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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주식 처음공부 - 시작부터 술술 풀리고 바로 써먹는, 개정판 ㅣ 처음공부 시리즈 1
수미숨(상의민).애나정 지음 / 이레미디어 / 2024년 2월
평점 :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주관적 리뷰입니다.
한동안 미국 주식을 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분위기가 있었던 것 같다. 지금도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하든 안 하든 남들 다 아는 걸 나만 모르는 것 같아 뒤처지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공부해서 알아가면 되지' 하는 마음으로 있던 차에, 이 책의 제목과 목차를 보니 여기서부터 시작하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계좌 개설부터 아무것도 모르는 나 같은 왕초보가 보기에도 충분히 좋은 시작이 될 것 같았다.
저자들은 서문에서 자신들을 박태환이 아닌 '동네 수영장 코치'라고 소개한다. 수영을 처음 배우는 사람이 국가대표를 찾지 않듯, 먼저 시작해 시행착오를 겪어본 동네 형이나 오빠 같은 마음으로 노하우를 전하겠다는 태도가 참 겸손하고 담백하다. 처음엔 그저 친절한 입문서인 줄 알았는데, 읽을수록 초보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세심함과 동시에 숨길 수 없는 고수의 내공이 느껴져 든든했다.
미국 주식 시작을 망설였던 이유 중 하나는 시차 문제였다. 미국 주식 거래 시간이 우리 밤 시간대라 걱정할 수도 있지만, 저자는 오히려 이 시차 때문에 빈번한 단기 매매보다는 좋은 기업을 모아가는 관점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필요한 주문만 넣고 편안하게 잠자리에 드는 매매 패턴을 익히라고 당부한다.
저자들이 강조하는 투자 마인드는 무엇보다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워런 버핏 같은 대가들의 이야기나 유명한 추세추종 기법을 보며 이런 내용들은 어느 정도 깊이 있게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저자는 남들이 추천하는 콘텐츠만 쫓아다니다 시간을 허비하는 이유가 ‘스스로에 대한 이해 부족’ 때문이라고 말한다. 내가 어떤 성향인지, 어떤 목표로 투자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판단의 기준점이 된다는 것이다. 남의 답안지를 베끼느라 조바심을 낼 게 아니라, 나의 질문지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는 대목은 충분히 와닿았다.
책에서는 포트폴리오 현황부터 배당 정보, 환율, 심지어 매수·매도 당시의 심리 상태까지 세세하게 기록하라고 권한다. 보통은 얼마에 사고팔았는지만 적기 마련이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그때 왜 그런 결정을 했는지에 대한 기록이다. 섣부른 결정 후에 밀려오는 후회들을 기록으로 남겨둔다면 그보다 훌륭한 반면교사는 없을 것이다. 데이터가 곧 자산이라는 저자의 말처럼, 과거의 실수나 경험들을 그냥 흘려보내지 말고 고이고이 남겨둘 필요를 느낀다.
미국 주식의 꽃이라 불리는 배당주에 대한 조언도 현실적이다. 안정적인 배당을 기대하며 우량주를 샀다가도, 급등하는 다른 종목들을 보며 지루함에 지치기 쉬운 것이 투자자의 심리다. 저자는 이런 유혹을 이길 방법으로 배당 달력 만들기나 배당금으로 해당 기업의 서비스를 이용해보는 등의 실질적인 재미를 제안한다. 스타벅스 배당금으로 커피를 마시고 나이키 배당금으로 운동화를 사는 소소한 성취감이 투자를 지속하게 만드는 힘이 된다는 조언이 현실적이고 따뜻하다.
이 책은 단순한 이론을 나열하는 대신 저자들의 살아있는 경험을 바탕으로 미국 주식의 A부터 Z까지 로드맵을 그려준다. 낯설고 막막하게 느껴졌던 영역이 한결 현실적으로 다가왔고,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에 대한 기준도 잡을 수 있었다. 막연하게 미뤄두기보다, 이제는 나에게 맞는 방식이 무엇인지 하나씩 점검해보는 단계로 넘어가도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