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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소 시즈카 ㅣ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다시마 세이조 글.그림, 고향옥 옮김 / 보림 / 2010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염소 시즈카>를 처음 만나던 날..책의 두께감이 주는 압박은 무척 컸답니다
두아이맘이 된 지 이제 4달이 조금 지난 윤후맘에게 육아서 보다 더 두꺼운 책은
바라만 보아도 그야말로 '헉~' 소리가 절로 나오게 하더군요
하.지.만. 실제 책장을 한장두장 넘기는 동안
이야기에 푹~ 빠져있는 제자신을 발견하게 되었지요
어느 그림책인들 정성이 들어가지 않았겠느냐만은
208쪽이나 되는 분량 속에 그려진 작가의 작품세계는
'이래서 거장이라 불리는구나'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답니다
세로쓰기 그리고 거꾸로 넘겨보는 책 <염소 시즈카>는 독특한 책이긴 하지만
그 속엔 지극히 평범하고 일상적인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그럼에도 책을 읽고 난 후에 오래도록 느껴지는 여운은
작가 다시마 세이조가 주는 힘이 아닌가 싶네요

이야기가 시작되기 전 작가는 이런 말을 전합니다
"'시즈카'는 봄에 우리 집에 온 염소랍니다.
이 그림책은 아기 염소 시즈카가 엄마 염소가 되기까지의 이야기예요
모두 정말로 있었던 일을 바탕으로 만들었답니다
그러니까, 이 그림책은 시즈카와 우리 가족의 그림일기라고 할 수 있지요"
나호코네 집에 온 아기염소가 가족들과 친해지며 시즈카라는 이름을 얻게 되고
시즈카로 인해 웃기도 하고..울기도 하고..
그러는 사이 봄, 여름, 가을, 겨울 또 다시 봄은 찾아오구요
아기염소였던 시즈카는 엄마염소가 되어 가족들에게 우유를 주기도 한답니다
평범하기 짝이 없는 이야기지만..
실제 경험해보지 않았다면 이렇게 섬세한 표현이 가능할까 싶은 마음이 드는 이야기들!!
그림을 통해 엿볼 수 있는 염소 시즈카의 행동 하나하나에 반응하는 가족들의 표정은
소박함과 함께 역동적인 느낌까지 드는데요
도시에 살고 있는 아이들은 결코 느낄수 없는 일상이기에 사뭇 부럽기까지 합니다
특히..윤후맘의 시선을 끈 건 나호코와 시즈카의 관계변화였어요
임신중인 시즈카가 예민해져 나호코의 배를 들이받자 단단히 화가 난 나호코지만
아가를 낳은 시즈카를 진심으로 축하하며 따뜻하게 안아주고
닭들의 원수를 갚아준 시즈카에겐 기특함을 느끼기도 하구요
큰아버지네 시즈카의 새끼 뽀로를 보낼땐 눈물을 보이기도 하는 나호코!!
그런 나호코와 시즈카 사이의 끈끈한 정에 따스함이 느껴지며
시즈카가 성장하는 모습들에선 생명의 경이로움까지 느껴지더라구요
이야기가 끝이 나면 작가가 전하는 말과 함께 염소사진이 등장하는데요
<염소 시즈카>를 단숨에 읽고 책장을 덮고나니..
사람 살기도 갑갑한데 무슨 동물을 키우느냐며
평소 동물을 싫어라하던 윤후맘의 마음 속에도
무언가 꿈틀거리는 느낌이 물씬 납니다
그리고..정말 오랜만에 소장가치 만점인 책을 만나 흐뭇한 미소가 지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