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시계 1 - 송지나 대본집
송지나 지음 / 북로그컴퍼니 / 2013년 10월
평점 :
품절


1990년대를 대표할 만큼 그 사회적 파장이 매우 컸던 작품 '모래시계'.

송지나 작가와 지금은 고인이 된 김종학 감독의 작품을 책으로 다시 만나게 되었다는 점 자체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80년대 광주민주항쟁의 핏빛 얼룩이 국민들의 가슴에서 체 가시기 전에 이 작품은 우리의 어두웠던 과거, 그러나 민주주의를 꽃 피우게 했던 민주항쟁을 정면으로 다루는 첫 작품으로 자리매김을 하였다.

가슴 아프지만 이토록 아픈 상처를 끌어안고만 있었던 많은 사람들에게 이 '모래시계'는 상처를 들어내게 함으로 그 상처를 치유하는 '힐링타임'이었다.

많은 사람들의 '귀가시계'라고 불릴 만큼 모래시계에 대한 열망이 가득 찼던 그 시절을 기억하며 책으로 나온 '모래시계'를 다시금 대하게 된다.

이 책은 '대본'의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작가의 혼이 서려있는, 말 그대로 모두의 가슴에 남은 작품을 지면으로 대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주인공들의 엇갈린 운명과 그 안에서 일어나는 비극, 그리고 사랑과 감동의 이야기는 오랜 세월이 흐른 지금까지도 사람들의 뇌리에서 결코 사라지지 않는 진한 감동과 여운을 남기고 있다.

당시로선 아직 민감할 수밖에 없었던 '부마사태'와 '광주민주항쟁'을 모티브로 했다는 점에서, 그리고 전, 현직 대통령이 존재하는 가운데 민감한 사안을 과감하게 세상에 다시 들어냈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마땅히 그 가치가 인정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더욱이 모래시계에 그 명성을 더하게 했던 것은 출연자들의 연기력이다. 그 시대의 깊은 상처와 풋풋한 로맨스를 때론 잔잔하게 때론 격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모래시계' 대본집에서도 이러한 감정들을 잘 느낄 수 있다.

책을 읽으면서 어느 순간 등장인물들의 감정에 나의 감정이 깊이 이입되어 있음을 발견한다. 드라마 속 장면들이 함께 떠오르면서 그 때의 그 감동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슬픈 역사를 작가의 열정과 땀으로 일구어 낸 작품 '모래시계'는 진정한 힘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해주는 그러한 책이며, 온통 기억하기 싫은 잔혹의 역사를 결코 잊지 않기를 바라는 저자와 작품을 만든 이들의 염원이 함께 깃들어 있는 작품이다.

원작이 나올 당시의 감동과 희열을 다시 한 번 느끼고 싶은 많은 이들에게 이번 송지나 작가의 '모래시계' 대본집은 훌륭한 감동과 추억을 선사할 것이다. 모든 이들에게 꼭 필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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