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 곰곰이 보건소 맑은아이 23
한상순 지음, 박현주 그림 / 맑은물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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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되기 전 30년 동안 간호사로 일하셨던 작가님의 경험이 고스란히 녹아든 이야기가 박현주 작가님의 그림과 만나 따뜻한 이야기가 되어 우리에게 찾아왔어요.
한들한들 풀숲을 지나 진달래 언덕을 넘고, 꼬불꼬불 떡갈나무숲을 지나 소나무가 울창한 길을 따라 곰 할머니네 집으로 가볼까요?

📖
흔들의자에 앉아 차 마시다
배 아픈 다람쥐 봐주고
뒹굴뒹굴 마루에서 쉬다 말고
허리 다친 너구리 살펴 주고
한들한들 마당 돌다
무릎 아픈 고슴도치 돌봐주고

할머니는 맘껏 쉬고 싶었지만 마음뿐이었어.
-본문 중에서-

아픈 동물들을 돌봐주는 간호사 곰 할머니.
아픈 동물들을 돌봐주고 고된 여정 끝에 집으로 돌아와 푹 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집으로 찾아오는 아픈 아기 동물들을 돌보느라 제대로 쉬질 못하고 있어요.
잠깐 햇볕을 쪼이다가도 발을 다친 아기 사슴을 돌봐주고, 차를 마시다가도 배 아픈 아기 다람쥐를 봐주고, 뒹굴뒹굴 뒹굴다가도 허리 다친 아기 너구리를 돌봐주세요.
할머니는 언제 푹 쉬실 수 있을까요?

.
맘껏 푹 쉬고 싶은 곰 할머니의 마음.
십분 이해합니다.
하지만 아기 동물들이 찾아오면 쉬지 못하고 치료해주고 돌봐주는 곰 할머니의 모습 또한 너무나 이해가 됩니다.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일을 하는 프리랜서 강사로서,
집안일을 도맡아 하고 있는 가정 주부로서,
매일 글을 쓰는 인스타그래머로서,
저의 매일은 잠시도 쉴 틈이 없습니다.

하루에도 수많은 일들을 하고 있고, 늘 휴식이 간절하지만 게을리 할 수 없는 일이 있습니다. 바로 아이들을 돌보는 일이지요.
두 아이의 엄마로서 이 사회를 살아가는 어른으로서 아이들을 돌보는 일은 너무나 당연하고 중요한 의무라는 생각이 듭니다. 힘들다고 내려놓고 쉴 수 있는 종류의 것이 아니지요.

내가 어른이 되기까지 내 곁에는 나를 돌봐준 많은 어른들이 있었습니다.
부모님은 물론이고 따뜻한 마음을 나눠주시고 힘든 순간에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 준 분들이 계셨습니다. 그 분들 덕분에 힘든 위기를 잘 넘기고 어른이 될 수 있었습니다.
그건 어른이 된 지금도 마찬가지 입니다.
지금도 힘든 순간을 함께하면서 도움을 주고, 고민을 들어주고 나눠주며 공감해주는 분들 덕분에 평범한 일상을 유지하며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도움들을 받으며 늘 생각합니다.
'이 사회를 구성한 한 어른으로서 괜찮은 사람이 되고싶다.' 라고 말이죠.
괜찮은 사람이 되는 것.
쉬고 싶지만 아기 동물들을 돌보는 일이 먼저인 곰 할머니와 같은 마음이 아닐까요?

이 사회를 만들어갈 아이들을 돌보고 좀 더 나은 어른이 되고 싶은 마음.
이 따뜻한 마음이 아이들에게도 전해져 이어지길 바랍니다. 그렇게 따스함이 전해지고 퍼져나가 오래도록 이어지길 바랍니다. 그렇게 우리 사회가 어제보다 오늘 더, 오늘보다 내일 더 살기 좋은 곳이 되겠지요?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이 사회가 더 좋아지길 바라며 기쁜 마음으로 오늘도 돌봄의 손길을 놓지 않겠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책과 소정의 원고료를 받고 솔직하게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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