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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시 - 한사오궁 장편소설
한사오궁 지음, 문현선 옮김 / 책과이음 / 2019년 6월
평점 :
까만 표지에 하얀색 도형들. 겉표지의 감각적이고 추상적인 이미지가 눈에 들어 온다. 작가 한사오궁은 중국의 대표 작가 위화, 모옌과 더불어 현대 중국 문학의 거장으로 노벨 문학상 후보로 꾸준히 거론된다고 하니 암시에서 느끼는 감정이 우선 불안감이다. 어렵게다라는 선입견과 500페이지가 넘는 두꺼움이 주는 압박감이 처음에는 장난아니었다. 하지만 이런 경험도 놀랍다. 한산오궁 장편소설 《암시》. 솔직히 소설이라는 느낌보다는 인문학에 더 가깝다고 느꼈다. 큰 줄거리 없는 소설에서 작가의 언어와 이미지에 대한 생각을 단편적으로 늘여놓듯 말하고 있었다. 집중하기 어려우리만큼 색따른 파격적인 형식의 글이라 놀라면서 읽었는데 자꾸 읽다보니 그의 생각 그의 말 그의 글에서 질서가 보였고 곱씹어 생각하는 읽을거리를 늘 독자에게 던졌다. 또 한편으로는 고발하고 비판하는 역사인식과 시대의식이 그의 글에 녹아 있어 글에 힘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아직 언어의 속박을 채 벗어나지 못했으면서도, 한번쯤 말 너머에 존재하는 의식의 어두운 골목에 들어가 보고픈 충동을 아무래도 억누를 수 없었다. 그런 나 자신과 대결하면서 언어로써 언어에 도전하고 언어로써 언어가 은페하고 있는 삶의 참모습을 드러내야만 하는 것이다." 머리말
작가 한사오궁은 스스로 소설 암시가 새로운 시도라고 밝혔다. 새로운 시도에 독자들은 많은 놀라움과 신선한 충격을 느낀다. 언어와 이미지, 아니 언어 밖의 이미지를 총 3부에 결쳐 말하고 있다.
1부 은밀한 정보에서는 각 단어들이 가지는 숨은 정보에서 남다른 이미지를 이끌어 낸다.문화대혁명 시대를 겪었던 아버지가 아들의 이야기로 증거라는 단어의 이미지의 숨을 정보를 알려주는것도 기억에 남는다. 이런 숨은 정보에 대한 우리들의 인식을 밝히고 있다. 잘못된 인식이 불러올 파장이 우리들 개개인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밝히고 꼬집어 말하며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었다.
"글은 본디 무서운 것이다. 오래도록 보존될 수 있기 때문에 더욱더 무섭다. 그것은 증거로 사실을 캐내는 방식에 의해 파묻힌 역사를 발구해내개도 하고 왜곡하기도 한다."p37
2부 일상의 구체적 이미지에서는 자신의 이야기인지 소설속 자신의 이야기인지 모르겠지만 자주 자신의 일상에서의 접하는 언어의 구체적인 이미지를 말하고 있다.
기억, 여자, 애정등 여러 단어에서 오는 이미지를 줄거리가 있는 스토리로 전재하였다. 특히 애정에서는 원시 공산 부락이 무너지는 과정을 피박받고 희생만 강요했고 자신의 노력과 헌신이 보상받지 못했던 소녀들이 자신만의 것에 대한 애정이 생기면서 지금까지 삶과 충동하는 이야기로 빗대어 공산 제도의 해체 과정을 이야기했다. 3부 사회의 구체적 이미지에서는 가족과 그넘어 공동체 사화의 모습, 경제 정치 교육 문명에 대한 말했다. 최근 홍콩에서 일어나고 있는 민주화운동으로 중국 사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그것과 연결되어 책에 빠져들게 되었다. 힘들게 읽은만큼 뭔가 오래 기억에 남으면 좋을련만 어려운 말들이 많아 다시 읽어야 겨우 기억날듯하다. 그렇지만 이런 기분은 어떤 책에서도 느끼지 못할 만큼 새로웠다.
우리가 일상에서 만나는 여러 언어에서 우리는 대수롭지 않게 느끼고 그냥 스쳐지나쳤던 언어의 암시에 대한 새로운 이미지를 보여주는 작가의 시건과 느낌과 글과 생각이 놀랍다. 단편적으로 글이 쓰여진듯 하지만 큰 덩어리의 우리가 느끼지 못해던 이미지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보여주는 어렵워지만 읽고 또 읽고 생각하고 또 생각하게 만드는 새로운 경험이었다.처음 읽는 한사오궁의 소설 어위에 괸한 책 《마교 사전》이 너무나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