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어주는 고릴라

책 읽어주는 고릴라 ㅣ 보림창작그림책공모전 수상작
김주현 글.그림 / 보림 / 2010년 5월

<책 읽어주는 고릴라>는 보림 창작그림책 공모전 수상작입니다

윤후맘이 근래 너무나도 인상깊게 보았던

서한얼 작가의 <바람이 불지 않으면>과 같은 해 같은 대회 수상작이기도 하지요

 점점 어려워지는 출판업계의 현실 속에서도

이렇게 아이들을 위해 창작그림책을 펴내는데 애쓰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은

참 고맙고도 흐뭇한 일이 아닐 수 없는데요 

주인공 책 읽어주는 노란 고릴라를 만난 윤후도..윤후맘도..
행복한 미소를 씨~익 짓게 됩니다

과연..고릴라는 어떻게 책을 읽어주었을까요?^^

초코 바닐라 아이스크림보다, 변신 합체 로봇보다, 무선 조종 레이싱카보다

책 읽기를 더 좋아하는 고릴라!!

재미난 책을 읽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어 가슴 아픈 고릴라는

눈이 침침한 코끼리 할아버지와 몸이 아픈 여우 할머니

그리고 글자를 모르는 하마 아저씨에게 책을 읽어주기로 결심하는데요

그런데 어쩌죠?

고릴라는 책 속 이야기에 너무 흠뻑 빠져버리곤 하거든요

마음이 거북이 등처럼 딱딱해 한번도 눈물을 흘려본적 없던 코끼리 할아버지는

고릴라가 목놓아 울며 읽어주는 ’깊은 바다 인어 아가씨’를 듣고
 닭똥 같은 눈물을 흘립니다

여태껏 한번도 사랑을 해보지 못했던 여우 할머니는

고릴라가 마치 자신이 사랑에 빠진듯 감정이입해 읽어주는 
’잠자는 나루터의 공주’를 듣고

심장이 콩닥콩닥 뜁니다

벌레 한마리만 봐도 까무러칠 정도로 겁이 많은 하마 아저씨는

고릴라가 들려주는 ’고약한 왕비를 물리친 일곱 난장이’를 듣고 
정신이 사납긴 하지만 그저 즐겁기만 합니다

대충 물감으로 흘겨 쓱싹 그린 듯..정말 단순하기 짝이 없는 그림들이지만

희한하게도 책속에 빠져들게 하는 마력을 주는 그림책입니다

현실과 상상 속을 오고가는 노란 고릴라의 모습이 어찌나 귀여운지요

이책을 읽고 윤후맘이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책 읽어주는 고릴라처럼 내가 읽어주는 책을 통해

다른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입니다

또..다른 한편으로는 그동안 내아이가 책을 잔뜩 들고와 읽어달라고 할때면

귀찮아 하며 대충 건성으로 읽어주었던 모습이 떠올라 얼굴이 화끈해지기도 했구요

이야기를 들려주다 책 속에 너무 몰입해 문제라는 고릴라지만

누군가 내게 주인공 고릴라처럼 마음을 담아 이야기를 들려준다면

나 또한 코끼리 할아버지, 여우 할머니, 하마 아저씨처럼 
마음이 흔들릴 것 같습니다

다른 관점에서 본다면..
작가들이 공들여 책을 한권한권 만들어 내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독자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읽고 함께 공감해주길 바래서가 아닐까라는 
생각도 해 보았습니다

아직은 글을 한글자도 제대로 읽을 줄 모르는 36개월 윤후군에게

책 읽어주는 고릴라의 역할은 모두 윤후맘 몫인데요

내가 읽어주는 책으로 인해 윤후군이 느낄 수많은 감흥을 떠올리며

이젠 좀 더 흥미롭고 재미있는 고릴라가 되어 주려 합니다

그리고..녀석이 언젠가 윤후맘을 위해 책 읽어주는 고릴라가 되겠노라 자처한다면

책을 읽고..또 읽어주는 즐거움에 더욱 멋진 날개를 달아줄 수 있도록

얼마든지 귀를 기울여주려 합니다

호호..이러다 윤후맘과 윤후군을 가리켜

’책읽어주는 고릴라 모자’라는 닉넴이 새로 붙는건 아닌지 몰라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