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 손수건, 포포피포

거짓말 손수건, 포포피포 ㅣ 철학하는 아이 8
디디에 레비 지음, 장 바티스트 부르주아 그림, 김주경 옮김, 이보연 해설 / 이마주 / 2017년 5월

내 아이가 거짓말을 한다면 가슴이 덜컥 내려앉을 것 같단 생각이 들어요.
지나치게 규범적인 엄마라 그런가봅니다.
그런데 거짓말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배운 그림책 한 권을 소개하려고 해요.

거짓말을 할 때마다 손수건으로 꼭 싸매면 감쪽같이 감춰주는 손수건이 있어요.
주인공 클로비는 거실에서 신나게 축구공으로 묘기를 부리다가 그만 엄마가 아끼는 하마 도자기를 깨뜨립니다.
깨진 도자기를 손수건이 싸서 주머니 속에 집어넣어 감췄던 클로비에게 깜짝 놀랄 일이 일어나지요.
깨진 조각들이 감쪽같이 사라지고 대신 손수건에 스며들어 무늬가 생겼네요.
덕분에 도자기를 깨고도 엄마한테 혼나지 않았어요.

먹기 싫은 껍질콩을 한번 더 손수건으로 쌌던 클로비는 거짓말 손수건 포포피포가 껍질콩을 다 흡수해버리는 덕분에 부모님께 칭찬까지 받게 됩니다.
거짓말의 묘미를 맛 본 클로비의 거짓말은 이제 날개를 단 듯 점점 늘어나지요.
그런데 거짓말이 늘어남에 따라 작은 손수건에 불과했던 포포피포는 스카프만큼 커졌다가 나중에는 목에 다 두르기도 힘들 정도로 커져버립니다.
클로비를 그림자처럼 따르는 거대한 포포피포 때문에 잠도 제대로 잘 수 없게 된 클로비는 이제서야 아차싶은 생각이 들어 반성을 하게 됩니다.

클로비가 하나씩 진실을 털어놓을 때마다 조금씩 크기가 줄어드는 포포피포는 다시 원래 크기의 작은 손수건으로 돌아옵니다.
그리고 클로비도 더이상 거짓말을 하지 않는 정직한 소년이 되었구요.

거짓말이라는 어두운 소재를 기발하고 조금은 엉뚱한 손수건에 담아낸 그림책 포포피포를 통해 그림책이 가진 상상력의 힘을 다시 한번 느껴본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