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엔젤은 어머니의 장례식에 지각했다."어머니 장례식이 있는 날 아침 가족 모두가 분주하다. 빅 엔젤은 결코 늦는 법이 없는 사람이었다. '코리안 타임'이 아닌 '멕시칸 타임'이 통하지 않는 그런 사람이었는데. 다른 날도 아닌 어머니 장례식에 늦게 생겼다. 빅 엔젤은 내일이면 70세 생일을 앞둔 한 가족의 가장이자 데라크루스 집안의 장남으로 성실히 살아왔다. 그의 생일 일주일 전에 100세 어머니가 돌아가셨지만 빅 엔젤은 이번이 그의 마지막 생일이 될 거라는 걸 알고 어머니의 장례를 자신의 생일 전 날로 미루고 장례식을 마친 후 그다음 날 온 가족들이 모인 자리에서 자신의 생일 파티를 열 생각이다. 빅 엔젤은 3주 전 온몸에 암이 퍼져 의사로부터 한 달 남았다는 시한부 판정을 받았다. 정말 그에게 남은 시간은 별로 없다. 어쩜 생일 파티를 끝내기도 전에 죽을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그의 마지막 생일은 온 가족이 모여 성대한 파티를 하고 싶었는데 어머니 장례식에 늦게 생겼다니... 그의 생각은 시작부터 뭔가 불안불안하다.이 소설은 멕시코계 미국인이 빅 엔젤과 그의 대 가족들 이야기다. 빅 엔젤이 사랑하는 아내 페를라를 어린 시절 만난 결혼까지의 사연과 그리고 가슴 아픈 가족 이야기며 어린 시절부터 현재까지 빅 엔젤의 개인사가 쭉 펼쳐진다. 또 특별한 인물, 빅 엔젤의 동생이지만 엄마가 다른 리틀 엔젤의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는 사연을 들려준다. 정말 열심히 살았던 빅 엔젤, 그런 그의 인생을 들여다보면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나이가 드니 감정을 다스리는 게 쉽지 않다. 가족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고 특히 죽음에 대해서 죽음을 맞이하는 자세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죽음이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의 소설이지만 이 무거운 주제를 빅 엔젤이라는 인물을 통해 그리고 그들의 가족들을 통해 때론 가볍게 때론 해학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누구도 죽음을 비켜날 수는 없다. 그리고 그가 지금까지 열심히 살아올 수 있었던 건, 암과 싸우는 투병 속에서도 마지막일 수 있는 그의 생일을 파티로 맞이할 수 있었던 건 가족이라는 끈끈한 정이었다. 이런저런 사연으로 살아가는 그의 가족사가 낯설지 않은 건 우리의 삶도 죽음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도 아무 그와 같지 않을까?처음에는 많은 가족들이 나와 이름이 헷갈려 이야기에 집중하기가 조금 힘들었는데 마지막에 친절한 리틀 에인절이 그린 가계도가 나와 가계도를 보면서 전체 가족들을 정리하고 내용도 다시 이해하게 되었다. 이 가계도가 첫 페이지에 등장했더라면 소설의 이해도도 높아지고 좀 더 흐름에 집중하면서 읽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개인적으로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