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를 엮다>,<마호로 역 다다 심부름집>마우라 시온의 최신작<사랑 없는 세계>사람과의 만남에서도 첫인상이 중요하듯, 나는 책과의 만남에서도 겉표지가 주는 느낌을 오래 간직하면서 이야기에 빠지고 자주 그것을 다시 본다. 특히 소설의 경우에는 겉표지의 첫인상과 의미에 빠져보려고 노력한다.이름 모를 여러 식물들과 버섯의 그림이 sf 소설 같은 미지의 세계를 보여주는 듯하면서도 <사랑 없는 세계>라는 삭막한 제목과는 어울리지 않는 듯 느껴져 한참을 보았다. <마로호 역 다다 심부름집>으로 2006년 나오키상을 <배를 엮다>로 2012년 서점 대상을 수상한 작가 마우라 시온, 하지만 나는 작가의 책이 이번이 처음이라 호기심이 크면서 기대도 컸다.2대째 이어오는 양식당 '엔푸쿠데이'에서 일하는 보조 요리사 후지마루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엔푸쿠데이는 말이 양식당이지 양식에서 중식, 일식을 두루 갖춘 정감 넘치는 동네 식당이지만 주방장의 음식 솜씨가 기대 이상으로 좋아 단골손님이 꾸준했다. 후지마루는 식당에서 숙식을 하며 기초적인 식재료 다듬는 일부터 배우면서 배달도 다니고 있다. 식당 근처의 대학교에 배달을 가게 되면서 대학원생인 모토무라에게 사랑을 느끼게 된다. 그녀가 연구하는 식물학에도 남다른 관심을 가졌던 후지마루는 짧은 만남이었지만 식물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해주고 연구 과정까지 상세하게 알려주는 그녀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껴 고백하게 된다."식물에는 뇌도 신경도 없어요. 그러니 사고도 감정도 없어요. 인간이 말하는 사랑이라는 개념이 없는 거예요. 그런데도 왕성하게 번식하고 다양한 형태를 취하며 환경에 적응해서 지구 여기저기에서 살고 있어요. 신기하다고 생각하지 않나요?"P 96 이렇게 서로의 일에 대한 열정이 넘치는 두 남녀의 달달한 로맨스 소설이라고 생각했지만 나의 예상과는 다르게 과학 소설 같은 요소가 너무나 많았다. 상당한 부분이 그녀가 다니는 대학원의 연구소에서 이루어지는 그녀와 그녀의 동료 대학원생들의 일에 대한 열정의 기록이었다. 작가가 식물학에 대한 아주 많은 지식이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며 이들의 연구과정을 읽게 되었다. 물론 어려운 분야지만 자세하게 설명해주여 이해하기는 무리가 없었고 상당한 호기심이 생겼지만 소설의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여 개인적으로 집중력이 부족했다.보통의 로맨스 소설에서 벗어나 새로의 영역을 선보인 신선한 호기심을 준 소설이다. 그리고 처음 들어보는 '애기장대'라는 잡초를 연구하는 식물학의 이해력도 올렸고 이 분야를 연구하는 이들의 열정과 노력에도 새삼 놀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