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은 여자가 되나니 - 아킬레우스의 노예가 된 왕비
팻 바커 지음, 고유라 옮김 / 비에이블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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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킬레우스의 노예가 된 왕비

<침묵은 여자가 되나니>

팻 바커 지음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유명하고 흥미로운 부분은 트로이 목마가 등장하는 트로이 전쟁이다. 그리스와 트로이와의 10년간 전쟁의 종지부를 찍는 트로이 목마와 거기에 신과 인간 사이에서 태어난 전사 아킬레우스의 영웅화 묘사는 책으로나 영화를 통해서 이미 많이 접해 보아 낯설지 않다. 언제나처럼 전쟁에서 승리한 자는 영웅으로 만들어지고 그 영웅을 최대한 포장하고 과장하여 그의 업적을 알리게 되어있다.

<침묵은 여자가 되나니>에서는 기존에 알고 있었던 전쟁 영웅들이 모두 등장한다. 하지만 그들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그보다 전쟁 영웅 이면의 사람들 즉 전쟁에서 패배한 자들의 여자들이 노예로 살아가야 했던 목소리를 전하는 이야기이다.


브리세이스는 14살에 왕비가 되었지만 몇 년 후남편과 자신의 가족들이 아킬레우스와의 전쟁에서 죽게 되었다. 칼조차 들지 못했던 어린 남동생마저 자신의 눈앞에서 도륙되는 것을 지켜봐야 했던 그녀다. 도시에 남아 있는 남자들은 모두 죽게 되고 여자들만의 전쟁의 전리품처럼 취급되는 노예가 된다. 브리세이스또한 아킬레우스의 선택으로 그의 여자로 아니 노예로의 삶을 살게 된다. 살아남은 여자들은 자신의 남편이나 아들을 죽인 자들의 여자로 살아가게 된다. 심지어 그들의 자식까지 임신하면서 살아남는다. 이렇게 전쟁에서 승리한 자들을 이야기가 아닌 그들에게서 고통받았던 세상 바닥까지 떨어졌지만 살아남아야 했던 고통의 이야기라 더 오래 기억에 남을 것이다.

역사는 늘 승자의 편이었다. 그들을 영웅시하고 그들의 활약에만 초점을 맞춘다. 하지만 그런 전쟁에서 노예로서 살아남았던 자들 또한 기억해 줘야 한다. 그들이 받았던 차별과 유린과 학대를 그리고 결코 전쟁은 그 누구도 진정한 승리를 안겨주지 않는다는 것을....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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