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어느 도망자의 고백
야쿠마루 가쿠 지음, 이정민 옮김 / ㈜소미미디어 / 2022년 7월
평점 :
명문대를 다니는 20살 마가키 쇼타는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친구들과 술을 마시고 귀가하였다. 그날 밤 여자 친구 아아카에게서 급한 문자를 받게 된다.
"지금 당장 날 보러 오지 않으며 헤어질 거야"
마가키 쇼타는 대중교통이 끊긴 늦은 시간이라 빗길에 음주 운전을 하다 그만 뺑소니 사고를 내게 된다. 그는 사람을 치고도 멈추지 않고 200미터나 끌고 갔고 결국에 사람이 죽게 되었다. 다음 날 마가키 쇼타는 경찰에 체포되었다. 자신의 음주 운전은 인정하지만 빗길에서 동물을 치였다고 사람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법정에서 밝혔다. 결국 마가키 쇼타는 징역 4년 10개월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하게 된다.
소설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1부에서는 20살의 남자가 뺑소니를 내고 법정에서 선고를 받는 과정을 담담하게 자세히 다룬다. 2부와 3부에서는 출소 후 쇼타의 이야기가 계속된다. 1부에서 하루아침에 음주 운전, 뺑소니에 의해 아내를 잃은 여든을 넘긴 남편은 아들이 자신들의 집으로 모시려고 하지만 그는 자신은 해야 하는 일이 있기에 쇼타가 사회에 나올 때 살아야 한다고 의미 있는 말을 남긴다.
시간이 흘러 사회에 돌아온 쇼타, 하지만 쇼타로 인해 그의 집은 산산이 부서졌다. TV 출연까지 하셨던 유명한 교육 평론가 아버지는 술로 버티다가 결국 엄마와 이혼하시고 혼자 사시고 결혼을 앞두고 있었던 누나는 결국 결혼을 하지 못했으며 엄마와 누나는 성까지 바꿨다. 이 모든 책임이 자신의 잘못이기에 그는 가족 앞에도 나서기가 도움을 요청하기도 힘들다. 더욱이 사회의 따가운 시선으로 일자리 구하는 것도 힘든 상황에 겨우 아르바이트로 하루하루를 버티며 살아간다. 어느 날 힘들게 살아가는 쇼타 앞에 과거의 여자 친구 아야카가 나타난다... 그리고 그가 사는 연립 주택 옆방에 80대의 노인이 이사 오게 된다...
뺑소니 교통사고로 인해 어린 나이에 인생의 힘든 시련을 겪고 자립하기 힘든 상황에 놓인 남자, 수사 과정과 법정에서 끝내 자신의 여자 친구를 보호하려 했던 남자 이야기다. 평범했던 한 남자가 어느 날 세상 모든 사람들이 알아보고 손가락질하는 파렴치한 가해자가 돼버렸다. 작가는 누구나 사건의 가해자가 될 수 있다고 한다. 내가 가해자라면 나 또한 어떤 선택을 했을지 스스로에게 물어보고 솔직하게 모든 것을 밝힌 진정한 용기가 있는지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진정한 속죄의 의미는 생각하게 되었다. 단지 자신의 잘못에 대한 형기를 다 채우는 것이 아니라 용기 있게 진심으로 피해자에게 용서를 구하지 것이라고 그렇지 않으며 그의 남은 삶은 비겁하게 살 수밖에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더 생각하게 되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