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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기획자의 시선 - 브랜딩 실무자가 알아야 할 모든 것
양봄내음.권병욱 지음 / 유엑스리뷰 / 2022년 10월
평점 :
이 책은 지난 20년간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법한 대기업을 비롯하여 수많은 기업의 브랜딩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그 분야의 전문가로 거듭난 두 저자가 공저한 책이다. 부제 또한 ‘브랜딩 실무자가 알아야 할 모든 것’이다. 즉, 브랜딩 초보자들은 그냥 경력자만 믿고 따라오면 된다는 말이다.
스토리텔링의 시대에 더욱 강조되고 있는 브랜딩의 중요성은 우리 모두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정작 ‘브랜딩이 정확히 뭐야?’, ‘브랜딩은 무슨 일을 하는 거지?’ 하는 의문이 든다면, 이 책을 펼쳐야 한다. 이 책은 ‘브랜드란 무엇인가?’부터 시작해서 브랜드가 지향해야 할 것(정체성), 브랜드의 존재 이유, 살아남는 브랜드의 조건까지 브랜드의 A to Z를 모두 담고 있다.
브랜딩은 단순히 세련되어 보이게 외형을 포장하거나 콘셉트를 디자인하는 것이 아니다. 요새 MZ세대들은 브랜드보다는 ‘가치’를 소비한다. 이에 맞춰, 더이상 제품만이 아닌 제품을 둘러싼 만족스러운 ‘경험’을 판매해야 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제품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이미지, 제품을 사용하면서 얻을 수 있는 특별한 경험, 이 제품이 만들어주는 나를 통해 소비자는 제품에 공감하고 애정을 가짐으로써 브랜드와 관계를 맺는다.
그렇다면, 브랜딩을 잘 하는 기업은 어디가 있을까? 흔히 애플, 스타벅스, 러쉬 등이 브랜딩의 모범 사례다. 개인적으로는 한국의 아이앱 스튜디오와 카페 노티드 그리고 CJ제일제당을 꼽고 싶다. 의류 판매 업체 아이앱 스튜디오는 추첨을 통해 일부만이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레플 제도로 희소성을 갈망하는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카페 노티드 또한 파스텔톤의 곰돌이를 앞세워 귀엽고 아기자기한 이미지를 구축했고, 그당시 생소했던 프랑스도넛이라는 특별함과 알록달록한 패키징, 핫플 방문을 인증, 전시하고 싶은 소비자들의 심리를 제대로 저격했다.
마지막으로 CJ제일제당은 위의 두 사례와 다르게 대기업으로서 훨씬 큰 스케일을 자랑한다. 올해 초에는 밥과 아이스크림의 만남이라는 신선한 조합의 햇반 라이스크림 출시로 MZ세대의 시선을 끌었다. 그리고 현재, 서울의 핫플레이스인 성수동에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팝업스토어 <제1의 맛집>, <햇반 쌀창고>를 세워 방문하는 수많은 사람들을 잠재적 고객으로 만들었다. 그냥 도넛이라는 신제품을 출시한 것이 아니다. 그 도넛에는 누구나 공감하고 즐길 수 있는 재미있는 스토리가 있다. 도넛의 이야기를 듣고 공간을 경험하게 된 소비자들은 이 도넛을 특별하게 생각하게 됨으로써 CJ제일제당이라는 브랜드와 관계를 맺게 되는 것이다.
이런 브랜딩은 서사가 있는 방대한 세계관을 구축해야 하기 때문에 디테일을 요구하는 만큼 까다롭지만, 그만큼 효과가 큰 방법이다. 이상적인 브랜딩이란, 모든 경험이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각 경험이 긴밀히 연결되어 서로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이라 한다. 일방향으로 만들어지는 관계는 없다. 사람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자발적으로 참여하게 만드는 브랜드가 소비자들과 강력한 관계를 맺을 수 있다. What보다 How, How보다 Why에 주목하는, 바야흐로 우리는 브랜딩의 시대에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