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 솔이는 초등학생이었을 때 늘 자신과 같이 놀아 주었던 아빠가 하루아침에 말도 없이 집을 나가버린다. 며칠을 기다려도 아무 연락이 없어 결국 엄마는 가출 신고까지 하게 되었고 그 후 다시는 아빠를 찾지 말라는 말을 경찰로부터 전해 듣게 된다. 이혼도 하지 못하고 아빠를 기다리는 엄마는 정신적 충격으로 힘든 시간을 보낸다. 부부 사이에 어떤 말 못 할 사연이 있었더라도 자식에게만큼은 그 사정을 설명하고 이해해 달라는 말이라도 했었야 하는데 아빠라는 사람은 그냥 떠나버렸다. 모녀만 남겨두고 연기처럼 그 집에서 사라졌다. 남은 사람은 하루하루가 고통이었을 것이다. 특히 엄마가. 남편을 잃은 상실감은 필요하지 않는 물건을 사서 집에 저장하는 것으로 그것도 모질라 쓰레기까지 집에 쌓아 놓아 것으로, 집이라는 공간이 더 이상 사람이 살 공간이 아닌 솔미에게는 벗어나고 싶고 탈출하고 싶은 그럼 공간으로 변했다. 하지만 딸 솔미는 하나밖에 없는 가족 엄마를 지키기 위해 엄마의 엄마가 되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솔미의 계획하에 엄마는 조금씩 변해가는데... 그리고 솔미 앞에 중학교 동창 수오가 나타나면서 잔잔하지만 그들의 우정과 사랑 이야기도 심쿵 해진다.
내가 읽는 소설의 9할은 미스터리 스릴러 추리 소설이다. 더 긴장감이 넘치고 더 짜릿한 반전이 있고 더 자극적인 범죄와 살인이 넘쳐나는 그런 소설을 좋아하고 즐겨 찾아서 읽으면서 이 무더위를 이겨내고 있다. 한 마디로 도파민 쩌는 소설위주로 읽었다. 그런 나에게 <가을 방학>은 내 깊은 내면의 감정들이 살아나면서 잔잔하지만 울림이 있는 힘이 있는 소설로 기억에 남을 것이다. '모녀'라는 의미는 나의 엄마와 나와의 관계에서 이제는 나와 딸과의 관계로 이어지면서 더 깊게 이해되고 공감하게 되는 단어가 되었다. 소설 읽으면서 내내 나와 우리 엄마를 그리고 나와 내 딸들의 미래를 준비해야 할 시간으로 여겨지면서 다시 읽어 보고 싶은 소설이 되었다. 자극적인 내용은 없었지만 내 마음을 자극하는 따뜻하고 감동적인 스토리 전개에 용기를 얻게 되는 소설이었다.
"그날 이후로 모든 것이 명확해졌다. 엄마의 상한 마음을 치료하는 것이 나의 목표가 되었다. 엄마에게 마음을 써주는 사람, 엄마를 가여워하며 쓰레기 집에서 구해줄 수 있는 사람은 나뿐이었다."p121
"나는 살면서 수많은 용기를 냈다. 처음 스스로 번 돈으로 청소 업체를 불렀을 때도, 엄마의 엄마가 되겠다고 다짐했을 때도..... p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