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판사에서 제공한는 책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재미있는 이야기는 그 자체로 생명력이 있다는 것을요."P270
전건우 작가의 책은 몇 년 전 <고시원 기담>으로 처음 만났다. 올해에 다시 작가의 책을 찾아 읽기 시작했다. <어두운 물>, <어두운 숲> 이 시리즈가 꽤나 무서워서 작가의 소설을 계속 찾게 된 주요 소설이 되었다. 그래도 지난주에 읽었던 <훙담>이 가장 기억에 남을 만큼 신선하고 쇼킹한 무서움을 선사했기에 전건우 작가의 신작은 믿고 찾게 된다.
<채록: 기이한 이야기>는 작가의 첫 장편소설 <밤의 이야기꾼들> 출간 후 10년 만에 독자들의 속편 요청으로 나온 책이다. 그만큼 더 탄탄하고 더 오싹한 스토리를 기대하게 된다. 주인공 '나'는 밤의 이야기꾼들' 취재 의뢰를 받고 흉가인 장미 저택을 찾게 된다. 유령이 나오는 흉가로 유명한 곳에 사람인지 귀신인지 분간이 힘든 모인 사람들이 들러주는 이야기. 어둡고 서늘한 느낌이 흉가에서 나오는 것인지 모인 사람들로부터 나오는 것인지 시작부터 긴장감 빵빵하게 몰입감을 선사하면서 '나'는 모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진행자인 노인이 유일한 규칙인 '자신과 관련된 이야기만 됩니다' 알려주고 총 6편의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보내주는 사람'. 딸은 췌장암 판단으로 길어야 5개월 남은 아빠를 호스피스로 보낸다. 사채 빚이 있었던 딸은 빨리 아빠가 죽기를 바라는데 이런 딸의 바람과 달리 아빠는 생명의 끈을 놓지 않는다. 빚 독촉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딸은 '보내주는 사람'을 찾게 된다. 단 하루 만에 아빠를 보내줄 수 있다고 장담하는 그의 말. 그리고 그 방법에 소름이 돋을 정도로 무서웠다. 우리는 흔히 못된 짓을 하고 벌을 받을 때 쌤통이라고 하거나 인가응보라고 하는데 등골이 싸늘해 질 정도의 무서운 이야기에서도 자기 꾀에 자기가 넘어간 딸의 결말에 통쾌함 마지 들었다.
첫 이야기부터 밤에 읽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두 번째 이야기 '원' 또한 만만치 않게 무섭고 무서웠다. 자신이 승진에서 떨어졌다고 울분을 토할 때 부하 직원이 알려준 무당을 찾아간 주인공 O는 라이벌 '윤부장' 저주 의식을 하게 된다. 제웅(짚으로 만든 저주 인형)을 사용한 저주 의식 때문인지 윤 부장에게 주변에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결곡 윤 부장마저 죽게 되는데... 라이벌이 사라졌다고 과연 행복할까? 사람의 욕심의 끝은 어디인지 이 또한 인과응보의 결말이 아닐지... 예상치 못한 결말에 어느 누구 하나 행복한 삶을 사는 사는 게 없어 보인다. 씁쓸하다.
'야간 경계 근무'는 군대에서 화약고 관련된 군대 괴담으로 무서운 이야기 단골손님 정도라고 생각하고 읽었는데 꽤 흥미로운 추리소설처럼 느껴지고 안타까움도 느껴지는 이야기였다.
'Watcher' 단순 영상을 보는 것만으로도 큰돈을 벌 수 있는 아르바이트 자리. 자켜보는 영상이 바로 내 이웃에서 일어나는 일이라면, 그것도 지금 동시간대에 일어나는 일이라면... 영화처럼 충격적인 설정에서 더 무섭게 느껴지는 이야기였다.
'풋잠' 연이은 무서운 이야기 속에서 70대 노인의 자신의 첫사랑 이야기의 따듯함마저 느낄 수 있는 순간이라 마음이 조금 편안해지는 시간이었다.
'낯익은 이방인'은 취재차 모임에 참석한 '나'의 이야기다. 자신의 작품에 나오는 별 존재감 없이 죽임을 당하는 K라는 존재가 실제로 자신의 주변에 나타나는 이야기다. 자신도 인식할 수 없는 사이에 마무리된 소설까지... 무서운 이야기라고 느껴지기보다는 미스터리한 이야기라고 할까? 자신이 겪은 이야기라 긴장감이 더 전해지는 이야기였다.
이렇게 충격적이면서 무서운 결말의 이야기에서 누구나 생각만 해도 좋았던 그 시절 첫사랑 이야기 속 달걀귀신 이야기까지. 기이하고 무섭고 통쾌하면서 자꾸 생각나는 이야기로 꽉 채워져 있기에 단숨에 읽었어버렸다. 특히 무서운 이야기를 좋아하는 우리 딸내미들에게 바로 이야기꾼으로 변신해서 전달했다. 우리 딸내미들이 읽어도 괜찮을 모나게 비틀거나 악한 이야기가 아니 기이하면서 재미도 있고 무서움은 더 있는 여름에 읽기에 좋은 소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