풀이하는 사람들에게는 환영받을만한 성실함이었다고 여겨지며, 나는 그러한 능력이 되지 않은고로  번역자의 수고스러움으로 엮어진 <해제>가 아주 마음에 들었다. 이 부분을 먼저 읽고나서 본문을 읽는다면 멀고도 어려운 연암에 대하여 두려움이 가셔진다.

손수 담근 고추장 단지를 자식들에게 보내는 아버지의 사랑, 벗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느껴지는 아침밥을 달라하는 진솔한 풍경은 호롱불을 밝혀둔 아늑한 방안에서 편지를 쓰는 연암의 모습이 그려지는 온화하고 따듯한 한 폭의 조선 수채화다.

이 속의 글 읽는 어떤 한 사람
안빈낙도 문밖을 나서지 않네.
지금 공책을 두 권 보내니
글 지어 그 속을 가득 채우길.
- 의릉의 근무지에서 중존에게 보내는 편지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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