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착같은 장미들
이우연 지음 / arte(아르테)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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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가 만들어 낸 의미의 집적,

주체하기 어려운 격정

그 위에 그려진

묵직하고 충격적인 세계

<악착같은 장미들>

이우연 장편소설

소설의 첫인상은 다른 소설에서 느낄 슨 없는 낯섦과 신선함, 압도감이었다. 낯섦은 책의 제목에서부터이다. 장미를 수식하는 수많은 형용사 중에서 '악착같은' 형용사는 처음 접한다. 제목이 주는 낯섦은 바로 강렬함으로 바뀌고 책을 읽으면서는 안도감과 긴장감으로 중압감마저 느껴졌다. 첫 번째 스토리는 인어이다. 우리에 갇힌 인어와 그 인어를 소유한 남자, 그리고 남자보다 더 인어를 자기 것으로 만들고 싶은 소녀의 이야기다. 첫 페이지를 읽는데 꽤 오래 시간이 필요했다. 특별한 스토리가 없이 이야기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정말 일관되게 의식의 흐름으로 소녀는 자신의 감정을 나열한다. 참 긴장하면서 집중하면서 마치 수능 시험 보듯 읽어내려갔다. 그리고 느꼈다. 어렵다. 인내심을 요한다. 집중을 요한다. 작가의 천재적인 필력에 나의 문해력은 따라갈 수 없음을 나의 부족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소설을 읽으면서 계속 드는 의문이 있었다. 장편소설이라고 하는데 스토리의 연결 없이 생각의 흐름만이 나열되어 있어 좀처럼 이야기의 공통점을 찾기 힘들었다.

굳이 찾는다면 한결같은 난해함과 작가 자신과의 싸움을 여실히 드러낸 무거움과 마지막으로 글의 톤이다. 처음부터 변함없이 한 옥타브 올려 부르는 노래처럼 격앙되어 있다. 좀 쉽게 넘어가는 구절이 있어야 따라 부르며 흥이 생기는데 계속 목이 터져라 화나고 울분을 토하는 분위기의 글이라 읽는 내내 긴장하게 만든다. 스토리의 긴장감을 글의 몰입도를 높이는데 글의 분위기가 주는 긴장감은 몸의 경직 머리의 경직을 불러일으켜 쉽게 피로감을 주었다. 한편으로는 내가 계속 읽어내려가는 즐거움과 인내심의 끝에 만나는 성취감도 느끼게 만드는 소설이다. 글에서 만나는 3인칭의 그녀와 혹은 여자 그리고 그를 통해 작가가 알려주는 소재의 특이함과 글의 난해함에서 또 다른 세계를 만나는 작지만 굵고 강한 여운을 느낄 수 있는 새로운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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