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일야방성대학 - 고광률 장편소설
고광률 지음 / 나무옆의자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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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뿔>의 작가, 대학을 해부하다
<시일야방성대학>
고광률 장편소설

부실대학의 문제점과 사학재단의 문제점에 대해서 뉴스를 통해 접해본 적이 있다. 사실 내가 관심을 가졌던 뉴스가 아니기에 그냥 강 건너 불구경하듯 보고 지나쳤다. 하지만 이제는 사회의 전반에 깔려있는 기득권층 중 특히 우리나라 최고의 지성인인 대학교수들의 문제적 발언이나 행동을 알리는 뉴스를 접하거나 사학재단의 비리를 알려주는 프로그램을 접하면서 그냥 간과하고 지나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우리 사회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회적 문제라는 인식을 하게 되었다.
<시일야방성대학>은 개인적으로 자주 읽는 장르의 소설은 아니라 처음에 초반부에 집중하기가 힘들어 읽고 다시 읽기를 반복하면서 소설에 적응해 갔다. 등장인물들도 많고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여러 인물들 중심의 에피소드 중심으로 전개되어 읽고 이해하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점점 이야기에 빠지면서 이건 소설이 아니라 지금 사회의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알리는 고발 시사프로그램 같은 느낌이라는 생각이 들며 집중하며 읽었다.

일광학원 재단의 일광대학교는 일광건 설 창업주이자 일광 학원 설립자 모준오에 의해 세워진 대학이다. 초기에는 일당과 설립에 앞장선 일등 공신인 주시열에 의해 대학 운영이 좌지우지되었고 총장까지 하게 된다. 그 후 창업자의 외아들 모도일이 총장으로 부임하면서 총장 일가와 학교의 운영을 담당하면서 실세로 군림했던 교수들과의 암투가 벌어지면서 학교 운영에서 비리가 나오고 재정 위기도 직면하면서 결국 교육부에 부실대학으로 분류되어 학생들의 데모로 이어진다.
여러 에피소드식으로 소설이 전개되어 중심인물과 관련된 학교에 소속된 인물들과의 갈등이 주 이야기다. 전 총장과 현 총장의 싸움과 실세로 군림하면서 교수계를 주름잡는 고등학교 출신에 따른 파벌, 연구와 교육이 아닌 총장 일가에 충성 경쟁과 견제를 일삼는 '주고박구'이야기, 의과대학 편입을 두고 학생회와 교수와 학교와의 야비하고 비열한 싸움, 비정년 교원과 총장과의 기울어진 싸움 등등 모든 에피소드가 놀라울 정도로 사실적으로 느껴졌다.

작가는 한 대학에 30년 넘는 세월을 재직하면서 자신이 겪었던 사실들이 이 소설에 녹아있었다. 그래서 이 소설을 읽고 불편을 느낄 사람들에 대해 자신의 탓이 아닌 세상의 탓이라며 남다른 배려의 말도 아까지 않을 만큼 그의 소설은 작가의 상상에서 오는 허구라기보다 작가가 직접 보고 듣고 겪었던 일들에 살을 붙은 개연성이 높은 글이었다. 이제 자식을 대학에 보낼 나이가 되니 더더욱 지금의 현실에 작가의 의도를 생각하게 된다.

"오늘날 대학의 문제가 무엇이고 그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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