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적으로 승리하는 기업
프레드 라이켈트 외 지음, 도지영 옮김, 신우석 감수 / 콘텐츠랩오늘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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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없는 기업, 고객 없는 가게는 존재할 수 없습니다. 단순하면서도 당연한 이 원칙이 점점 잘 지켜지지 않는 것 같습니다. 카페나 빵집을 가려면 인스타 피드(오늘은 오픈했는지, 메뉴가 있는지 등)를 확인해야 하고, (수시로 바뀌는) 공지를 제대로 안보는 고객은 받지 않겠단 다소 무례한 어조의 엄포에 되려 고객이 굽신거려야하는 분위기가 전 영 어색합니다. (손님이 왕인 시절과 무엇이 다른지. 꼭 누군간 왕이 되어야만 할까요? 돈거래라는 목적만 남은 관계도 씁쓸합니다.)

요즘은 기본을 얘기하면 꼰대 취급받는다던데 이 기본을 당당하게 요구하는 책이 나타났습니다! 표지 디자인은 다분히 전투적이지만 이와 대조적으로 내용은 상당히 친절하고 인문학적이기까지 합니다. 약간 의외죠?

표지와 글은 딱딱하지만 고객에게 진심으로 다가가 내 편으로 만들고, 고객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고객 친화적인 경영 원칙을 어떻게 설계하고 꾸려가야 할지 알려주는 알고보면 부드러운 책입니다. 오픈일이 자유로운 사장 제일주의 가게를 추구하신다면 읽지 마세요.

고객에게 친화적인 기업을 만들 때 가장 먼저 제 1고객인 직원을 잘 대우해야 합니다.

호텔 기업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은 '우리가 대접받고 싶은 대로 남을 대접하라는 말이 언제나 우리 회사의 경영 원칙'이라고 밝히는 광고를 수년간 해왔"습니다. 9.11 테러 이후 호텔 경영이 어려워졌지만 직원들이 의료보험 자격을 상실하지 않도록 보험 적용 범위를 확대하고, 2017년 허리케인 어마와 마리아가 푸에르토리코를 강타해 엄청난 피해를 입었을 때도 직원을 위한 재난 구호 기금을 임원진들이 채웠습니다.(p.113-114)

메리어트는 직원 교육 수업으로 호텔 수영장에서 다른 손님을 짜증나게 하는 아이들을 데려온 손님 때문에 난처한 상황을 예로 연기를 해본다고 해요. 이 때 강사는 부모의 입장이 되어 보도록 권합니다. 손님에게 아이들을 통제해 달라고 부탁하거나, 떠나달라고 말하는 것 말고 어떤 방법이 있을까요? 아이들에게 좋아할만한 놀이를 제공하거나 아이를 안고 있겠다 말해보는 등 다양한 방법을 수업 중에 함께 찾아보며 서비스에 대해 배우고 다듬어갑니다.





(미국) 신용카드 업계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디스커버 파이낸셜은 NPS(순 추천고객 지수)설문조사에서 본사 직원보다 콜센터 직원들의 업무 만족도가 높게 나왔습니다. 일반적으로 조직의 명령 계통에서 하부로 내려갈수록 고객에게 가까워질수록 직원의 NPS 평점이 떨어지는 것과 비교해 보았을 때 상당히 이례적인 일입니다. 이유는 간단해요. CEO가 직접 각 콜센터를 해마다 방문해 프리젠테이션을 하고 대화를 나눕니다.(교대 근무에 맞춰 4번 방문 한다고.)

또 말단 직원에게도 급여를 넉넉하게 지급하고, 고위급 임원진부터 콜센터 직원까지 모두가 동일한 복지 혜택, 건강보험, 대학 지원 프로그램 등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수평적 관계가 기업 건강에 얼마나 좋은지를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제목에 '기업'이란 단어가 들어가고 기업 자료 그러니까 통계, 경영 스타일, 운영방침 후기, 점포 운영방안 등이 담겨 있지만 작은 가게에도 잘 접목해 볼 내용들이 많아 기업의 크기와는 상관없이 경영을 하고 있다면 읽어보시길 추천드려요.

가게를 키울 목표가 있으시다면 더 유용하실꺼에요. 직원 한명과 손발 맞춰 일하는 것과 여러명의 직원을 두는건 아주 큰 차이입니다. 세금, 월급, 4대 보험은 시작에 불과해요. 사장은 직원들이 교대로 근무해도 서비스 질을 균일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구체적으로 교육해야 하고, 직원 교육을 체계적으로 만들어 두어야 직원이 바뀔 때 기업이 흔들리지 않을 수 있어요.

기업이 순추천고객지수와 동일 점포 매출 누적 성장률을 비교하듯, 음식점을 운영하는 분들은 배달앱을 통해 고객들의 상세한 후기와 인기 메뉴, 매출 등을 볼 수 있어 성장률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맞춤형 컨설팅이 따로 있나요. 내 사정에 맞춰 스스로 해야지요.

기업과 고객은 공생하는 관계입니다. 갑을관계가 아니에요. 고객이 갑인 것도 주인이 갑인 것도 모두 이분법적 사고에서 나온 건강하지 못한 결과물이란 생각이 듭니다. 거래도 결국 사람간의 일이기에 까다롭고 불편하게 대하는 것보다 친절하고 편하게 거래하는게 기업도 살고 고객도 행복해지는 길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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