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큐 50 내 동생, 조반니』는 자코모에게 동생이 생긴 다섯 살 때부터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누나와 여동생 사이에서 자신과 함께 놀 수 있는 남동생을 간절히 바란 끝에 동생 조가 태어났지만 조는 자전거도 탈 수 없고, 나무도 탈 수 없는 아이였습니다
조는 닌텐도 위 게임기를 던졌다. 그리고 꼬마 자동차를 입에 넣었다. 결투를 할 수 없었다. 조는 잔디를 무서워했다.'내가 아는 모든 슈퍼히어로들은 텀블링을 한다. 그럼 도대체 조는 어떤 슈퍼히어로란 말인가?'무언가를 함께하기에 우리는 서로에게 부족했다. 조는 나와 함께 나무를 탈 수 없었고, 나는 조와 함께 혀로 코끝을 만질 수 없었다. 지나친 욕심이었다. 나는 조가 누구인지 의심하기 시작했다.조의 특별한 능력들이 전혀 마음에 들지 않기 시작했다.
『아이큐 50 내 동생, 조반니』는 다운증후군인 동생(조반니)을 둔 자코모 마차리올이 쓴 책입니다. 어려선 기특하게도 동생을 이해하고 배려하고 함께하는 모습을 많았습니다. 하지만 나이를 먹고 키가 자라는 것만큼 둘의 삶은 점점 멀어져 갔습니다. 동생이 부끄러워 친구들에게도 자신이 좋아하는 여자친구에게도 몇 년 동안 말하지 않고 지내더니,, 결국!! 집 지하 음악실에서 친구들과 연주를 하다 동생이 지하로 내려와 동생의 존재를 들키고 맙니다. '누가 있는지 보이지 않는 거야? 내 동생이야. 그리고 다운 증후군이야. 놀랍지 않아? 이상해 보이지 않아? 내게 물어보고 싶은 게 아무것도 없어? 이 거북함을 없애려고 농담 같은 것을 해야 하잖아? 어떻게 모두 평온할 수 있지? 어떻게 아무렇지 않을 수가 있지? '이건 결코 자코모가 나쁘다거나 사춘기를 아주 혹독하게 앓느라 그런 독특한 케이스(?)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물론 잘못한 거라고 볼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혼내기엔 ,, 글쎄요,, 마음이 너무 아플 거 같습니다. 점점 가족이란 울타리를 벗어나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동생은 자랄수록 또래들과의 (발달상의) 차이가 두드러지고, 날 원하는 친구가 많아지고, 무엇보다 놀고 싶은 십 대에게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동생을 돌보느라 지쳤던 자코모에게 학교와 친구는 그에게 해방감과 자유를 선물해준 곳은 아니었을까요?
장애를 가진 사람을 가족으로 두고 있단 건 상상 이상의 사랑, 관심, 지식, 인내심, 관리를 요하는 일이고 어린 자코모에게 주어진 짐은 ,, 아무래도 기쁠 때보단 버거울 때가 더 많았겠죠. 저희 첫째도 아직 다섯 살이지만 동생의 머리에 붙은 인공와우기기가 떨어지면 챙겨주는 일을 와우를 한순간부터 자연스레 맡게 되었어요. 둘째가 이젠 와우기기가 떨어지면 제 스스로 챙겨오는 버릇이 생기긴 했지만 습관이 되기엔 아직 어리기 때문에 아무래도 함께 살 비비고 노는 첫째가 신경을 많이 쓰게 돼서 본의 아니게 첫째에게도 짐을 안겨주게 되었어요. 하지만 이 또한 가족이 함께 짊어지고 감당해야 할 몫이니 - 저희 아이도 자코모처럼 잘 받아들여주길 바랄 뿐입니다.
기기 하나가 온 가족의 혼을 쏙 빼놓기 일쑤인데(기기를 잃어버리기라도 하면 온 가족이 집을 다 뒤지는데 정말 난리도 아니에요...ㅎ) 하물며, 다운증후군은,,, 오죽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