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문이 사라졌다 - 제25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수상작 보름달문고 95
김은영 지음, 메 그림 / 문학동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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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언제나 나와 가까이 있었다.

김은영 글, 메 그림 - 어느 날 문이 사라졌다(문학동네)(25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수상작)

 


어느 날 문이 사라졌다라는 제목에 훅-, 끌려 가볍게 펼친 책이었는데 심사평까지 읽고 책장을 덮고 나니 뭔가 한바탕 세게 몰아친 기분이다. 한 번도 집에 문이나 창문이 사라진다는 상상을 해본 적이 없었기에 참신한 발상으로 다가왔다. 그 발상에 이어져 참신한 스토리를 기대했다. 오히려 나의 기대와 달라서 참신했고, 울림 있었다.


누나 해리와 동생 해수, 남매가 집에서 조난을 당하면서 벌어지는 스토리! 언제나 안식처가 되어주는 에서 조난을 당하다? 하루아침에 수없이 드나들었던 문이 사라지고 창문까지 사라졌다? 꿈이 아닌가? 현실이다! 남매의 좌충우돌 집 안 조난 탈출기! 문과 창 없는 집 안에서 남매가 할 수 있는 일은 자기들을 구하러 올 엄마를 기다리면서 안전히 지내는 것! 가장 이상적이고 쉬운 일이지만 그러기에는 집 안에 갇혀 있는 시간이 더 길어진다. 생각지 못한 상황에 부딪히면서 해리와 해수는 그동안 누렸던 일상들의 그리움을 느낀다. 엄마의 잔소리, 학교에서 친구들과 수다를 떠들던 시간 등등. 다소 무거운 상황에서 독자가 풉-, 하고 웃음을 터트릴 수 있던 건 해수의 천진난만하고 솔직한 언동이 있었기 때문이다. 심각한 상황에서 영상을 찍어 올리고(<안했슈 TV> 채널), ‘울고불고 난리 안했슈!’와 같이 상황을 재치 있게 표현하는 해수의 말들이 상황을 유하게 이끈다. 독자가 해수의 천진난만함에 웃음을 잃지 않는 것처럼 누나로서 동생을 잘 돌봐야 하고, 이 상황을 잘 버텨야 한다는 책임감이 큰 해리 또한 안 싸우면 오히려 서운한 동생 해수가 없었다면 이 상황을 잘 넘기지 못했을 것이다. 해리와 해수는 영상을 통해 본인들이 처한 상황을 전하면서 영상에 달린 엄마(해바라기)의 댓글을 읽으며 하루하루 버틴다. 엄마가 항상 챙겨주고, 해줬기에 할 필요가 없던 일들을 하나씩 해본다. 음식을 해 먹고 엉망진창이 된 집을 치우고, 화장실 청소를 하고. 어질러진 집을 보고 청소를 안 할 수가 없던 것이다. 해야 한다는 것을 스스로 느낀다. 서로 다투기도 하지만 의지하면서 한 달이라는 짧다면 짧지만, 문과 창문 없는 집안에서는 길었을 시간을 보내던 해리와 해수는 탈출할 결심을 한다. 해리는 진작에 집에서 나갈 수 있는 문을 발견했다. 하지만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는 두려움에 문을 보지 않으려고 했다. 두려움이 있는 문을 없애고, ‘볼 수 있는 문을 모두 가렸다. 해리는 결국 문을 열고, 나가기로 결심한다. 결심하고 탈출이라는 문턱에 선 순간까지 복합적인 감정이 해리의 마음을 괴롭혔을 거라고 짐작만 해볼 뿐이다. 해리는 엄마가 구하러 올 때까지 기다릴 수 있지만, 문을 열기로 선택한 것이다. , 용기를 내어 앞으로 한 걸음 나아간 것이다. 그렇게 해리와 해수는 전래동화 <해님과 달님>에 나오는 오누이와는 다른 결말로 마침표를 찍는다. 밤을 무서워하는 여동생 대신 달님이 된 오빠와 해님이 된 여동생과 달리, 해리와 해수는 완강기를 타고 내려와서 을 통해 조난 상황에서 벗어난다. 생각지 못한 상황과 부딪치면서 만난 해볼테냥해병이가 남매의 조난 상황에서 숨구멍이 되어주었다. 선화(남매의 엄마)살아 있는 것은 강하다고 했다. 맞다. 살아 있는 것은 강한 힘을 갖고 있다. 어떤 상황에서든 견뎌낼 수 있도록 힘을 준다. 살아 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살아 있는 존재들의 힘을 해리는 순간순간 느낀다. 이 상황이 아니었다면 절대 만나지 못했을 인연, 감정이 아니었을까. 사방이 벽으로만 된 집 안에 있기보다 탈출을 선택한 용기 있는 남매에게 고생했다고 말해주고 싶다. 나였다면, 식량을 파악하고 길어질 조난을 예상하며 계획을 세울 것 같다. 그러다 너무 길어지면 남매와 같은 선택을 하지 않을까 싶다. 아무리 혼자 지내는 것을 좋아하고, 집에 있는 것을 너무 좋아한다고 해도 지금이 몇 시인지, 날씨가 어떤지 알 수 없다면 마음이 팔짝팔짝, 뛰며 답답할 것 같다. 해리와 해수보다 용기 있는 선택을 할 때까지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긴 하지만.


이라는 공간은 항상 안식처였는데, 집에서도 조난을 당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세상에 영원한 안식처가 될 수 있는 공간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그건 마음이 결정하는 것이다. 내가 문이 없다고 생각하면 없고, 있다고 생각하면 있는 것이다. 하루에도 몇십 개의 문을 만나지는 모르겠다. 내가 못 보고 지나친 문은 또 얼마나 많을지. 문은 언제나 있고, 그 수많은 문은 내가 열 수 있다. 문 뒤로 어떤 상황이 펼쳐질지 알 수 없는 두려움이 문을 가리거나, 문을 열 생각조차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물론 문을 열어서 후회하기도 하겠지만, 문을 열었다는 것만으로도 한 뼘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두려움 때문에 열지 못한 문, 문 앞에서 고민만 하다 뒤돌아선 나를 보고 문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그렇게 멀어져 가는 나를 보고 희미해져 가는 문은 내가 얼마나 안타까울까? 지금까지 살면서 조난이라고 칭할 만한 일이 내게 일어나지 않았다(얼마나 다행인가). 하지만 만약 조난 상황이 일어난다면 해리와 해수처럼 용기 있는 선택을 해야 할 것이다. 그동안 어찌저찌 피했지만, 이제는 상황을 정면으로 마주 보고, 나의 선택을 통해 상황을 전과는 다른 방향으로 이끌어야 한다.


완강기를 타고 내려온 남매는 문 하나가 철컥, 열면서 아파트를 청소하는 할머니를 만난다. 탈출에 성공한 것이다! 남매의 탈출 후, 바로 엄마의 품에 안기는 장면이 아니라는 점이 특별했다. 엄마가 기다리고 있는 집으로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가는 으로 들어가서 엄마에게 안기는 장면은 정말 좋았다(할머니가 아니라 아래층 할아버지였다면 뭔가 더 뭉클했을 거라는 생각도 든다).


그렇게 엄마와 남매는 또다시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고, 집안에 갇힌 남매 소식으로 시끌벅적했던 세상은 언제 그랬냐는 듯 또 다른 사람들의 흥미를 끄는 소식을 뒤쫓아 돌아간다. 정말 현실적이다. 원래대로 돌아가는 것이다. 남매가 겪은 일은 반복되는 일상 중, 특별한 순간 중 하나가 되고 훗날 이랬지.’라며, 회상할 수 있는 추억(조난에 추억이라는 표현은 어울리지 않지만, 내 마음에 드는 적절한 표현을 찾지 못했다)으로 남는 것이다. 우리는 안남매처럼 생각지 못한 일들을 종종 경험한다. 그 순간에는 겪고 있는 순간이 끝날 것 같지 않고 힘들지만, 영원한 것 없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는 시간은 고이지 않고, 항상 일정한 속도로 흘러서 우리를 전과 다른 우리로 데려다 놓는다. 냉정하게 흐르기만 하는 시간이 얄밉고 원망스러울 때도 있지만, 계속 흘러줘서 다행일 때가, 내게 오히려 좋을 때가 많다. 늘 탓하기만 했는데, 시간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

문을 열 용기를, 내가 그동안 안 보거나 못 본 문들이 많다는 것을 남매의 특별한 사건으로 알려준 김은영 작가님과 남매의 특별한 사건에 더 몰입하여 읽을 수 있도록 생생하게 그림을 그려준 메 작가님에게 감사하다. 어느 날 문이 사라졌다.’라는 제목이 문은 언제나 있었다.’로 바뀌었다. 뭔가 마음에 수많은 문들이 끼익-, 하고 열리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그 소리에 반응하듯 심장이 조금씩 빠르게, 뛰기 시작한다. 문은 늘 나와 멀지 않은 곳에 있으며, 나의 의지와 용기만 있다면 열 수 있다는 사실을 마음에 새기고, 새겨야겠다. 이제는 나를 기다리고 있을 문을 지나치지 않고, 두려워도 한 번쯤은 눈 딱! 감고 열어서 문턱을 넘어봐야겠다!

 


이 책은 서평단 활동을 위해 문학동네 출판사에서 받았습니다: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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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주장법
허진희 지음 / 자이언트북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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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더 나아질 거라는 차돌의 말에 기대어,

허진희 장편소설, 악의 주장법(자이언트북스)

 


악의 주장법은 독초 박사 고희비와 그녀의 비서 차돌경성 최고 미남 미카엘의 죽음을 밝히기 위해 이곳저곳을 다니며 시작된다. 희비와 차돌만큼이나 스토리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하나 같이 매력 있고 본인만의 색깔이 뚜렷하여 읽는 동안 페이지 넘기는 속도를 높인다. 읽는 동안 작가님을 질투했다. 어떻게 이런 글을 쓸 수 있는지, 이 글을 써내고야 만 작가님이 부러워서 (과장을 조금 보태어) 죽을 것 같았다. 동시에 이 책을 읽을 수 있어서 행복했다. 누군가는 써야 했을, 쓰고 있을 이야기를 독자라는 이름으로 읽을 수 있어 감사하고, 벅찼다. 책을 읽으면서 짙은 벅찬 울림을 느끼긴 오랜만이다. 스토리를 끌어가는 인물들의 삶이 환멸을 어떻게 대하는지에 따라 인생의 방향이 달라진다.’라는 시작점에서 출발했다는데, 정말이지 그 시작점이 인물들을 생동감 있게, 또는 그 인물들의 삶을 열렬히 응원하며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되었다. 백오교와 미카엘, 희비와 차돌을 만나게 된 건 우연이라는 가면을 쓴 필연을 알아챈 나의 행운이다. 나의 2025년 책은 악의 주장법이라고 망설임 없이 말할 수 있다.


백오교의 자살, 미카엘의 죽음, 지등조의 죽음, 은실의 죽음. 그리고 백오교의 시집 악의 주장법을 가슴에 품고 죽은 이들과 칭송하던 미카엘의 죽음을 뒤따르던 이들. 수많은 죽음이 등장하지만, 피비린내가 나지 않고 오히려 진중하고 우아하다. 그래서 가슴이 저릿하다가 못해 아리다. 심장을 쥐어 뜯긴다고 말해야 할까. 심장이 내 것이 아닌 느낌이다. 갑자기 수많은 죽음을 목도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감이 주는 고통은 정말 감당하기 힘들 정도다. 미카엘의 죽음을 자살이라고 마무리하지만, 앞뒤가 맞지 않는 부분이 많다. 죽음의 진실에 다가설수록 미궁 속으로 빠질 뿐만 아니라, 죽음이 연달아 일어난다. 죽음의 진실을 밝히려고 뛰어다니지만, 알아낸 것은 없고 누군가 죽는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희비와 차돌은 진실을 밝히는 과정에서 죽음을 마주하지만, 죽음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는 간절한 마음 하나로 장애물을 하나씩 넘기며 진실에 다가간다. 진실에 다가갈수록 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나는 어쩌면 이 세상을 만든 건 아닐까, 생각했다. 그렇지 않고서야 끔찍하고 잔인한 일들이 일어날까 싶어서. 악에 대하여에서 사토 쥰이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장면은 가히 충격적이고, 사람의 보이지 않는 깊고 깊은 어둠을 앞에서 겁에 질려 주저앉을 꼴이 된 기분이었다. 백오교의 죽음과 미카엘의 죽음, 그리고 뒤로 이어진 수많은 죽음이 실은 사람의 마음에서 출발했다는 것이 믿을 수 없을 만큼 충격이다. 쥰은 카논이 젊은 날 사랑했던 정인 사이에서 가진 아이였지만, 정인은 카논을 떠났다. 그렇게 사토가에 시집을 간 카논은 쥰을 낳았지만-사토도 아는 사실이다. 카논의 집안 위세만 아니었다면 남의 아이를 가진 여자를 받아줄 리가 있을까.- 연약하기 그지없는 아들 쥰이 못마땅할 뿐이다. 쥰이 사라지길 바라는 카논의 마음을 쥰이 알아버렸고, 쥰은 친부 그리고 친모, 양부로부터 버림을 받았다. 이미 버린 받은 몸이지만 다시 버림받을지도 모른다는 불안이 쥰의 사랑, 아니 집착의 시작이었을까. 쥰은 시라시이 유이토 즉, 백오교가 쓴 를 애정했다. 그 이상이었다. 자신이 백오교의 소년이라고 굳게 믿었다(자신과 백오교를 동일시했던 걸까). 그저 백오교의 시를 좋아한 팬으로 보였지만, 아니었다. 백오교와 같이 죽을 수 있다고 생각할 정도였고, 카논의 약방에서 훔친 자비초를 건넬 생각도 했으니. 백오교를 향한 쥰의 마음은 처음부터 선을 넘었다. 처음에는 악이 아니었지만, 자신보다 백오교와 더 가까운, 아니 가까움을 넘어 죽은 백오교를 정인을 그리워하는 듯한 미카엘의 모든 것을 보고, 질투심에 사로잡힌다. 질투는 순식간에 걷잡을 수 없는 분노가 되어 악을 만들었다. 악은 당연히 되돌릴 수 없는, 해서는 안 될 일을 저질렀다. 그렇게 쥰은 악이 되었다(그리 놀라운 일도 아니다). 백오교를 향한 어긋난 쥰의 마음은 죽음의 소동을 일으켰다. 쥰은 자신이 저지른 살인에 자신이 아닌 타인을 이유로 들었다. 자신이 죽였지만, 백오교와 미카엘이 특별한 관계였다는 것을 자신이 알게 한 미카엘 탓이고 지등조의 협박을 막을 수 있도록 돈을 주지 않은 부모님의 탓이고, 진실을 찾기 위해 들쑤시고 다니는 고희비의 탓이라고. 쥰은 희비가 자신이 벌인 일을 알아내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두려운 것은 미카엘을 죽인 범인이 자신이라는 게 알려지면, 사람들이 더 이상 죽지 않을 것이었다. 정말 사람 형체를 한 이 아닌가. 쥰이 악이 되기까지 분명 여러 가지 요인이 작용했지만 죽음의 소동을 일으키며, 독초와 목조름으로 저지른 살인은 절대 정당화할 수 없다. 끝까지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어떤 죽음이든 자비로운 죽음은 없다는 희비의 말이 틀렸다고 말하겠다는 쥰의 비극적인 결말을 통해 악은 나약하고 그만큼 바스러지기 쉽다라는 것을 느꼈다. 쥰은 악으로 물든 세상에 본인 하나 더 물든다고 뭐가 대수냐고 말했다. 악에 물든 세상이라는 것을 쥰은 알았고, 악이 되기로 본인이 선택한 것이다. 악이 되어 그가 치러야 하는 대가는 수많은 죽음의 영혼을 절대 달랠 수 없을 것이다. 그는 저승에 가서도, 혹여나 그곳에서 백오교와 미카엘을 만나더라도 백오교 당신을 위한 선택이었다고 미카엘 당신 탓이라고 악을 쓸 테니까. 쥰의 사랑(집착)과 선택이야말로 틀렸다. 악은 반드시 파괴되니까.


죽음의 소동을 끝낼 수 있는 것은 미카엘 죽음의 진실을 밝히는 것이었고, 희비와 차돌은 결국 밝혀낸다. 진실에 다가설수록 가슴을 졸였다. 내가 예상하는 대로 맞아떨어지지 않길 바랐지만, 나의 바람이 무색할 정도로 딱-, 맞아떨어졌다. 그럴 때마다 가슴이 저미고, 심호흡으로 숨을 가다듬어야 했다. 한 번 읽기 시작하면 빠른 속도로 몰입하여 그날 해야 할 일을 모두 잊은 채 이 책을 읽은 사람이 있다는 반면, 나는 그럴 수 없었다. 책장을 덮고 펼치기를 자주 반복했다. 학창 시절, 역사를 공부하면서 우리나라가 겪었던 고통을 모르는 건 아니지만 잊고 있다가 마주친 우리나라의 뼈아픈 역사를 마주하는 게 힘들었다. 교과서와 책으로만 듣고 봤던 이야기들이고 내가 겪지 않았지만 내게는 조선인의 피가 흐르고, 나의 역사가 아닌가. 드문드문 기억하고 있던 역사를 정면으로 마주하고 나니 마음 깊숙한 곳에서 올라오는 슬픔과 분노를 누르는 게 버거웠다. 나중에는 누르지 않았다. 꾹꾹, 참아내다가 터진 부분은 해가 저문 시간에 희비에게 자비초를 전달하기 위해 찾아온 용손과 맹단, 막동이가 나오는 장면이다. 막동이가 오정 삼촌의 다리에 매달리고, 오정 삼촌이 떠는 장면에서 팍-, 눈물이 터지고 말았다. 1923년 동경의 가을밤, 대로 한복판에서 자신을 마중 나온 임신한 아내 진이를 끔찍하게 잃었던 날이 겹쳐 떠올라서, 오정의 떨림이 어디로부터 오는지 잘 알아서. 엄청난 삶을 바란 것도 아니었을 텐데. 그저 평범하게 직장을 다니며 사랑하는 아내와 자기를 쏙, 빼닮은 아이와 함께 행복하게 살길 바랐을 것인데 그것을 무참히 짓밟아버렸다. 악행을 저지른 이들은 따로 있는데, 공포와 고통 속에 사는 건 세상을 잃은 이들이었다. 그 수많은 사람 중, 오정 삼촌이 있는 것이다. 끔찍하게 죽은 아내를 떠나보낼 수 없는 오정은 발작을 종종 일으키고, 진이에게 조금만 더 이승을 돌아다녀 달라고 자신과 함께 저승으로 가자고 말한다. 오정이 죽을 힘을 다해 사는 이유는 단 하나다. 자신이 겪었던 고통을 기록하고, 기록하자는 일념 하나. 그런 오정에게 막동이의 발랄한 모습은 얼마나 위로가 되면서도 짙은 그리움과 슬픔이 복합적으로 몰려올까.


빼앗긴 나라를 되찾기 위해 목숨을 내놓고 독립운동을 했던 분들에 대한 감사함을 어떻게 전해야 할까 싶다가도 현재 우리나라 돌아가는 모습을 떠올리면 면목이 없다. 수많은 목숨으로 간절히 되찾은 나라를 잘 지키지 못하는 것을 하늘에서 보고 계실 테니. 지금 세상에도 나라를 지키기 위해 기꺼이 청산가리를 가슴 한쪽에 품은 채 먼 길을 떠나 있는 오연과 동하, 동지들과 같은 이들이 있을까. 솔직히 말하면 목숨을 내놓고 지켜야 하는 나라에서 살고 싶지 않다. , 나라가 평안하고 사람 살기 좋은 세상이었으면 좋겠다. 근데 작년 연말에 갑작스러운 비상계엄 발령(국가가 비상이었던가. 지은 죄가 얼마나 많길래 비상계엄을 쉽게 내린 걸까. 이것이야말로 정말 국가 비상이다.)으로 불안과 공포, 분노를 느껴야 했고, 혼란스러웠다. 정말 무서웠다. 피가 울컥, 흐르고 모든 걸 부숴버리는 총과 폭탄 앞에서 순식간에, 우주를 떠도는 먼지보다 더 작게 바스러지는 우리의 모습이 그려져서, 역사책에서 배웠던 잔인하고 끔찍한 폭력이, 같은 시공간에서 한쪽에서 총을 겨누고, 다른 한쪽에서 태극기를 흔드는 우리의 모습이 떠올라서. 여전히 아물지 않은, 아물 수 없는 상처의 역사가 또다시 반복된다는 것은 정말 일어나서 안 될 일이다. 끔찍한 악몽이다. 악이 정신 사납게 우리나라를 활개 치고 다니는 걸 두 손 놓고 보고 있을 수 없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응원봉과 깃발을 들고, 추운 날 거리로 뛰어들었다. 함께이기에 거리는 외롭고 춥지 않았다. 희비 곁에 언제나 그녀를 걱정하고 지켜주는 차돌이 있어서 함께 진범을 밝혀내고, 희비가 심리적 고통으로부터 야기된 육체적 고통에서 천천히, 벗어날 수 있는 것처럼. 차돌이 없었다면 희비의 모든 순간이 쉽지 않았을 것이다. 차돌에게 희비는 특별하고 거대한 세상이고, 희비에게 차돌은(이모 오연가 희비에게 그랬던 것처럼) ‘차돌이 지금보다 휠씬 근사한 세상을 누릴 수 있도록 반드시 일조해 줄 것이다. 서로에게 특별한 세상이 되었고, 앞으로도 언제나 곁에 있어 줄 것이다. 내일은 분명 더 나아질 거라는 차돌의 예언에 기대어 해사한 시대로 가고 싶다는 희비의 말에 그늘진 마음에 햇살 한줄기가 들어왔다. 지금 이 시기에, 그리고 어둠의 동굴에서 나와 햇빛을 본 지 두 달 조금 넘은 나에게 희비와 차돌의 존재는 한동안 내 마음의 햇살이 되어줄 것이다. 희비가 차돌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심리적 고통에서 한 걸음 벗어날 수 있었을까, 내일은 더 나아질 거라는 예언에 기대어 해사한 시대로 향하고 싶다는 희망을 품었을까. 거의 300쪽 분량인 스토리를 읽으면서 울컥하고 분노하고 두렵고 슬펐지만, 연신 마음속으로 제발, 제발, 햇살이 비추는 결말을 바랐는데 다행히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맞을 수 있는 거라는 희망을 품으며, 마음이 조금은 편안해지는 결말로 책장을 덮을 수 있어 안도의 숨을 쉴 수 있었다. 작가님의 마침표와 나의 애정 어린 손으로 덮인 책장으로 희비와 차돌의 이야기가 끝났다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제 시작이다. 들어야 할 이야기들이 많다. 희비의 약혼자 동하와 희비의 이모 오연과 만나는 날을 손꼽아 기다린다. 살아생이별하는 것만큼 가슴 찢어지는 일도 없는 것 같다. 독초 박사답게 독초로 인해 이승과 저승을 오고 가는 사람들을 위해 열심히 세상을 다닐 희비와 그녀 곁에서 든든하게 함께 할 차돌의 앞날을 진심으로 응원한다. 나야말로 희비와 차돌이 지금보다 훨씬 근사한 세상을 누릴 수 있도록 일조할 것이다. 차돌이 희비와 세상을 함께 누비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느끼며, 자신의 삶을 근사하게 만들었으면 좋겠다. 마음과 생각이 깊은 차돌이니, 세상을 다정히 바라보고 사람이 살 만한 세상을 만드는데 앞장서는 좋은 어른으로 자랄 테니 말이다. 차돌은 웃음을 잃지 않고, 악에 물들지 않을 테니까(나의 간절한 바람이다. 악은 바스러지기도 쉽지만 물드는 것도 쉬우니까.). 악 앞에서 주눅 들지 않고, 강한 선의 힘으로 악의 뿌리를 완전히 뽑아버리길. 엄마 뱃속에서부터 독과 하나처럼 지낸 희비가 처음에는 안타까웠지만, 희비이기에 독초와의 끊을 수 없는 숙명을 신이 준 게 아닐까. 희비와 독초의 관계는 애증이다. 사랑과 미움이 뒤섞인 마음.


세상 곳곳에 잠재되어 있을 수많은 희비와 차돌을 상상한다. 나는 희비일까, 차돌일까? 그것도 아니면, 겁 많은 사람일 뿐일까. 스토리를 천천히 다시 떠올려보니 백오교와 미카엘이 생각난다. 그리고 문득 궁금해진다. 백오교와 미카엘은 서로에게 사랑이었을까, 독이었을까. 결국 둘의 결말은 시간을 둔 죽음이었는데. 절대 듣지 못할 답이니 나의 질문은 영원히 물음표로 남을 것이다. 가끔 생각날 때, 질문을 바꿔 물어보고, 또 물어보는 것밖에 할 수 있는 일이 없을 것이다. 그것만으로 만족한다. 백오교가 꼭 이상 시인, 윤동주 시인을 떠올리게 한다. 정말 천재 시인들이 아닌가. 가끔은 그들이 시대를 잘못 만났다고 생각하지만, 그들이 그 시대에 태어나고 펜을 들어 종이에 글자를 쓴 이유가 있었다. 내가 그 시대가 아닌 지금 시대를 사는 이유가 있는 것처럼. 희비와 차돌은 지금 뭘 하고 있을까? 오정 삼촌이 해준 든든한 밥을 먹고, 다시 독초로 시작된 이야기의 진실을 파헤치러 혹은 독초를 찾으러 길을 떠나는 중일까. 나는 그들의 하루를 궁금해하며, 그들이 여유와 평안이 깃든 하루를 보내길 바란다. 차돌 말대로 내일은 더 나아질 거라고 말해주고 싶다. 내일이 더 나아질 거라는 희망오늘을 버티게 하는 희한한 힘이 있다. 우울의 넝쿨에 몸을 맡기고 빠져나오기 위해 발버둥 치지 않았던 시간에 나는 넝쿨의 가시가 나를 찌르는지도 몰랐다. 고통이 느껴지지 않았다. 그런데 심리적 고통이 조금씩 가라앉을 때 육체적 고통이 시작되었다. 나의 심리적 고통이 육체적 통증을 만들어낸 것이다. 육체에 앞서 마음이 먼저라는 것을 깨달았다. 희비가 겪은 수많은 일들이, 앞으로 겪어야 할 일들이 심리적 고통을 더하더라도 희비 곁에는 차돌이 있고, 무엇보다 동하와 한 약속이 있으니 무너지지 않고 잘 버텨낼 것이다(내 바람이기도 하고). 잘 버티길 바란다. 기쁨과 슬픔을 아울러 이르는 말이라는 희비’, 희비를 위해 태어난 단어가 아닐까.


때를 놓치면 안 되는 게 있는데, 악의 주장법과의 만남이 나에게 그랬다. 늦지 않게 만나게 되어 여러모로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이 귀한 시간을 갖게 해준 허진희 작가님과 자이언트북스 출판사에 진심의 감사를 전한다. 차돌의 예언에 기대어 해사한 시대를 향해 나도 한 걸음, 딛어볼 용기를 내본다.

 


이 책은 서평단 활동을 위해 자이언트북스 출판사에서 받았습니다: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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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253쪽 : 희비가 차돌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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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주장법
허진희 지음 / 자이언트북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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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나의 책은 『악의 주장법』이라고 망설임 없이 말할 수 있는 만큼 이 책을 만난 걸 행운으로 여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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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를 말하는 사람
안규철 지음 / 현대문학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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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의 첫 에세이를 안규철 선생님의 그림 에세이로 할 수 있어 얼마나 행운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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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를 말하는 사람
안규철 지음 / 현대문학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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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를 보고 말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안규철 에세이, 그림자를 말하는 사람(안규철의 내 이야기로 그린 그림, 그 세 번째 이야기)(현대문학)

 


그림자를 말하는 사람이라는 제목만 놓고 봤을 때는 내면심리를 다룬 에세이라고 생각했다. 틀렸다고 할 수 없지만, 책을 읽기 전에 떠올린 키워드는 이 책을 거대하게 아우르는 단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2025년의 시작을, 첫 에세이를 안규철 선생님의 글로 시작할 수 있어서 특별한 운이라고 생각한다. 마음이 요란하다가 갑자기 차분해지는 순간들이 반복되는 요즘, 적절한 만남이었다.


그림자를 말하는 사람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궁금했다. 이 책에 실린 모든 글이, 모든 문장에 밑줄을 긋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나의 감정과 기분, 경험 등 내 이야기를 덧붙이지 않을 수 없었다. 읽고 내 이야기를 덧붙이는 과정에서 위로받고 깨달음을 얻고, 그림자의 진정한 의미를 천천히 알아갈 수 있었다. 안다는 것은 괜찮은 표현이 아닌 것 같아서 그림자라는 영역에 한 발짝 다가갔다는 표현이 어울리겠다.


안규철 선생님이 들려준 일상, 삶이라는 거대한 세계의 그림자 즉, 그림자(이면)는 새삼 놀라웠다. 그림자를-과장을 보태어-한 번도 본 적 없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내가 못 보거나, 볼 수 있지만 무심히 지나쳤던 순간들을 쓸데없는 표현을 빼고 명징한 문장으로 보여줬다. 집 밖에서 몇 걸음만 옮겨도 볼 수 있는 것에 대해 들려주는 안규철 선생님이 전혀 관심을 받지 못하는 것의 삶에 대해 얼마나 많은 시간을 할애하여 어느 정도의 높낮이로 들여다봤는지 궁금했다. 선생님이 일상에서 만나는 것은 내 일상에서 충분히 만날 수 있는 것이기에 궁금증이 더 부풀었다. 안규철 선생님이 그림자를 말하는 사람에서 들려준 이야기 중에서 잡초의 글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단 한 번도 잡초의 삶에 대해 생각한 적이 없는 나에게는 충격으로 다가왔다고나 할까. 매년 여름이 되면 본가에 화단이라고 보기 어렵지만 따로 붙일 이름이 없어서 화단이라고 부르는 흙이 많이 고여(?) 있는-생각보다 넓은-부분에 반갑지 않은 진한 초록빛이, 그사이에 튀는 노란색이나 분홍색을 입은 이름 모를 꽃들이 나에게 인사한다. 그들에게 무자비한 폭력(?)을 행사하고, 삶이 꺾인 그들을 아무렇지 않게 구석에 내팽개치는 일은 언제부턴가 내 몫이 되었다. 무자비한 폭력이라는 표현에는 잡초를 향한 분노와 당장이라도 쪄 죽을 것 같은 강렬한 여름 태양 아래 혼자서 잡초와 씨름하고 있는 나의 모습을 향한 짜증이 곁들어 있다. 그런 나는 전혀 상관없다는 듯이 나의 관심을 받기까지 햇빛과 틈틈이 쏟아지는 장마로 물을 시원하게 들이킨 잡초들은 쉽게 나의 폭력에 응하지 않는다. 한참을 씨름해야 뿌리채 뽑히거나 어떻게든 뿌리를 남겨둔 채 뽑히기도 한다. 이겼다고 보기 애매한, 싸움이라고도 볼 수 없는 아이들 다툼이랄까. 거슬리고 쓸데없는 잡초의 삶에 대해, 잡초의 삶을 통해 돌아본 내 삶을 향한 부러움을 생각하고 느낀 적은 처음이라 낯설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이분법적인 경계를 나눈 채 태도와 생각을 정하고, 몸과 마음이 그렇게 실행에 옮겼다. 얼마나 부끄러운 일인가. 잡초는 최선을 다해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하며, 자신의 삶에 누구보다 진심이었다. 진한 초록색과 단단하게 박힌 뿌리와 발 디딜 틈 없이 촘촘히 자란 모습을 보면 알 수 있다. 뽑히는 순간까지 자신의 삶을 지키기 위해, 마지막까지 진심이기에 뿌리에 흙덩이를 쥐고 나온다. 안규철 선생님은 묻는다, 나는 과연 잡초처럼 매사에 진심이었을까’. 머리를 세게 얻어맞은 기분은 오랜만이다. 이 질문에 핑곗거리를 찾으려고 머리를 굴렸지만 나는 충분히 망설이지 않고 답할 수 있었다. 최선을 다했던 적은 있으나 마지막까지 흙덩이를 쥐고 나온 잡초처럼 진심이지는 않았다고. 인정하고 나니 부끄러움도 쫓기는 것 같은 느낌도 잔잔해졌다. 잡초의 삶을 가볍게 파괴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우연히 걷다가, 혹은 잡초를 뽑는 시기가 오면 잡초의 삶을 한 번이라도 생각하는 것이다. 매년 해오던 잡초를 뽑는 일은 안 할 수 없다. 아무래도 시각적으로나 환경적(?, 모기나 벌레가 끓게 되면 화단 주변에 터를 잡은 아지들의 건강이 위험하다)으로나 제거하는 것이 효과적이니까(이기적이지만 결국은 나를 위해서다). 잡초의 삶을 단 한 번도 생각한 적 없고, 나도 모르게 가볍게 생각했다는 사실에 미안함을 전한다. 어떤 삶이든 가벼운 삶은 존재할 수 없다는 사실을 마음 깊숙이 새기는 시간이었다.


잡초처럼 우리가 전혀 신경 쓰지 않는 것, 그것들의 이면에 대해 이야기하는 안규철 선생님은 깨달음을 넘어 이라는 거대하고 깊은 바닷속을 유영하고 있는 우리에게 지나간 시간에 붙들리지 말고 제자리걸음도 멈추고, 현재에 충실하며 앞으로 나아가라고 말한다. 누구나 알지만 자주 잊는 사실이며, 누군가는 계속해서 말해줘야 하는 사실을 말이다. 안규철 선생님의 에세이를 읽는 동안 안규철 선생님과 내가 닮은 점이 많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선생님처럼 깊게 들여다보지 못하지만 남들은 무심코 지나치는 이면에 관심이 많다. 이면을 들여다보고 떠올리다 보니 현실에서 동떨어진 느낌을 받을 때가 잦다. 그래서 가끔 외로움을 느끼곤 하는데, 외로울 필요가 전혀 없다는 위로를 받은 것 같다(감히 예상하지만 안규철 선생님의 MBTIINFJ라고 확신한다!). 선생님이 들려준 이야기들은 하루하루 하나씩 곱씹고 필사하기 딱 좋다. 2025년에는 어떤 일들이 나에게 찾아올지 알 수 없어서 불안하고 걱정되지만 그림자를 말하는 사람을 눈에 잘 띄는 자리에 놓고, 불안이 나를 잠식하려 들 때마다 엄마 품에서만큼은 언제나 편안한 얼굴로 잠드는 아이처럼 불안을 잠재워봐야겠다. 한 번, 두 번, 세 번 잠재우다 보면 헤어질 수 없는 불안과 함께 살아가는 나만의 방법을 터득할 수도 있을 테니까(그 방법을 꼭 찾아야만 한다.).


그림자를 말하는 사람과 같은 책이 세상에 나와 삶의 이면을 들여다보는 사람들, 삶의 느린 감동과 새것이 아닌 것에 마음이 기우는 사람들의 마음을 나눌 수 있길 바란다. 그림자를 말하는 사람이 되는 그날까지 그림자를 좇는 나의 시간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이 책은 서평단 활동을 위해 현대문학에서 받았습니다: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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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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