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청한 편지가! 시공주니어 문고 2단계 71
황선미 지음, 노인경 그림 / 시공주니어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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쬐그만 것들이 사랑은 무슨 사랑.... 이라고 생각했더랬다, 예전엔.

그 나이 땐 공부나 열심히 하고 연예는 나중에 커서 해도 늦지 않다는 늙다리 관념 때문이다.

요즘 열심히 보는 <신사의 품격>에서 장 동건이 그러더라.

'20대에 무슨 첫 사랑, 첫사랑은 12살에나 하는 거지' 라고. (난 이렇게 기억하는데, 자신없다.--;;;)

그래, 쬐그만 것들이 .. 라던 나의 십대에도 첫사랑이 있었다.

어느 날, 느닷없이 불현듯 아리아리하게 가슴을 후벼파고 들어왔던 사랑이 있었다.

첫사랑의 색깔, 농도는 제각각이다.

 

'사랑, 그 까짓거 ' 랄거 같던 동주에게도 수취인을 잘못 찾아 든 '멍청한 편지'로 인해 꾸역꾸역 물컹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동주의 유치원 동창이었던 영서가 호진에게 전달하려던 연예편지가 모양 똑같은 동주의 가방에 들어 가는 배달사고가 난다. 잘못 배달된 영서의 편지로 인해 동주의 일상은 혼란스러워지고 편지를 원위치 시켜려던 동주의 계획은 번번이 실패하게 된다.

아프리카로 떠나게 될 영주. 편지는 대상을 잘못 찾아 들고 거기다 어린이날 축구시합을 둘러 싸고 호진과 영서는 갈등을 겪게 된다. 둘을 보며 심란해진 동주의 눈에 영서가 들어 오기 시작한다.

마냥 유치원 동창 꼬맹이로만 여겼던 영서가 어느 날 소녀로 보이기 시작한거다.

어린이날 축구시합에서 얼떨결에 골키퍼를 맡게 된 동주에게 영서는 둘 만의 오래된 신호를 보내고, 영서가 찬 공을 온 몸으로 막아낸  뒤 기절한 동주의 머리속에는 영서의 신호가 맴돈다.

이렇게 이상한 느낌은 처음이다. 정말 싫다. 짜증 난다. 마음이라는 것도 모양이 있을까. 그건 물컹할까. 그런가 보다. 내 속에서 꾸역꾸역 물컹한 게 생겨나 목구멍까지 올라오고, 삼키고 또 삼켜도 목에 달라붙어 나를 답답하게 했다. 열이 나는 것 같고, 울고 싶고. (p100)

동주의 첫사랑은 이렇게 꾸역꾸역 물컹하게 자리잡았다.

아프리카로 떠나는 영서에게 코알라 대신 왕눈이 개구리 목 베개를 선물하고 영서는 동주의 이마에 뽀뽀를 해 준다. 영주네 이삿짐 차가 떠나고 홀로 남겨진 동주는 또 다시 목에 걸리는 뭔가를 느낀다. 또다시 속에서 물컹한 게 꾸역꾸역 올라와 목에 걸렸다. 그걸 삼키는데 가슴이 너무나 아팠다. 눈물이 나올만큼. (p109)

사랑앓이를 시작한 동주는 이 첫사랑의 흔적만큼 몸도 마음도 성장해 가겠지.

 

사람은 누구나 처음 이성을 사랑하는 순간을 경험합니다. 아주 놀랍고 어여쁜 순간. 그런 순간에 아이들은 성장합니다. 감정을 존중 받으며 자란 아이는 남을 이해하는 사람이 되고, 훨씬 멋지게 살아 갈 거예요. 사람에 대한 관심은 건강하고 아름다운 에너지거든요.

작가의 말로 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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