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려라, 국자다리 샘
버클리 브레스드 글.그림, 유미래 옮김 / 푸른나무 / 2012년 2월
평점 :
절판


 

드라마나 영화,  책, 어디에서고 착하고 선한 주인공은 힘 없고 한없이 어질기만 하다. 

사악한 주변인물들은 어쩜 그리도 영악한지. 시종 승리의 미소를 짓다 결정적인 한 방에 무너지는 것도 공통분모다. 난 이게 불만이다. 왜 선은 악보다 좀 더 똑똑하게 나오면 안되는지, 매번 당하다 말도 안되는 어퍼컷 한 방으로 악을 물리치는 이런 설정들이 못마땅하다.

이건 마치  수학공식과 같다. 변의 길이가 다른 다양한 도형의 넓이를 구하는것과 같은.

말하자면 닳고 닳은 주제라는거다. 그래도 사람 마음 한 구석을 건드리는 애잔함이 있고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에 빨려들게 만드는 재미가 있어 뻔한 결말이 눈에 보여도 책을 손에서 놓을 수가 없다. 이 책도 예외없이 딱 이 범주에 드는 책이다.

 

<달려라, 국자다리 샘>은 현재 <드림웍스>에서 영화로 제작중이라 한다.

실감나는 삽화들 덕에 책은 한 편의 애니메이션이었다.

아주 혈통좋은 개, 샘이 얄궂은 운명에 빠져들게 된 건 순전히 오해때문이었다.

개 경연대회에 참가시키기 위해 부자집 마나님인 부시부인이 주문한 개, 샘은 전설적인 두위글로츠 순종이었다. 샘의 몸 구석구석을 살펴보던 부시부인의 행동을 샘은 자기를 잡아먹으려는 것으로 생각하고 개 우리에서의 탈출을 시도한다.

계단에서 굴러 떨어진 듯한 뚱뚱한 부시부인을 순순히 따라갔다면 샘은 1%의 명품개 품위를 유지하며 살았을텐데 말이다.

탈출을 시도하던  샘은 부모를 잃고 외삼촌네로 향하던 하이디와 운명적인 만남을 가지게 된다.

하이디의 도움으로 우리를 박차고 나온 샘은 외삼촌집으로 향하던 하이디가 탄 차에 올라타게 되고 약간의 소동을 겪은 후 "사자 개, 샘"이란 이름을 얻게 된다.

피지로 갈 계획을 세웠던 하이디와 명품개 샘의 인생은 둘이 만나게 됨으로서 어긋나기 시작한다.

이미 외삼촌집에 살고 있던 캐시어스의 시기와 질투로 인해.

오롯이 혼자만 사랑을 독차지하고 싶었던 캐시어스의 모함으로 샘은 하이디의 곁을 떠나게 되고 많은 우여곡절을 겪는 과정에 다리 하나를 잃게 된다. 그 짧은 다리에 새로운 동반자가 국자를 달아 "국자다리"로 불리는 샘. 빚에 내몰린 주인이 국자다리 샘을 투견장으로 데리고 가고 거기서 캐시어스를 다시 보게 된다. 개 경연대회의 포스터에서. 샘은 캐시어스에 대한  분노로 복수를 다짐하게 된다. 밑바닥 1%의 망가진 개들과 함께.

하지만 캐시어스를 죽이고먀 말겠다는 생각도 하이디를 보는 순간 사라지게 된다.

 

너무나 통속적인 말이긴 해도 진실은 언젠가 드러나게 되고, 진심은 통하게 되어있다.

하이디는 캐시어스의 음모를 눈치채고 한 쪽 다리가 잘려나가 볼품없이 변해버린 샘과 해후하게 된다.

멀고 먼 길을 돌아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 하이디와 샘.

 

사랑, 음모, 복수의 톱니바퀴들이 잘 맞물려 있어서 자잘한 재미가 있다.

만들어지고 있다는 영화의 장면장면들도 상상이 된다.

국자다리 샘을 기대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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