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 수업
진노 마사후미 지음, 김대환 옮김 / 잇북(Itbook)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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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 수업 (진노 마사후미 저, 김대환 역, 잇북 출판, 20171225)

이 책은 세계사에서 출중했던 25명 위인들의 성공 노하우를 15가지 테마별로 기술하여 놓았는데, ‘세계사에서 배워라’는 의미에서 책 제목을 <세계사 수업>이라고 붙인 것 같다. 일본 입시학원의 유명 강사답게 저자는 쉽고도 핵심을 요약해 놓은 듯이 세계사에서 배울 수 있는 정수만 뽑아서 풀어 놓은 것 같다. 일본도 우리와 학교 풍토가 비슷한 지 암기 위주의 세계사 공부에서는 더 이상 배울 것이 없다는 작가의 말은 충분히 수긍이 간다. “실패를 성공을 위한 ‘제물’로 삼는 것은 필요하지만, 그것을 굳이 자신이 직접 경험할 필요 따위는 없다. 선인들이 이미 무수한 실패를 해주었으니 그 실패를 배우고 체감한 뒤 자신의 인생과 비교하며 ‘의사 체험’함으로써 실제로 실패한 것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하물며 앞으로의 세상은 확실히 혼돈의 시대로 돌입한다는 것이 기정사실이다. 평화로운 시대에는 다소 실패해도 ‘다시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지만 혼돈의 시대는 다르다.”는 작가의 말도 십분 가슴에 와 닿는다.

책의 눈높이가 대입입시 학원 수준에 맞추어져 있다고나 할까! 너무나 흔하고 뻔 한 얘기들이지만 인생이 힘들고 고비마다 한 번씩 보면 그 느낌이 새롭게 다가올 것이라 본다. 평범함 속에 진리가 있다는 것을 새삼 또 느낀다.

참언(讒言)인지, 충언인지 감정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흔히들 마하는데 그것은 ‘발언 자체’를 감정하려고 하기 때문에 교언영색에 현혹되어 진실이 보이지 않게 되었을 뿐, 심안을 키우면 비교적 간단하다. 즉 ‘참언(중상모략}’이라는 것은 반드시 무능한 자가 스스로를 지키려는 의도에서 나온 말이므로 ‘발언자체’가 아니라 ‘발언자의 입장과 심리’를 읽을 수 있으면 이것을 감정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소양왕 편, 162p)

모든 일이 삼라만상(森羅萬象), ‘앞’이 있고 ‘뒤’가 있고, 양자가 하나다. 예를 들어 이점과 결점이라는 언뜻 상반되는 특성도 표리일체다. 어느 측면에서 보았을 때 이점이라 해도 같은 것을 다른 시점에서 보면 결점이 되고, 그 반대 또한 그렇다.(12장 재능이 있는 매는 발톱을 숨긴다.276p)

인간은 자기가 고생해서 손에 넣은 것을 고집스럽게 놓으려고 하지 않기 마련이다. 아무리 재능이 뛰어난 사람이라도 혼자만의 노력으로 얻을 수 있는 성과는 뻔 하기 때문에 ‘노력을 그만큼 했는데도 이 정도의 보상밖에 없는 건가 - - -’라는 생각에 사로잡혀서 한층 더 손에서 놓으려고 하지 않게 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러나 자신의 노력으로 손에 넣은 것은 아무리 놓지 않으려고 매달려봐도 초봄의 눈처럼 줄어들기는 해도 늘어나는 일은 없다. 뿐만 아니라 그렇게 매달리다가는 반드시 주위의 협력자들이 하나둘 떠나가서 정신이 들었을 때는 홀로 남게 되고, 그런 희생까지 치르며 소중히 여기던 것조차 어느새 손 안에서 사라져버린다. 항우는 이 우를 범하여 신세를 망쳤다.

“주어라, 그러면 얻을 것이니.”

항우의 전철을 밟지 않는 해결책은 하나,

자신의 품에 넣어두어도 어차피 사라질 것이기 때문에 사라지기 전에 주변 사람들에게 감사를 담아 줘버리는 것이다. 얻은 것은 100% 자기 힘으로만 손에 넣은 것이 아닐 것이다. 반드시 주변 사람의 조력, 원조, 지원이 있었기에 얻은 성과일 것이다. 그렇다면 신세를 진 사람들에게 아낌없이 주어야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그것은 반드시 자신에게 몇 배로 되돌아온다. 그리고 남에게 받은 것은 없어지는 일이 없다. 항우와 유방을 예로 들어 말하면 항우는 모든 전투에서 적을 섬멸했을 뿐만 아니라 빼앗은 영토를 공신들에게 나눠주는 것을 망설였다. 그래서 처음에는 항우를 따르던 자들도 하나둘 항우를 떠나 유방의 밑으로 가게 된 것이다. 그에 비해 유방은 가능한 한 싸우지 않기로 결심하고, 싸울 수밖에 없게 되었을 때도 가능한 한 적에게 항복을 권했다. 또 항복한 적에게는 소유한 영토를 인정해주었고, 공을 세운 자에게는 얻은 영토를 아낌없이 나눠주었다. 그로 인해 전국에서 뛰어난 인재들이 모여들었고, 각지의 제후들이 충성을 맹세하게 되었으며 나눠준 재물이 몇 배 몇 십 개가 되어 유방에게 돌아왔다. 유방은 확실히 항우에 비해 재능은 뛰어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항우는 빼앗으면 빼앗을수록 잃었고, 유방은 주면 줄수록 모여서 결국 천하는 유방에게 굴러들어오게 된 것이다. “얻은 것은 준다.” 이것을 이해할 수 없는 자는 일시적으로 성공한 것처럼 보여도 반드시 실패하게 된다. 조직의 리더는 특별한 재능이 없어도 상관없지만 부하를 믿고 쓰는 도량과 타인의 이익(이타)을 위해 최선을 다사는 것이 결국 자신의 이익(자리)이 된다는 것을 이해하고, 공에 근거하여 아낌없이 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두 영웅의 인생에서 배울 수 있다.(20.유방, 299~301P)

어차피 우리가 아는 성공을 향한 노하우는 이미 다 알고 있다. 이를 적절하게 현실에 맞게 실천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자각하지 못할 뿐이기 때문에 이러한 책의 평범함을 탓할 수는 없다고 본다.

지식의 축적(input)은 어디까지나 ‘출발선에 선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것을 어떻게 실천(output)에 옮겨서 시행착오 속에서 말로 얻은 지식의 ‘진정한 의미’를 체감하고, 피와 살로 삼느냐에 성공 여부가 달려 있다.(15장 활용하지 않는 지식은 아무 쓸모가 없다.322p)

 

일본인 작가답게 세계사 위인 중에 일본인들을 지나치게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그냥 애교로 넘겨줄 수 있지만 우리 역사에서도 그만한 인물은 많았다는 것을 자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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