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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걸 시라고 쓴 거야?
워커 박 지음 / 부크크(bookk)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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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도 사람들이 시를 외면해서 요즘 대중성과 오락성에 포커스를 맞춘 시집들이 꽤 많잖아요. 그런 시집들은 재미는 있지만 한편으론 좀 아쉽더라구요. 그래도 문학작품이 갖춰야 할 최소한의 자격이라는 게 있을텐데 그 최소함마저 없는 거 같아서요.
그런데 이 시집은 기본적으로 정말 '시'입니다.  현직 국어교사라서 그런지 '시'라는 문학 갈래를 이해하고 쓰신 느낌입니다.  '시'가 갖춰야 할 구성요소들을 잘 갖추었으면서 동시에 재미도 있네요.  재미, 감동, 작품성 세 가지를 모두 잡은 느낌이랄까?
특히 '시'에 대한 해설을 직접 써주셨는데 그 부분이 마치 한 편의 에세이 같아서 좋았습니다. 이 분 말씀대로 저도 시집 읽을 때 항상 시에 대한 해설이 아쉬웠거든요. '시인은 이 시를 무슨 의미로 썼을까?' 항상 궁금했거든요. 근데 이 시집은 시 한편 한편마다 작가가 직접 해설해주는 글이 같이 있어서 그 부분이 참 좋았습니다.

거두절미하고, 정말 재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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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걸 시라고 쓴 거야?
워커 박 지음 / 부크크(bookk)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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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재미만 추구한 게 아니라 은근히 문학성과 작품성도 있어서 읽으면서 놀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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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거 알아?
권일홍 지음, 오나경 그림 / 하움출판사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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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물이 밀려오듯 읽을수록 작가의 온기가 밀려오는 책들이 있다.
이 책이 그런 책이다. 단언컨대 요 몇 년 읽은 그림책 중 가장 따뜻하고 감동적인 책이다.
아마도 작가는 현재진행중인 자신의 육아를 소재로 글을 쓴 것 같다. 아이의 탄생, 처음 뒤집는 날, 처음 ‘아빠’라고 말한 순간, 어린이집 가던 날, 폐렴으로 입원한 날, 회전목마 타던 날 등을 마치 스냅사진처럼 인화해낸다. 일생 단 한번뿐인 아이와의 그 순간들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 ‘순간’을 ‘영원’으로 바꾸기 위해서 작가는 자꾸 되묻는다. ‘그런데 그거 알아?’하면서 저 멀리 망각의 강으로 건너가려는 기억을 불러세운다. 그리곤 놓아주지 않는다. 한 편의 그림과 시를 방불케 하는 아름다운 문장들로 계속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그리하여 애 키우는 사람들이 흔히 경험하는 돌멩이처럼 사소한 순간들을 기어이 바꿔놓고야 말았다. ‘그런데 그거 알아?’라는 주술성에 기대어 ‘불멸성’을 획득한 보석같은 순간들로.
읽으면서 몇 번을 울컥했는지 모른다. 나 역시 애 키우는 부모라서 그럴 것이다. 분명 애 키우는 건 힘들다. 좀 더 세분화하면 귀찮고 번거롭고 성가시고 짜증나는 일 투성이다. ’제발 빨리 좀 커라‘라는 생각으로 하루 하루 쳇바퀴를 굴린다. 그러다 너무 힘들 때면 선배 부모들에게 하소연 한다. “아, 내가 미쳤다고 애를 낳아서...” 그때 선배들이 열이면 열 하나같이 하는 말. “그런데 그거 알아? 그때가 제일 행복할 때야.”
작가는 이미 알고 있는 듯하다. 그의 다음 작품이 벌써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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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헤는 광야의 시인들 - 일제강점기에도 꺾이지 않은 저항 시인 7인 방과 후 인물 탐구 8
박용진 지음 / 다른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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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진 교사가 쓴 '별 헤는 광야의 시인들'은 일제강점기를 살다 간 우리나라 대표 저항 시인 7인의 삶과 문학을 다룬 책입니다. 이 책은 한용운, 이상화, 심훈, 김영랑, 백석, 윤동주, 이육사 등 우리가 수업시간에 한번쯤 들어봤을 만한 시인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박용진 작가는 각각 다른 배경과 이야기를 가진 그들의 이야기를 마치 재밌는 이야기를 들려주듯 우리에게 전달합니다. 한 명, 한 명의 이야기가 내용 구성이 치밀해서 마치 한 편의 단편소설을 읽는 듯합니다. 작가는 우리에게 옆에서 재밌는 이야기를 들려주듯 그들의 삶을 전합니다. 교과서에는 나오지 않는 그들의 고민, 사랑, 에피소드 등을 대표 작품과 엮어서 전달하는 솜씨가 보통이 아닙니다. 그들의 이야기는 우리 모두가 가지고 있는 고민과 아픔, 소망 등과 연결되어 있어 독자들로 하여금 각자의 삶에 대해 깊이 있는 생각을 하게 해줍니다.

이 책은 대표 시인들의 인간적이고 따뜻한 이야기를 담고 있어서 시와 시인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특히 추천할 만한 책입니다. 또한 이 책은 단순히 시인들의 삶만 다루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삶을 소재로 인간의 삶과 죽음, 사랑과 우정 등 본질적인 고민들을 다루고 있어서 독자들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주는 책입니다. 이 책은 시인들의 삶을 따로 다루지 않고 유기적으로 묶어서 다루며 일제강점기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살아간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재미와 깊이와 감동을 모두 잡은 책입니다.

학교에서 배웠던 단순 지식 위주의 문학 수업에 지친 모든 이들에게 강력히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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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방역은 왜 독이 든 성배가 되었나 - 한 역학자의 코로나 난중일기
이덕희 지음 / Mid(엠아이디)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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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사실상 끝났다. 그에 맞춰 한 역학자가 책을 냈다. 제목은 <k방역은 왜 독이 든 성배가 되었나>이다. 코로나 시절 브런치라는 매체에 일기처럼 꾸준히 올린 글들을 다시 솎아내어 책으로 낸 것이다. 그래서 부제가 '한 역학자의 코로나 난중일기'다. 책은 2020년 1월 28일부터 시작된다. 이 책을 읽으니 지난 3년의 시간이 머릿속에서 영사기 위의 필름처럼 다시 흘러간다.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 했던가. 코로나가 끝난지 불과 몇 개월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옛날 일 같다. 동선추적, 마스크 의무화, 백신 패스 등등. 참담한 심정으로 바라만 봐야 했던 방역정책들이 다시 떠올랐다.

코로나 기간 k방역을 가장 충실히 이행한 곳이 어딜까? 바로 학교다. 학교는 가장 충실히 마스크를 썼다. 심지어 여름철 체육시간에도 썼다. 확진자 한 명만 나와도 전교생이 pcr 검사를 했다. 거리두기가 강화될 때는 아예 학교를 폐쇄했다. 그리고 백신이 나와서 고3 학생들을 대상으로 접종할 때, 고3 학생 99.9%가 접종했고 교직원도 99.9%가 접종했다. 질병청의 이상이 현실이 되는 곳. 바로 학교였다. 질병청이 하라는 그 모든 것을 100% 해냈다.
나는 고등학교 현직교사다. 그래서 코로나 시절 내내 괴로웠다. 왜냐고? 학교는 k방역을 완벽히 실현하는 곳인데, 나는 그 k방역이 도무지 이해가 안 갔기 때문이다. 아무 증상도 없는 멀쩡한 사람을 '확진자'라고 이름 붙인 후 이주일 간 격리시키는 k방역. 국민들이 실내에서 침튀기며 먹고 떠들다가 실외에서 마스크를 쓰고 있는데 아무 말도 안 하는 k방역. 국민들이 아무도 없는 한적한 공원 벤치에서도 마스크를 쓰고 있는데 아무 말도 없는 k방역. 백신을 안 맞으면 밥도 못 먹고 차도 못 마시고 운동도 못 하고 사람도 못 만나고 취업도 못 하게 한 k방역. 마스크 제일 열심히 쓰고 백신 제일 많이 맞았는데도 확진율이 세계 최고를 찍었을 때 아무 말도 없던 k방역. 마스크 장기 착용의 부작용과 백신 부작용에 대해선 아무 말도 없던 k방역. 그냥 k방역 자체가 넌센스였다.
그런데 문제는, k방역이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나 혼자였던 것이다. 사실 그것이 가장 괴로웠다. 주변 지인들은 모두 '역시 k방역!'이라며 엄지를 치켜들었다.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 학교는 말할 것도 없다. 점심을 먹고 산책을 하다가 코로나 얘기가 나오면 '그래도 우리나라니까 이정도죠~ 정부가 정말 잘하고 있어요'라며 k방역을 찬양했다. 교사들은 모두 'k방역' 신도들이었다. k방역은 신성불가침 영역이었다. '그냥 내가 미친놈인 건가' 하루에도 몇 번씩 이런 생각을 하며 괴로워하다 결국 일기 형식으로 글을 썼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라고 대나무숲에 외치던 갓장이처럼 나 역시 쏟아낼 곳이 필요했던 것이다. (나중에 글을 모아 졸저 '저는 코로나를 믿지 않습니다'라는 책도 냈다)

미치지 않고선 도무지 살아갈 수 없었던 코로나 시절. 내 멘탈을 강하게 붙잡아 준 몇 사람이 있는데 그중 한 명이 바로 이덕희 교수다. 집단 광기에 얼룩진 코로나 시절 내내 그녀는 k방역을 전문가의 시선으로 팩트체크해 주었다. 그것도 한, 두번이 아니라 코로나 시작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정기적으로.
그녀는 '아, 이건 좀 이상한데?' 싶을 때마다 납득이 되는 이야기를 해줬고, '내가 이상한 건가?'싶을 때마다 확신을 주었다. 단순한 개인 의견이 아니라 정확한 통계와 연구 결과를 근거로 코로나를 명확하게 설명해 주었고 k방역이 왜 말도 안 되는 최악의 방역정책인지를 조목조목 따져주었다. 그녀의 브런치 글을 읽으며 나는 다시 멘탈을 잡고 꿋꿋이 살아갈 수 있었다. 어찌보면 내 정신적 생명의 은인인지도 모르겠다.

이덕희 교수의 주장은 단순 명료하다. 사실 책 내용은 몇 줄로 요약할 수 있다. '거리두기, 손 소독, 마스크, 백신 등으로 점철된 k방역은 점진적으로 면역력을 약화시킨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그런 식의 방역으로 박멸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사회적 전파가 시작된 이후론 고위험군만 관리하며 건강한 사람들은 일상을 영위하는 것이 맞다. 자연면역을 획득한 사람이 늘어나야 결국 코로나도 일반 감기 바이러스처럼 바뀌며 공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한마디로, 그냥 살면 되는 것이다.
왜 그냥 살아도 되는 것인지, k방역이라는 지극히 복잡하고 비효율적인 정책이 왜 아무짝에 쓸모가 없는 것인지, 코로나 시절 그냥 살기로 결정했던 스웨덴이나 일본이 왜 우리나라보다 사망률이 더 낮고 피해가 없었는지를 그녀는 정말 친절하게도 3년 내내 반복적으로 우리에게 알려주었다. 그것도 모자라서 이제 책으로 묶어서 다시 우리에게 전하고 있다.

아직도 코로나가 두렵다면,
아직도 k방역이 최선이었다고 생각한다면,
극악무도한 전체주의 방역정책으로 또다시 자유를 박탈당하고 싶지 않다면,
제발 한 번만 읽어보기 바란다.

책에서 그녀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독감은 걸려 죽어도 괜찮지만, 코로나19는 무증상조차 허락되지 않는 그런 코미디 같은 세상에서 살았습니다. 미친 세상에서 다치지 않고 사는 방법은 같이 미치면 되는 것이지만, 최소한 제가 가진 이성은 이를 거부하는군요.'
고맙습니다. 이덕희 교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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