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율리 체 지음, 이기숙 옮김 / 그러나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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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평범해 보이는 우리 시대 젊은 아빠의 모습을 한 헤닝이 등장한다. 맞벌이 부부로 남편인 헤밍이 좀 더 육아와 살림에 부인보다 시간을 쓰고 있으며 4살 아들과 2살 딸을 둔 행복해 보이는 가족이다. 크리스마스와 새해 휴가를 가족들과 보내기 위해 인터넷으로 가격을 비교하여 헤닝은 란사로테 섬으로 정하고 가족들과 2주일간 휴가를 떠났다. 그곳에서 헤닝은 자전거를 빌려 혼자 페메스를 오르게 된다. 소설은 가족과 같이 휴가를 왔지만 혼자 자전거를 타고 페메스를 오르면서 헤밍에 삶에 초점을 두어 그의 살아온 날들을 하나하나 떠올리며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이야기하지만 항상 이야기의 시작은 다시 현재 1월 1일로 자전거 타는 헤밍으로 돌아온다.
몇 페이지를 넘기면서 헤밍의 문제점이 보이기 시작한다. 헤밍의 표현을 빌리자면 '그것'이 그의 삶에 불쑥 찾아와 그를 힘들게 한다. 헤밍은 스트레스성 공황 장애를 겪고 있다. 둘째가 태어나서부터는 더 불안해지는 헤밍이다. 남편으로서 아빠로서 한 가족의 가장으로서 그의 역할에 힘들어하는 헤밍을 보면서 우리 시대의 가장을 보는 듯하다. 그의 어깨에 짊어진 짐이 어쩌면 모든 아빠들의 짐이 더 무겁게 느껴진다. 병원에서는 검사를 해도 아무런 이상이 없다고 하지만 헤밍을 자신을 옥죄는 그것으로 불면증에 시달리고 심지어 사랑하는 가족들에게까지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어쩌면 이번 여행은 오롯이 힘들었던 자신을 위한 스스로에게 주는 선물이었다. 가족을 돌봐야 하는 모든 의무에서 벗어나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자신의 트라우마를 이겨내려는 한편으로는 그의 간절한 선택이었는지도 모른다. 그가 왜 이 섬을 선택해서 혼자 페메스에 오르려고 하는지에 호기심이 생긴다.
헤밍의 어릴 때 겪었던 끔찍한 기억으로 평생 트라우로에 시달리며 힘들어하는 헤밍에게 연민의 정을 느끼면서 가족의 의미를 생각하는 소설이었다. 책은 200페이지 정도로 부담없는 양이고 내용도 속도감 있게 전개되어 더 몰입하며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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