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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살에 부자가 된 키라 ㅣ 어린이 경제동화 1
보도 섀퍼 지음, 김준광 옮김, 신지원 그림 / 을파소 / 2001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먼저...이 책을 읽고 참 많이 부끄러웠습니다. 아이에게 이 책을 권한 이유에 대해서도 다시금 생각해 보았습니다. 아직 어린 나이라(참고적으로 우리 아인 초등학교 3학년입니다.) 많지 않은 용돈이지만 효율적으로 쓰지 못하는 것 같아서, 경제동화라기에, 독자서평을 읽어보니 반응이 좋기에, 괜찮은 책이다 싶어 구입을 했답니다.
흔히 말하는 꼭 읽히고 싶은 책... 뭐 그런거 있잖아요. 혹시라도 아이가 앞으로 세상을 살아가는데 작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싶어 망설임없이 주문을 했답니다. 하지만 제 생각이 얼마나 어리석고 부끄러운 생각이었는지는 책을 읽고 곧 알게 되었답니다. 주인공 '키라'를 작은 부자가 되는 길로 이끌어 주었던 말하는 개 '머니'를 만난 건 '키라'에게 더할 나위 없는 '행운'이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머니' 외에도 여러 가지로 도움을 주었던, 방법을 제시하고 조언을 주었던 사람들이 많았지만, 가장 중요했던 건 ,생각에 그치지 않고 실천에 옮겼던 '키라'의 행동이었다고 봅니다. 전에 어떤 분의 서평을 보니,'우리 나라의 현실과는 거리가 먼 이야기다, 신선한 빵을 집에까지 배달해 주는 일이나, 아침마다 멀리 떨어진 현관 앞에 배달되어진 신문을 문 앞에까지 혹은 문 안으로 밀어 넣어 주는 일은 우리 나라와는 문화적으로 다르다, 그리고 돈 많은 할머니나 투자전문가 아저씨를 우연하게 알게 되고 그로 인해 도움을 받게 된다는 자체가 현실과는 거리가 멀지 않은가?'라고 쓰셨더군요.
그 글을 읽을 땐 의아해했는데 제가 책을 읽어 보니 알겠더라구요. 물론 현실적으로 아이들이 용돈 마련을 위해 그런 일을 찾기란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조금만 돌아 본다면 우리 정서에 맞는 그런 일이 분명히 있을 거라 봅니다. 제가 아이 책을 먼저 읽은건 늘 그랬듯이 서로의 의견에 대해 말해 보고, 아이의 생각을 들어 보고, 아이가 자칫 흘려버리기 쉬운 아까운 황금같은 교훈이나 깨달음 등을 좀 더 아이의 뇌리에 인상 깊게 남겨두기 위해서입니다.
그래서 내 아이가 정신,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인생을 살아가는데 있어 작은 도움이나마 줄 수 있다면 그 이상 바랄게 없겠죠. 한 권의 책이, 한 마디의 말이 사람의 인생을 바꾸어 놓을 수도 있다는 걸 책을 통해 배웠으니까요. 솔직히 고백하건데... 아직 제 아이는 이 책을 다 읽지 못했습니다.
물론 이 책이 주는 의미도 역시 아직은 파악하지 못했겠죠. 이 책을 읽고 많은 것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제 주변엔 '키라'의 경우처럼 완벽하게 행운을 보태어 줄 주변사람들은 없지만, 그렇다고 해도 과연 내가 그 동안 돈을 모으기 위해 어떤 노력을 얼마나 했는가... 하고 말이죠. 가끔은 복권에 당첨되는 사람들의 행운을 부러워하고, 더 많이 쓰고도 늘 여유있게 사는 주변 사람들을 괜히 시샘하기도 하곤 했답니다. 그냥 사치 안 부리고 알뜰히 살면 되겠지... 했어요.
알뜰한 것만으로는 안되나 봐요. 내일을 위해 과감한 투자도 때론 필요하고, 말하는 개 '머니'가 가르쳐 준 '성공일기'라는 것도 실은 '마인드 컨트롤'의 한 방법인 것 같네요. 이번 월드컵 때 차범근 해설위원이 인터뷰 때 그러더군요. '행운은 그냥 찾아 오는 게 아니다. 행운도 노력하는 자에게만 오는 것이다.'라구요. 우습게 들릴 지도 모르겠지만, 저도 '키라'처럼 계획표를 짜서 잘 보이는 곳에 붙여두고, 작은 것부터 하나씩 실천해 나갈 생각입니다. 물론 '성공일기'도 쓸 생각이고요. 제가 경제를 모르고서야 어찌 내 아이에게 경제를 논할 수 있겠어요? 제가 먼저 제 가계를 지금보다 더 효율적으로 이끌어가게 된다면, 그때 이 책을 보여줘도 늦지 않을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