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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초등 엄마가 된다 - 연년생 아들을 키우는, 초등 교사 엄마의 리얼 환장 에세이
이은경 지음 / 가나출판사 / 2018년 10월
평점 :
초등교사이자 두 아들을 키우는 엄마의 에세이라기에 읽어보기 시작했다. 나와의 공통분모가 많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러면서 또 초등과 중등이라는 차이점이 있어서 궁금하기도 했다.
요즘 나도 격하게 공감하고 있지만 아들은 아무리 차분한 성격이라해도 본질적으로 활동성을 기본적으로 갖고 있는 아이들이다. 아들을 키우면서 한번쯤 겪어봤을 법한 그런 이야기들이 많았다. 오늘도 층간소음의 가해자가 될까봐 벌벌 떨며 살고 있으니 말이다.
동재가 아직 초등학교에 들어가려면 3년이나 남았지만 주변에서 흔히 들어오던 초등학교 1학년 엄마들의 반모임 편이 가장 궁금했다. 초등학교 선생님 조차 엄마가 되면 그 자리를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나보다. 작가도 매우 부담스러워하며 참석한 반모임인걸보면. 가끔 동재와 놀이터에 나가보면 벌써 아는 엄마들끼리 인맥이 형성되어 아이들이 노는 동안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다른 사람들과 쓸데없이 엮이기 싫어하는 나의 성격 탓인가, 난 아직까지는 그리 함께하고 싶지 않더라. 같은 반이라는 조금 더 작고 결속력있는 모임이 형성되면 생각이 달라질지는 모르겠다.
그리고 두번째는 읽으면서 괜히 슬펐던 늙었다는 말을 허하소서 편이 기억에 남는데, 나의 엄마가 50대 아저씨들을 보고 젊은이라 부를 연세가 되었다는 것이 나도 모르게 참 슬펐다. 그만큼 나의 엄마가 늙었다는 증거가 되기도 하니 말이다. 나 또한 직장생활과 육아를 병행하며 바쁘게 살아가느라 부모님을 돌아볼 틈이 없는 상황인데 그래서 이렇게 바쁜 시기가 지나면 부모님을 잘 챙겨드려야지 하는 마음도 없지 않았다. 그런데 작년에 아빠가 갑자기 돌아가시면서 부모님께 효도하는 것도 내일로 미루면 안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나 할까. 난 아빠가 돌아가시고 나서야 그걸 알게되어서 살아가는 내내 아빠에겐 미안함을 안고 살아갈 것 같다. 그리고 더불어 엄마나 아버님, 어머님께는 지금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또 하게 된다.
동재가 커갈수록 나의 행동과 말투 하나 하나에 더 신경을 쓰게 된다. 물론 훨씬 그 이전부터 아이는 나의 모든 부분을 흡수하고 있었으나, 지금은 그게 내 몸으로도 느껴지니 말이다. 가끔 아직 어리니까 라는 이유로 동재의 의견을 묻지 않거나 묻고도 그냥 넘길 때가 있었는데 동재는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예민했다. 아주 사소하게 밥을 먹다가 반찬만 먹고 밥이 많이 남았길래 김주먹밥 만들어줄까 하니 아니라고 대답했다. 그런데 난 습관처럼 김자반을 가져와 주먹밥을 만들고 있었다. 그런 나를 보며 동재가 난 주먹밥 하지 말라고 했는데 라고 말하는 순간 아차 싶었다. 아이를 나와 동등한 인격체로 대하는 것이 참으로 어렵고 많은 노력이 필요함을 느끼는 순간이다.
나의 행동와 마음가짐은 순간순간 이탈하지만 이런 육아서를 통해 또 한번 마음을 다잡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