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른과 아이가 함께 보는 그림책
아민 그레더 지음, 김경연 옮김 / 보림 / 2009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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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한장 펼쳐든 순간 시작된 저의 놀람은 
책을 덮는 순간 살짝 경악스러움이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초등교양도서로 출간 된 이 책을 아무런 여과없이 아이들에게 
이대로 보여줘도 될까 싶은 마음까지 들면서 말이죠

이야기 곳곳에 너무나 직설적으로 표현된 대화..
살짝이 민망스럽기까지 한 벌거벗은 남자 이방인의 모습..

기쁨이나 웃음, 희망이라는 단어들과는 너무나 먼 
어둡고도 공포스러운 느낌의 그림들..

하.지.만. 이책을 읽고 처음 느꼈던 놀라움과 경악스러움의 감정은 
조금씩 변해갔답니다

이 책이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가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의 모습을
지극히도 정확히 묘사하고 있기 때문이었죠

 

어느날 파도와 운명에 휩쓸려 섬에 들어 온 한 남자..

그 낯선 이방인을 둘러 싼 섬 사람들의 동요는 
시간의 흐름과 함께 긴박하게 진행됩니다

이야기 중 등장하는 '낯선 자가 퍼뜨리는 공포'는 일파만파 커지게 되고..
섬 사람들 스스로 만들어낸 공포는 광기에 가깝기까지 합니다

이방인이 전하고자 했던 유일한 의사표현은 그저 배가 고프다는 것 뿐였지만

사람들은 자기와는 다른 이방인과 함께 있기 싫다는 이유로 시작된 감정이 
공포로..광기로..급기야는 이방인을 섬에서 내쫓게 하였고 
결국엔 섬 둘레에 높은 장벽까지 쌓게 된답니다

 

거창하게 사회문제까지 비교해 거론하지 않아도..
서른 세해 제가 살아오는 동안 일상 속에서 겪은 일들을 떠올리면

한번도 이방인의 입장에 놓여본 적은 없지만..
낯선 이방인에 대해 제 의지와는 상관없이 
외면하고 어쩔 수 없이 냉대한 적이 있습니다

마음속으론 이방인이었던 한 친구에게 도움의 손길을 던져주고 싶고..
우리의 구성원에 넣어주고 싶었지만

이야기 속 섬 사람들과 같은 입장이었던 저의 수많은 친구들은 
그를 인정해 주지 않았고

결국엔 저 또한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는 자기 합리화로 
이방인인 친구를 급기야 섬에서 내쫓고 말았던 기억이 납니다

 

이책은 분명 어린이도서이지만 
우리 어른들에게도 사회의 모순된 모습을 그대로 반영해 보여주며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한번쯤 되돌아보게끔 하는 묘한 느낌을 불러 일으켜 줍니다

우리 아이들에게는 제가 바로 위에 적었던 학창시절 친구와의 관계 같은 
주변 상황을 되돌아보게 하는 기회를 줄 것 같네요

주위를 둘러 보세요

내가..우리 주류 사회가 만들어 낸 든 장벽에
이방인이 고통스러워 하고 있지는 않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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