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의 숲 테라비시아 - 1978년 뉴베리 상 수상작
캐서린 패터슨 지음, 도나 다이아몬드 그림, 김영선 옮김 / 사파리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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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장을 읽고 책장을 덮고 난 후 한참을 이야기의 감동속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그리고 붉어진 눈자위에 힘을 주며 책커버만 내려다 보고 있었다.

1978년 뉴베리상 수상작이란 명성이 아깝지 않은 작품이다.

작가 캐서린 패터슨은 친구의 죽음을 슬퍼하는 아들을 위로하기 위해 이 이야기를 썼다고 한다.

 

누구나 꿈꾸는 자기만의 공간. 어린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지켜 보면 책상이나 식탁 밑 같은 구석지고 남들 눈에 잘 띄지 않는 공간속에 숨어 노는 것을 좋아한다. 모두에게 노출되지 않은 자기만의 비밀스런 장소를 갖고 싶은 욕구가 어릴 때 부터 있는게 아닌가 싶다. 때로 삶에 지칠 땐 나 역시도 오롯이 나만 있을 수 있는 공간이 있었음 할 때가 있다. 지친 심신을 누이고 싶은 장소가.

 

평범한 시골 소년 제시, 가족의 냉대와 친구들의 멸시를 속으로만 삭이는 소심하고 내성적인 아이다.

답답하고 짜증나는 현실의 돌파구를 찾기 위해 죽어라 달리기를 한다.

학교 달리기 시합에서 1등을 하면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인정을 받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

흠뻑 땀을 쏟으며 달리기를 끝내면 묵묵히 소젖을 짠다. 제시는 그림을 잘 그린다. 하지만 남자가 그림을 잘 그리는  일이 대견스럽고 인정받는 시대가 아니다.

제시의 집 근처로 어느 날 레슬리라는 활달한 도시 소녀가 이사를 온다.

아침마다 죽어라 달리기 연습을 한 제시를 가뿐히 제압해 버리는 아이, 반 친구들의 따돌림에도 당당한 아이, 제시는 그런 레슬리에게 마음을 열게 되고 둘은 그들만의 비밀장소 '테라비시아'를 만든다.

제시와 레슬리는 '테라비시아'에서 공상의 세계로 들어가 그들만의 놀이에 취해 행복한 일상을 보낸다. 친구를 떠나 시골로 온 레슬리에겐 제시가 유일한 친구가 되어 줬고 소심한 시골뜨기 제시는 레슬리와 우정을 쌓아 가면서 조금씩 변모해 간다.

하지만 이들의 우정과 벅찬 행복은 예기치 않은 사고로 끝을 맺게 된다. 레슬리가 불의의 사고로 죽게 되면서.

 

출간된지 30년이 넘은 이야기라 현실과는 조금 다른 시대적 배경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할 것 같다.

많은 문화적, 물질적 혜택을 누리고 사는 요즘 아이들도 자기만의 비밀 공간을 바라는건 마찬가지 아닐까 싶다. 아니 오히려 절실할지도 모르겠다. 공부에 치이고 노는 시간도 친구도 관리당하는 요즘 아이들, 정작 비밀의 공간이 필요한건 지금의 대한민국 사춘기 아이들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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