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싸운 날
이선일 지음, 김수옥 그림 / 푸른날개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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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분(위기) 고(백) 죄송 :)



요샌 어린이집 가기 전에 어린이집 생활 관련된 교육(?) 그림책도 많이 있던데 우리 집 두 아들은 고런 책을 읽어본 적이 없다. (나의 육아는 맨몸으로 부딪쳐보아요 스타일인가. 나는 준비성이 부족한 엄마인가?!) 그래서인지 입학을 앞두고 딱히 학교생활 관련 책을 읽혀야겠단 생각이 들진 않았다.

그런데 아이가 자꾸 초등 교과연계도서(?)들만 읽어 '안 그래도 남자아이라 둔한데...'싶은 노파심이 살짝 들었다. 하지만 그것 때문만은 아니었다.

솔직히! 궁금한 마음에 시험 삼아 건네봤다.
'요런 제본, 요 정도 두께, 요런 생활 그림책은 어떨까? 아이가 (책 자체를) 어떻게 받아들일까? 이런 상황을 어떻게 이해할까? 두 아이의 입장 모두 헤아릴 수 있을까?'



아이가 읽긴 했지만 얼마나 깨닫는지,
읽으며 어떤 생각을 했는지 다 알 수 없기에- 아직 다 나누지 못했기에 (읽어보면 알겠지만 나눌게 무척 많다;) 어른의 시각으로 책을 읽고 쓴다.

 



전날 받아쓰기를 20점 맞은 지훈이는 엄마에게 혼날까 봐 시험 본 사실을 숨긴다.

시험을 숨겼으니, 틀린 문장 써오기 숙제도 하지 못했다. 노심초사, 전전긍긍하고 있는데 이를 눈치챈 짝꿍이 하필 (얄)밉상이다. 

 

 

 


숙제를 잊고 있었던 선생님께 굳이~ 숙제 검사를 얘기하고,
지훈이는 쉬는 시간에 부랴부랴 해 놓은 숙제로 다행히 고비를 무사히 넘긴다.

쉬는 시간, 화가 폭발한 지훈이는 채연이와 대판 싸웠고, 싸우는 중 채연이가 책상다리에 걸려 그만 넘어지고 만다. 
 

 

엄마에게 숨기고 - 들통나지 않기 위해 거짓말을 하고,
친구에게 싸움을 걸고 - 친구를 다치게 했다.

힘겨운 하루를 마친 아이는 엄마를 보자 울고 만다. (거기다 대고 엄마는 잔소리 융단폭격.. ㅎ) 작은 단초에 붙은 불씨가 이렇게 크게 번질 줄 아인들 알았을까. 혼자서 수습할 수 없는 지경이 되고 말았을 때의 아이 심경은 오죽했을까 싶지만 나 같아도 잔소리가 먼저 나왔을 것 같다. 하지만 이야기처럼 개입은... 글쎄.



《학교에서 싸운 날》에는
"내가 잘못했을 때"의 여러 버전이 담겨 있다.

친구가 샘날 때
친구가 얄밉게 굴 때
친구와 싸웠을 때
친구가 (나 때문에) 다쳤을 때
친구와 화해하고 싶을 때
친구가 화해를 받아주지 않았을 때
친구에게 사과하고 싶을 때
...
(내가 봤을 땐 사과와 화해가 별개로 필요해 보였다.)

스토리는 단순한데
아이들이 읽으며 다각도로 생각해볼 수 있는 단서가 아주 많아 마음에 들었다. 



 



개인적인 바람으로 난 아이가 한 발짝 더 나아가
"친구는 왜 그랬을까?"도 생각해봤으면 좋겠다.

(추측건대, 선생님께 누구보다 더 많은 애정과 관심을 받고 싶었던 거 아닐까. 사랑은 많이 받고 싶은데 남을 사랑(배려) 할 줄은 몰랐던....

'선생님께' 사랑과 관심을 바란 건 가족이나 친구에게 받은 사랑이 적어서 일 수 있고, '누구보다 더'라는 건 남과 자신을 비교하는 게 일찍 몸에 배어 그런 걸지도 모르지.

아니면 그저 욕심이 많은 아이일 수도 있고 아니면 네가 싫은 걸 수도 있어. 모든 사람을 이해하고 포용할 필욘 없어. 하지만 네 마음이 받아들일 수 있는 만큼은 생각해보고 노력해볼 순 있지. :))



아이가 차분히 앉아 소리 내서 읽다 조용하다를 여러 번 반복하다 덮었는데 입이 얼마나 근질근질하던지. (잘 소화돼서) 방귀소리 날 때까지 기다려야 할 텐데 가능할까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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