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핫한 책중의 하나인 브릿마리 여기있다를 읽는다는 것은 무척 기분이 좋은 일이다. 출간된다는 소식을 들었을때 꼭 구매해야지 생각한 책 이여서 비록 비매품이지만 빨리 읽을 기회를 얻게 되어 좋았다.
처음 기대를 무척 많이 했다. 미리 읽은 독자들의 추천평이 작가의 전작 오베라는 남자를 능가하는 수준이여서 그렇다. 심지어 브릿마리가 오베를 밀어냈다는 찬사까지 있어 도대체 어떠한 내용인가 두근 두근 읽게 된다.
그러나 나는 리뷰를 쓰면서 너무나 많은 고민을 하게되었다.
출판사의 이벤트를 통해 비매품을 받았고 이러니 저러니 해도 좋은 내용을 써야하는 의무감을 지녔다고 생각하니 첫장부터 기대한 흥미로움이 없어 중반까지 넘어가면서 약간의 지루함을 느꼈기 때문에 뭐라 다른 독자들에게 추천하면서 재미있게 써야할지 몰랐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냥 솔직한 마음을 쓰기로 했다. 워낙 많은 사람들이 칭찬 일색이니 혹자가 이 사람은 뭔데 이런 시큰둥한 반응을 쓴거야 라면서 호기심을 일으킬지도 모르고 반박하면서 더 좋은 브릿마리에 대한 평을 할지 모르니 말이다.
내가 느낀 브릿마리은 만나고 싶지않은 아주머니 부류이다. 피곤하고 기분나쁘고 저기 멀리서 오면 그냥 피해가고싶은 그런 깐깐하고 고집스러운 아줌마. 읽는 동안 내내 '하'라는 취임새랄지 의성어랄지 이 말이 옆에서 하는듯 거슬렸고, 작가의 스타일이 묻어나긴하는데 공백감이 느껴져 쉽게 연결되지 않아 앞장을 다시 읽고 뒷장으로 넘어가길 여러번 했었다. 너무 많은 기대감때문이리라 위로를 했지만 나는 아무 상관없는 책의 두께까지 거슬려 출퇴근 시간 지하철에서까지 읽던걸 그냥 집에서 잠깐의 시간을 할애해서 읽는걸로 변경했다.
내가 좋아하는 축구, EPL을 싫어하는 것부터 맞지 않아서 그런지 모르겠다. 그녀가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려고하는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러지 않으려고 하는 행동들이 스스로를 가두고 틀을 만들어 놓아 세상을 보는 눈을 가렸다고 생각한다. 그 시대 엄마들이 다 그렇지 라는 말로 표현되는것이 브릿마리같은 세대의 여성이 보편적으로 보여준것들이여서 그런지 모르겠다. 뒤늦게 홀로서기를 하려고 하겠지만 그것은 공포고 깊은 외로움이자 비주류일뿐이다.
작가가 말하고 싶은것이 무엇인지는 알겠다. 돌아보면 아주 많다. 심지어 우리 어머니도 그렇다. 자식, 남편만 바라보고 살면서 자신을 잃은지 오래다. 어쩌다 이름이 불리면 어색해 할때가 있을만큼 마음아픈 일들도 벌어진다. 그런 상황을 벗어나 오로지 브릿마리로 살아가려는 그녀에 박수와 응원을 보내야 하는것을 의도한것이 아니겠는가? 그런 생각을 책을 읽는 독자라면 다 할것 같다. 그런 과정으로 그녀의 성격을 표현하고 마음을 표현하고 그러할수 밖에 없는 정당성을 긴 페이지 수 만큼 채워져 있으니 말이다.
어쩌면 내가 이 브릿마리에 열광하고 좋아하는 티를 내지 못하는것은 같은 여성으로 화가 나고 나의 미래가 될지도 모르는 거부감 때문인것 같다. 그만큼 소설에 빠져 읽었던것은 틀림이 없다. 그렇지만 여러분 이 브릿마리 끝내줘요. 읽으세요!!!! 판타스틱 해요!!! 라고 할 수는 없다. 이것은 읽는이의 몫이니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