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독립운동사 - 해방과 건국을 향한 투쟁 청소년과 시민을 위한 20세기 한국사 9
박찬승 지음 / 역사비평사 / 201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07년부터 발간되기 시작한 역사비평사 ‘20세기 한국사시리즈의 아홉 번째 책이다. 이 책보다 조금 뒤에 나온 일제강점기 사회와 문화책을 통해 총 10권의 기획이 일단락되었다. 한국 근현대사에 관심을 갖고 공부하기 시작한 이후 그간 이 시리즈의 책들을 수시로 찾아봤고, 많은 도움을 받았다. 신간이 나올 때마다 이번엔 어떤 주제/내용의 책일까기대하며 읽어보는 재미가 쏠쏠했는데, 뭔가 시원섭섭한 기분이다. ‘20세기 한국사이면서도 그간 대한제국을 다룬 서영희 선생 책을 제외하고는 식민지기에 대한 책이 없었는데, 이번 두 권의 발간으로 공백을 메웠다.


한국독립운동사라는 제목이 뭐랄까, 어떻게 생각하면 굉장히 익숙한 제목이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낯설다는 느낌을 받았다. 근대사라는 표현을 많이 쓰고 보았지 책 제목으로 독립운동사를 내세운 건, 최근 현황에 둔감해서일 수도 있겠지만 더욱이 최근 책들 가운데서는 그리 많지 않았던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책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이야기는 아니지만, 2년 전 즈음 독립운동사 강의에서 교수님이 하셨던 말씀이 떠올랐다. 그 자신 독립운동사를 전공했지만 근대사 전공자 가운데서도 독립운동사를 주로 하는 연구자는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유는 연구자들에게도 어렵기 때문이라 했다. 부끄러운 얘기지만 한 학기 수업을 들으면서도 무엇을 배웠고 남겼는지 모를 만큼 복잡해 그 때는 그냥 그런가보다 정도로 지나쳤었는데, 그런 기억을 떠올리니 왜 제목이 익숙하면서도 낯설다고 생각했는지 알 것 같고 그 낯섦이 실은 반가운 낯섦이었다는 것도 느낄 수 있었다.


책은 1910년부터 1945년까지 식민지기 독립운동을 3·1운동 이전, 3·1운동과 임시정부, 1920년대 민족주의/사회주의운동의 분화, 1931년 만주사변 이후, 중일전쟁 이후, 총 다섯 시기로 구분해 서술하고 있다. 각 시기마다 일제의 지배정책을 개괄해 독립운동이 어떤 맥락에서 전개되었던 것인지 이해를 돕고 있다. 저자의 설명처럼 식민지기 독립운동을 이끌었던 주요 주체는 민족주의 세력과 사회주의 세력, 민족협동전선 세력, 크게 셋으로 구분할 수 있고, 이 중 무엇을 주류로 볼 것인지는 역사관이 개입된 미묘하고 논쟁적인 문제일 수 있다. 또한 거시적 관점에서 해방건국을 바라보는 관점과도 연결된다. 저자는 독립운동가들이 각지에서 각자 치열하게 싸웠고, 큰 희생을 감수했다는 점에서 모두 나름대로 높이 평가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각각의 독립운동 양상을 객관적으로 충실히 정리하고자 했다. 민족주의 또는 사회주의를 떠나 식민지기 우리 조상들이 독립을 위해 어떻게 애써왔는가를 알기 위해서 기본적으로 찾아볼 만한 책이라는 생각이다.


여담이지만 사회주의운동이 독립운동/민족해방운동의 영역에 처음으로 포함, 서술되었던 것이 1980년대, 강만길 선생에 의해서였다고 한다. 반쪽짜리 역사가 나머지 반쪽을 찾아 나선 게 불과 30여 년 되었다는 사실을 새삼 느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