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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헨젤과 그레텔 ㅣ 애덤 기드비츠의 잔혹 판타지 동화 1
애덤 기드비츠 지음, 서애경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12년 8월
평점 :
절판
우리가 알고 있는 그림형제동화집이 원본과는 많이 다르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이 작가의 말대로 이야기가 전해지는 과정에서 아이들을 배려해 '무섭고 잔혹한 대목'을 쏙 빼버린건지, 의도적으로 이야기의 뼈대만 남겨놓고 다른 살들을 붙인건진 잘 모르겠다.
아무튼 『사라진 헨젤과 그레텔』은 기존에 알고 있던 부모에게 버림받은 남매의 이야기가 아니다. 먹고 살기 힘들다고 자식을 내다버린 『헨젤과 그레텔』도 그리 맘에 드는 스토리가 아니었는데 이 책 『사라진 헨젤과 그레텔』은 한마디로 엽기적이다.
무섭고 오싹한 정도를 넘어서 속이 뒤틀린다.
작가는 계속 경고한다. 너무 잔혹해서 배 속이 뒤집혀 죽을 것 같다면, 여기서 멈춰도 좋다 (p 161)는 식으로. 그런데 궁금하다. 얼마나 더 잔인해지는지, 이번엔 어떤 모험을 하게 될지...
욕하면서도 뒷이야기가 궁금해 계속 보게 된다는 막장드라마 같다고나 할까.
그렇다고 이 책이 욕할 정도란 얘긴 아니다.
아직은 재미있다는 이유만으로 아들에게 읽기를 권하고 싶지 않은 정도.
눈에 드러나게 교훈적인 이야기도 싫지만 비상식적인 이야기도 꺼려지긴 마찬가지다.
이 책에 등장하는 헨젤과 그레텔의 친부모를 비롯해 부모로 여기고 싶었던 사람들 중 흰 머리 과수댁을 제외하곤 누구 하나 정상적인 사람이 없다. 헨젤과 그레텔의 친부모인 그림왕국의 왕과 왕비는 충신 요하네스를 살리기 위해 친자식인 헨젤과 그레텔의 머리를 댕강 베어 버린다. 자신을 알아 모신 충신을 죽음으로 내몰았다는 죄책감 때문에 친자식을 버린 아버지. 여기서 시작된 엽기는 책 곳곳에 거침없이 나타난다. 다시 살아난 요하네스가 아이들의 머리를 몸통에 끼워 맞추자 두 아이도 다시 생명을 찾게 되지만 아버지가 자신들의 머리를 베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헨젤과 그레텔은 집을 나가 부모다운 좋은 부모를 찾아서 친부모를 벌하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두 아이에겐 부모 복이 지지리도 없다.
아이들을 잡아 먹는 제빵사 여자, 딸이 너무나 갖고 싶어 친자식 7형제를 제비로 만들어 버린 아빠, 귀족 부부등 헨젤과 그레텔을 사랑으로 감싸 안아 주는 부모는 어디에도 없었다.
아무래도 부모의 입장인 내 시선엔 아이들의 용기있는 모험 이야기 보다 부모라는 대상이 먼저 눈에 들어오고 그 부분이 더 각인이 된다. 두 아이의 모험의 끝은 사악한 용이 몸 안에 들어있는 친아빠를 죽이고 왕을 새롭게 태어나게 하면서 해피엔딩의 결말을 맺게 된다.
죽고 죽이는 긴~~ 모험을 끝내고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를 했으나 개운하진 않다.
작가는 이야기 중간중간 자신의 생각을 피력한다.
마치 옆에서 얘기하듯이.
상상력이 돋보이고 재미있는 이야기이긴 하지만 불편하기도 하다.
작가의 말대로 그림형제의 '진짜' 옛이야기가 이렇게 폭력적이고 잔혹하다면 작가의 충고를 새겨들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지금 당장 책을 덮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