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아이들이 공감할 만한 책입니다. 어떤 옷도 그다지 마음에 들어하지 않던 공주는 결국 잠옷을 입고 생일 파티에 참석하지만, 아름다운 옷을 받고 행복해 집니다. 우리 아이도 일곱 빛깔 무지개 색 옷들을 보고 너무 좋아합니다. 역시 천상 여자라는 주위 평가처럼 16개월부터 자기가 옷을 고르고 머리핀도 하루에 몇 개씩(물론 이해안 되는 매치가 있긴 하지만)갈아 끼워야 직성이 풀리는 아이라서 그런지요.이 책을 보더니 또 옷장 서랍에서 여름 옷을 꺼내네요. 흑흑...잘 사준 건지 후회가 살짝 드는 순간입니다.
이 책도 위씨 리스트를 장식하다가 못 참고 도서관에서 먼저 빌려 보았죠. 아이가 엄마 심부름을 갔다오는 동안에 여러 동물들을 만납니다. 하지만 동물들은 다 심술꾸러기네요. 원숭이, 곰, 캥거루, 코끼리 등의 동물들에게 달걀, 과자, 도넛, 사과, 오렌지 등을 하나씩 재치있게 주고 위기를 모면하면서 수를 자연스럽게 접할수 있도록 만든 책이랍니다. 그린 이가 또 존 버닝햄이잖아요.이 책은 비슷하게 아이와 놀이를 해도 재미가 있을 것 같아요. 요즘 집에 부직포로 만든 사과 나무에서 사과를 따 바구니에 담고 돌아다니는 걸 좋아하는데요. 놀이도 하고 수도 익히고 이 책은 여러모로 쓸모가 많더군요. 물론 책만으로도 아이는 만족합니다.
이 책은 엄마를 시험하려는 듯한 아기의 모습이 귀엽게 잘 나타나 있습니다. 원숭이 꼬질이는 엄마에게 자기가 어떤 모습으로 변해도 사랑해 줄거냐고 묻죠. 하지만 엄마는 재치있는 대답으로 한결같이 사랑할 거라고 말해줍니다. 이 책은 말미에 영어 원서 내용이 축약적인 그림과 글씨로 나와 있어서 요즘 쌍둥이책 붐에 홀쭉해진 지갑을 조금이나마 위로해 주는군요. 아이도 엄마 원숭이의 마음을 아는 듯 마지막까지 읽고 나면 사랑한다고 저를 안아줍니다. 이런 류의 책은 꽤나 많지만, 그림도 재미있고 한 번 권할 만 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 책은 전 페이지가 숲 그림으로만 가득 차 있습니다. 글자도 없습니다. 두 어린이가 숲 속으로 걸어갑니다. 하지만 햇빛이 가득 내리쬐는 숲, 울창한 숲, 나무들이 너무 많이 우거져서 어두운 숲, 멀리서 본 숲, 가까이에서 바라본 숲, 자꾸만 바라보아도 좋은 숲과 그 속에 숨어 있는 여러 동물들은 많은 말이 필요 없게 해 줍니다.수학에 관한 그림책을 많이 쓴 안노 미쯔마사의 책이라서 더 특별하게 다가왔는데요. 자연은 세밀하게 파고 들어서 학문적으로 파헤치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멀리서 구경만하고 있어도 우리에게 많은 걸 주는 것 같네요. 아이에게 숨은 그림을 찾으면서 집중력과 관찰력을 키워주는 좋은 책입니다.
이런 책이 있는 것도 다른 분의 추천을 통해 알았습니다. 바다의 푸른 빛도 청록 빛깔의 푸른색, 짙은 남빛의 푸른색, 보라빛의 띤 푸른색, 그리고 연한 하늘색 가지가지죠. 물총새의 여행을 통해서 세상은 갖은 아름다운 색깔로 뒤덮여 있다는 것을 우리는 배웁니다.그저 명화나 원색적인 색을 떠나서 120가지 빛깔의 새 물감을 받았을 때의 기쁨같은 걸 느낄 수 있습니다.아이는 예전에 제가 쓰던 120가지 색의 보드 마카랑 물감을 매일매일 보면서 탐을 내는데요. 그런 아이의 눈을 보면서 이 세상의 더 많은 자연의 빛을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 들었습니다. 이 책도 그런 욕심을 좀 채워주는 책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