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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아빠랑 함께 쓴 일기 - 주순영 선생님 반 학부모 모둠일기 ㅣ 살아있는 교육 30
치악초등학교 2학년 1반 아이와 부모님 지음, 주순영 엮음 / 보리 / 2012년 8월
평점 :
초등학교 2학년인 딸아이는 일주일에 3번 써가야 하는 일기를 숙제라고 말합니다.
매일 매일 쓰는 것도 아닌데 일기를 쓸 때마다 무슨 얘기를 써야 할까 고민, 또 고민합니다.
학교에서 좀 특별한 일이 있었을 때나 주말에 나들이를 갔거나 그나마 신나는 일이 있었던 날에는 별 고민없이 일기를 금방 써내려가지만 아직도 아이에겐 3번의 일기가 부담스러운가 봅니다.
옆에서 지켜보는 저역시 그런 딸아이의 모습을 보면 좀 안타깝기도 하고, 저렇게까지 쓸거리가 없을까 하는 마음도 들어요.
우리에게 주어진 하루 하루가 매일 매일 똑같을 수는 없는데도..
그런데, 잘 생각해보니 제 탓도 있는 것 같아요.
1학년 때는 일기를 불러준 적도 있고, 아이의 솔직하고 자유로운 생각보다 제 생각을 많이 강요하다 보니 일기 쓰기가 더 싫어진 건 아닐까 하고 또 반성해 보게 되네요.
오히려 아이가 7살 때 썼던 일기를 보면 더 표현이 재미있고, 짧아도 거침없이 썼음을 볼 수 있거든요.
요즘은 짧게라도 아이의 생각을 쓰라고 격려해주고, 아이가 일기를 쓸 땐 하루의 일과를 조용히 떠올려 볼 수 있게 자리를 비켜주지요.
예전보단 일기 쓰는 게 많이 나아졌지만, 알고보면 아이의 역사가 되고 하루의 추억이 되는 일기의 소중함을 아직은 잘 모르겠지요?
이 책을 보면서 참 신선한 느낌을 받았어요.
아이 뿐만 아니라 학부모가 함께 참여하는 모둠일기.. 선생님의 코멘트가 덧붙여져서 서로의 생각을 나누고 마음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는 멋진 시도잖아요.
이 책을 보면서 예전에 아이랑 노트 하나에 서로의 마음을 짧게 쪽지 쓰듯 몇번 주고 받았던 게 생각나기도 했어요.
이렇게 하면 결국은 아이를 위하는 모든 부모의 마음도 읽을 수 있고, 함께 일기를 쓴다는 동질감으로 아이들도 일기를 더 쉽고 재미있고 생각할 것 같고, 부모님과도 더 친밀함을 나눌 수 있어서 좋고.. 아무튼 좋은 점만 많이 떠올랐어요.
처음엔 함께 일기를 쓴다는 게 물론 부담으로 다가왔겠지만, 역시 여러모로 가까워지고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을 것 같아요.
부모와 자녀 사이, 부모와 선생님 사이도 참 많이 가까워졌겠지요?
아이의 반에서도 이렇게 해 본다면 제 아이가 참 좋아할 것 같아요.
얼른 자기 일기를 쓰고 제가 그랬던 것처럼 저보고도 빨리 일기를 쓰라고 재촉하겠지요?
다 쓴 일기장을 내고 선생님이 써 주신 멘트 하나에도 참 좋아하는 딸이 떠오르네요.
아이와 부모, 선생님이 함께 하는 모둠일기 쓰기로 서로의 마음을 읽어주고 모두가 좀더 행복해졌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