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우에노 스테이션
유미리 지음, 강방화 옮김 / ㈜소미미디어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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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도쿄 올림픽이 연기되고 올해에 우여곡절 끝에 열렸고 이런저런 뉴스만 남기고 마무리 지어졌다. 여러 뉴스 중에서 아직도 뇌리에 남아 있는 건 도쿄 올림픽 동안 도쿄의 노숙자들이 그들의 삶의 터전을 잃고 쫓겨나게 생겼다는 뉴스였다. 생각보다 노숙자들이 많은 도쿄의 이면적인 모습에 일단 놀랐고, 그 많은 노숙자들이 하루아침에 자신의 터전을 잃고 쫓겨나서 어디서 어떻게 살아가게 될지, 국가도 책임을 지지 않는 소외된 이들은 비단 일본에서만 일어나는 일은 아니기에 없는 자들과 소외된 자들이 더 살기 힘든 코로나 시기에 함께 고민해야 할 과제로 느껴진다.

이런 시기에 만난 <도쿄 우에노 스테이션>이 더 의미 있게 다가온다.

"이 단조로운 풍경 속 어딘가에 아픔이 존재한다."

"이 비슷비슷한 시간 속에 아픈 순간이 존재한다"P11

하루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우에노역, 근처 우에노 공원은 노숙자들의 삶의 터전이다. 늙은 노숙자 가즈도 이곳에서 살고 있다. 어떻게 이곳까지 오게 되었는지 왜 이런 선택으로 그를 이끌었는지 그의 고된 삶을 들여다본다.

1933년 생은 그는 8남매의 맏이로 태어난다. 워낙 가난한 가족의 맏이로 아버지와 함께 가족 부양의 의무로 떠안고 오직 돈을 벌기 위해 어린 나이에 집을 떠나 도쿄로 올라온 그였다. 1964년 도쿄 올림픽 공사 현장에서 일하며 가족을 부양했다. 결혼해서는 그의 삶의 무게를 부인과 함께 짊어지며 열심히 살았다. 하지만 그는 벗어날 수 없는 가난이라는 굴레만큼 불행한 일은 그를 떠나지 않았다. 늦은 나이에 얻은 외아들이 스무 살의 나이에 갑작스럽게 죽게 되었다. 타지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죽음이었다. 불행은 언제나 더 크게 오는 법, 고생만 했던 아내도 갑자기 죽게 된다. 가난에서 벗어나려고 열심히 산 것밖에 없는 그에게 견디기 힘든 시련의 연속이었다.

현재 우에노 공원에서 같이 지내는 노숙자들의 삶과 가즈의 힘들고 불행의 연속이었던 그의 삶을 들여다보면서 이 시대의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말하는 작가의 통찰력에 놀랐다. 무겁고 축축한 느낌의 소설의 분위기에 독자들은 마음 한구석에 통증처럼 다가오는 문제들을 인식하게 된다. 이런 아픔을 드러내는 작가의 용기에 응원을 보낸다.

"나는 갈 곳,도 있을 곳도 없는 사람을 위해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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