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스터 콜스 - 영화 [몬스터콜] 원작소설
패트릭 네스 지음, 홍한별 옮김, 짐 케이 그림 / 웅진주니어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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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이 책의 방점을 어디에 찍을까?

평상시의 맑은 정신으로도 많은 단어들이 제각각 노는데, 지금 이렇게 어질어질한 머리로 어떻게 정리를 해야할지 참 난감하다. 며칠, 병원 신세를 지는 동안 이 책을 손에 쥐고는 있었지만 허약한 내 몸이 정신을 붙들고 있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래도 짬짬이 읽어 내었다. 읽는 동안  그런 생각을 했더랬다. 왜 하필 이 책을 들고 오라고 했을까? 라고.

부스스한 머리에 팔엔 링거를 꽂고 얼굴엔 핏기마저 없는 모양새를 하고 있는 병실에서 이런 어두침침한 책을 들고 앉았다니. 것도 삶과 죽음의 갈림길에 서 있는 엄마가 나오는.

애당초 책을 읽는 행위 자체가 무리이긴 했지만 정신이 혼미하지 않으니 그나마 다행이었다.

 

2.이 책의 카테고리를 어디로 정할까?

'엄마책', '아들책' 중.

청소년 도서로 분류되는 책들은 대부분 '아들책'의 카테고리에 연결하지만 이 책은 '엄마책'으로 분류하기로 했다.

아직 4학년인 우리 큰 아들, 억지로 보라고 권유하지 않아도 슬금슬금 책꽂이에 꽂힌 책들을 맘 가는데로 꺼내본다. 많지 않은 책이지만 아들은 책 읽는 시간을 행복해 한다. 아마 이 책도 멀지 않은 시일에 아들의 눈에 꽂히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잠시 이 책은 엄마책이 모여있는 곳에 두려한다.

겁많은 아들, 이 책의 강렬한 흑백 그림들에 압도당할듯 해서.

 

2011년  <갤럭시 내셔널 북 어워드>, <뉴욕타임스>, <커커스 리뷰>, <퍼블리셔 위클리>등에서 청소년책을 수상하거나 선정되었던 책 <몬스터 콜스>.

시본 도우드가 구상하고 그의 사후 패트릭 네스가 만들어 낸 작품이다.

괴기스러운 분위기의 그림들은 섬뜩할 정도이다.

 

시한부 인생을 살아가는 엄마와 함께 생활하는 코너는 밤마다 악몽을 꾼다.

악몽인지 실제인지 알 수가 없다.

 

허우적거리며 달아나고 싶어도 다리가 움직이지 않고 잘 보려고 눈을 아무리 크게 떠도 안개속처럼 어렴풋하기만 한, 살려달라고 고함지르고 싶은데 목에선 아무 소리도 나오지 않는 그런 악몽을 꿔 본적이 있다. 이건 꿈인데, 이건 꿈이야, 깨어나면 끝날 꿈이라고, 자면서도 꿈에서 헤어나고 싶어 몸부림치게 만드는 악몽. 한동안 이런 악몽속에 살았던 적이 있었다. 뒤늦게서야 해몽이 되었던 무서운 꿈을 밤마다 꾸었던 기억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나에게도.

 

코너에겐 죽음을 앞둔 엄마외에도 사사건건 부딪히는 외할머니, 이혼한 아빠, 그리고 친구들의 왕따로 힘겨운 하루하루를 살아낸다.

"착한 아이야. 네가 그렇게 착하지 않아도 되면 좋겠구나."

이별을 준비하는 엄마의 마음.

언젠가 다가올 엄마의 죽음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 코너는 몬스터의 시답잖은 이야기들이 귀찮기만 하다. 감추어진 비밀, 인정하고 싶지 않은 진실. 엄마와의 이별을 인정하는건 너무나 어렵다.

무엇이 진실일까?

엄마를 보내고 싶은 마음? 엄마를 붙잡고 싶은 마음?

몬스터의 길었던 이야기는 코너의 마음속 깊이 숨어있던 처연함을 꺼집어내 의연하게 엄마를 보낼 수 있게 해준다.

"엄마를 보내기 싫어요."

"알아, 내 아들. 알아."

"보내기 싫어요."

 

잠시 보지 못하는 이별도 아플진데, 영영 떠나보내야 하는 이별은 얼마나 큰 상처가 되는지 겪어 본 자는 안다. 비록 진실이 두려울지라도 용기를 내어 맞아야 한다.

눈물샘을 자극하지 않고도 죽음을 이야기하는 좋은 책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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