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6 청문회 - 누구나 알고 있고 아무도 말리지 않았던 쿠데타
김상구 지음 / 책과나무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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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6 청문회 (김상구, 책과 나, 20180201)

한국 사회에 짙게 드리우고 있는 근대화에 대한 박정희 신화는 결국 5.16에 대한 성격 규명에서 출발해야 한다. 이 책은 5.16에 대하여 ‘혁명’이냐 ‘쿠데타’인가라는 단순한 수준에서의 논의가 아니라 박정희 일생 전체와 5.16이 발생하게 된 배경과 이후의 미국의 적극적인 묵인과정을 실제 청문회를 하듯이 철저하게 고증에 따라 파헤치고 있다. 책의 내용이 실제 청문회를 하듯이 지나치게 상세하고 반복적인 내용이 나오다 보니 책 두께가 읽기에 부담스러울 정도이나 핵심 논점에 따라 잘 정리되어 있다. 다만 각종 자료를 인용하다 보니 신문의 가십거리 정도에 불과한 내용도 많이 소개하여 어떤 경우는 작가가 원래 의도하였던 주제가 파묻히는 경우도 종종 있는 것 같고, 어떤 부분은 구체성과 강조를 위한 듯 비슷한 자료가 반복되는 곳이 많아서 일정한 내용은 핵심만 요약하여 전체 흐름에서 양념 구실만 하였다면 좀 더 긴박하고 흐름을 좀 더 매끄럽게 끌고 갈 수 있었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박정희 일생은 여전히 미심쩍은 구석이 많은데 특히 사범학교를 졸업하여 교편을 잡았지만 만주군관학교를 간 배경, 여성편력, 살인미수사건이나 4번의 쿠데타 음모가 있었지만 살아남을 수 있었던 배경, 미국 정보기관의 프락치인가에 대한 분석 등은 기존에 알고 있던 박정희에 대한 시각을 바로잡아주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해방 이후에 광복군의 역할과 박정희가 저지른 친일 행적, 제국주의 미국의 역할과 한반도에 자행한 패권놀음 등을 흥미진지하게 서술하고 있다. 역사에서 약소국가나 민족이 생존한 적이 없지만, 국가 내에서도 정의란 없다고 할 수 있지만 국가 간에는 더더욱 오로지 힘의 논리만 있지 정의란 없다는 것을 미국이 한반도에서 특히 박정희가 쿠데타를 일으킨 것을 방족하고 묵인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고 작가는 노골적으로 얘기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서 박정희의 공과에 대한 명확한 인식의 지평을 확대하는데 도움이 된다면 좋겠고, 좀 더 객관적인 사실에 근거하여 한 인물에 대한 공정한 평가가 선행된다면 대한민국의 퇴행적인 역사가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 본다. 민주주의를 말살하고 인권을 유린하였던 인물들이 민주적 정권에서는 가장 혜택을 많이 보는 현실과 역사의 아이러니를 이제는 극복하는 계기가 된다면 좋겠다. 오늘도 여전히 서울중앙지법 근처에는 태극기 집회에서 나이 드신 분들의 태극기 집회에서 성조기와 태극기가 함께 휘날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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