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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나를 부족하게 한다
이지영 지음 / 푸른봄 / 2013년 7월
평점 :
"여행은 낯선 곳에서 익숙한 나를 만나는 일이다 "
빈티지한 색감의 잔잔한 사진들과 함께 담겨진
그녀의 일상, 추억, 사랑, 음식, 가족에 대한 이야기들..
예쁘다. 참.
내가 좋아하는 사진과 여행과 글이 ..
tu me manpue. - 당신이 나를 부족하게 한다.
고등학교때 제2외국어로 불어를 전공했지만, 이미 잊어버린지 오래다.
당신이 나를 부족하게 한다(?) 뭐를? 뭐가 부족한걸까? ㅎㅎ 혼자 엉뚱한 상상을 하며 읽기 시작했다.
그 해답이 아주 명확하게 책 속에 담겨있다. 2/3정도쯤...
파리와 도쿄, LA 그리고 뮌헨에서의 소소한 일상속 이야기.
아직 가보지 않은 도시들이 있어 그녀와의 공감대를 형성하기 어려웠지만
여행에세이는 늘 그렇듯 가보지 않아도 가본것 마냥 이야기에 빠져들어 읽게 되는것 같다.
사진이 들어 있어 참 좋은 여행에세이.
요즘 대부분의 여행에세이가 그렇듯 자신이 다녀온 유명한 여행지를 소개하는 사진이라던가
글이 아닌 자신만 알아볼 수 있는, 느낌있는 , 스쳐지나가는듯한 자연스러움 속에서 무언가 깨달음이 있었던 사진들이 많이 실린다.
특히나 이 책은 그녀의 말처럼 사진관을 하셨던 아버지를 닮아서일까 예쁘게 찍힌 사진도 많고, 심신이 지친 나에게 잔잔한 힐링이 되어주었다.
저자는 파리, LA, 도쿄, 뮌헨 네 도시에서 상주하면서 살았다고 한다. 그랬기에 일반 여행이 아닌 현지인으로써 보고 느꼈던 일화들을 들려줬다
도시별로 나눈것도 아니고, 순차적으로도 아니다.
파리에서 - 도쿄로 - LA로 - 다시 도쿄 - LA..
어디 얘기지?하고 궁금하다가도 사진을 들여다 보면 아~여기구나 하고 느낄 수 있게,
잘 맞는 사진과 글을 적어놓았다.
가끔 에세이집을 읽다보면 너무 우울한 느낌만 늘어놓거나, 어렵고 함축적인 단어로만 적어놓아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있는데... (내가 이해력이 부족한 탓일까?!^^;;) 조금은 예측가능하고 밋밋해 보이는 형식이지만 볼거리가 많은 예쁜 사진과 색감으로 커버가 된 것 같다.
그녀의 이야기 중 파리에서의 추억은 나의 추억까지 상기시켜주었다.
메트로에서의 재밌는 추억과 노틀담 성당, 주변의 공원과 맥주한잔 즐겼던 노천까페까지.
여자아이 두명에게 소매치기를 당했다는 일화와 함께 소개된 파리의 지하철 사진에선
수동으로 문을 여는 지하철이 너무 신기해 한참을 쳐다보며 이야기 했던 추억이 떠올랐고,
몽마르뜨 언덕에서도 소매치기가 빈번히 일어나니 조심하라고 했던 친구의 충고도 생각이 났다.
LA이 사람들은 걷는걸 싫어해 집 앞 마트를 가더라도 자가용을 타고 가는 습관이 있어 마치 유령도시 같았다던, 그 곳에서 만난 패션을 좀 아시는 어여쁘신 할머니와의 정겨운 담소.
도쿄에서 그녀가 사진찍는것도 아랑곳 하지않고 빵 먹으며 쳐다봤다던 카리스마 보이,
한번쯤 걸어보고 싶게 만든 자연사 박물관 산책로까지..
상주하며 지내지 않으면 보지 못할 그런 생활 속 사진들과 글이 많이 담겨있어
더욱 정감이 가고 소장가치가 있다고 느꼈다.
한 도시를 정해 상주하는 여행을 좋아한다는 그녀의 말 뜻이 책 속에 다 담겨져 있는듯 하다.
까페에서,
우울할 때,
여행이 가고 싶을때,
누군가가 그리울때
읽을만한 에세이로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