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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든지 하나씩 - 꿈꾸는 나무 13
마조리 프라이스먼 그림, 메리 앤 호버먼 글, 김향금 옮김 / 삼성출판사 / 2001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전엔 아이에게 책을 통해 가르침을 줄라치면, 책을 읽어주는 내내 우리 아이의 상황과 버릇내지는 습관을 비교해 가면서 아이의 잘못을 깨닫게 해주곤 했습니다. 그런데 '뭐든지 하나씩'은 다르더군요. 마침 피곤하던터라...책을 읽어 달라는 아이의 주문이 그리 반가울리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평소엔 온갖 효과음에, 아이의 관심을 끌기위한 과장된 몸짓에 우스꽝스런 말투까지 동원하여 책의 내용을 좀 더 효율적으로 전달하고, 작은 깨우침이 있는, 그러면서 재미도 있는, 그리하여 책읽는 시간이 즐거운 시간이라는걸 몸소 실천해 왔습니다. 그래도 피곤엔 장사가 없다고 성의없이 무덤덤한 어투로 책을 읽었습니다. 그저 읽어 주기만 했을 뿐인데...아무말도 안했는데...아이는 제가 책을 읽는 내내 생각이 많았나봐요.
올리버는 뭐든지 하나씩 밖에 없는 집에서, 자유롭게 왕이 된 기분으로 혼자 살다가, 밖에 나가 젤 먼저 마주친 친구에게 집을 구경시켜 주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고양이 페티를 만나 집에 데리고 와선 이방, 저방을 구경 시켜주죠. 뭐든지 하나씩 있는 자기의 보물들을 구경시켜 줄 때 마다 페티가 재미있어 할꺼라고 기대하지만, 페티는 왜 뭐든지 하나씩만 있는지 의아해합니다. 올리버는 '지붕에서 마루까지 모든것이 하나하나, 뭐든지 하나씩 있어도 충분한데 귀찮게 뭐가 더 필요하지?'라며 너무도 간단히 이유를 설명합니다. 페티는 뭐든지 딱 한개씩 뿐이라 너무 따분하다며 가버립니다. 페티가 가버린뒤 집을 둘러본 올리버는 그제서야 깨닫습니다. 이 집은 올리버에게만 완벽한 곳이고, 집안의 모든 물건도 올리버 자신에게만 보물로 여겨진다는걸 말이죠. 그 뒤 올리버는 어떻게 했을까요? 무언가 느낀점이 있었겠죠? 자기 자신말고는 아무도 생각할줄 몰랐던 올리버가 어떻게 변했을지 짐작이 가실꺼예요.
친구들이 놀러오면 자기 물건이라고 만지지도 못하게 하는, 그래서 가버린 친구들이 왜 갔는지 마냥 야속해하며 속상해하곤 하던 우리 아들이 정말 달라졌어요. 아직도 친구에게 장난감을 양보할때면 아까운 마음이 표정에 드러나지만, 그래도 함께 하는 기쁨을 알게 된것 같아 기쁩니다. 아이의 생각주머니가 커진것 같아 흐뭇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