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직업이 사라진다 - 기술 빅뱅 시대, 화이트칼라의 생존 전략
데이비드 서.이선 지음 / 세종(세종서적)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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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직업이 사라진다(데이비드 서 & 이선, 세종서적, 20170520)

AI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급격한 변화가 가져 올 위협을 현대의 샐러리맨들은 안이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을 파헤치고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하기 위한 세계 경영 석학들의 주장과 책들을 소개하고 있고, 한국의 화이트칼라 역시 자신의 관념을 지배하는 세계가 어느 수준인지 파악하지 않는다면 강력한 소프트웨어의 발전이 자신을 위협하는 일에 대해 인지하지 못할 것이라는 점을 경종하고 있다. IT 관련 기술의 혁신을 보면 우리는 분명 기하급수적인 속도에 노출되어 있지만 우리의 마음이 산술급수적이기에 변화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일 수 있다. 변화의 속도를 이해하고, 그 흐름 속에서 무언가 가치를 창출하려면 우리가 처한 상황을 인지하는 정보와 지식을 발견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현재 인간 업무의 상당 부문을 자동화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의 발전을 체감하려면 무어의 법칙이 보여주는 발전 속도의 의미를 제대로 분석해야 한다. 앞으로 많은 기업이 자동화와 기계화에 맞춰 비대해진 조직에서 두툼한 살점을 발라낼 것이기 때문이다.

조직이 인간의 자의식을 억누르고 온순한 종업원으로 바꾸려는 모습을 보고, 또한 자신 역시 노동자라는 단어에 귀속되어 있다는 사실을 간과한 일부 화이트칼라는 안타깝게도 아시 패러다임에서 나타나듯 기업이나 정치권력이 조장하는 압력에 순응하기 쉽다. 그 결과 격변을 분별하지도 못하고, 그것이 초래하는 위협을 연결과 융합의 시선으로 이해하지도 못한다. 그렇게 시간이 흐를수록 시야는 좁아지며, 결국 눈앞의 작은 이익을 좇다가 더 큰 세력의 먹잇감이 되거나 희생물이 된다. 1997년 외환위기 때 있었던 ‘대량해고’ 보다 더 끔찍한 일들이 노동자와 근로자 모두에게, 마치 중국에서 몰려오는 미세 먼지처럼 뿌옇게 다가오고 있다는 것이다. 21세기 화이트칼라에게 진정한 자아 찾기란 사치처럼 보인다. 화이트칼라는 지속적인 노동을 위해 개성과 비판의식을 억눌려야 했고, 산업화 시대 직장에서는 상사의 눈치를 살피며, 질 낮은 회의를 수동적으로 경청해야 했다. 격변기에 진입한 현대 기업 조직들이 조직화∙계층화∙관습화가 덜된 조직을 구축하지 않으면 갈피를 잡지 못한 채 소멸할 것으로 예측했다. 한번 조직 문화에 순응해 조직으로부터 일용할 양식과 소규모 권한, 자존심을 제공받으면 그곳에서 탈출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그러면 명령과 체계에 익숙한 화이트칼라를 위해 필요한 생존의식은 무엇이며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첫 번째로 뼈를 깎는 각오로 나를 바꾸는 용기를 내는 것이다. 엄청난 희생과 인내, 투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나 자신의 고정관념을 하나하나 들춰보며 바꿔나가는 작업이다. 끝없는 탐구심으로 지식을 쌓는 것이다. 내가 비장한 각오로 열심히 노력하는 가운데 예측하지 못한 미지의 힘이 작동되어 누군가를 만나고, 그 만남으로 기회를 얻는 것이다(Synchronicity). 선한 의도를 가지고 목표를 향해 최선을 다해 꾸준히 달릴 때 생기는 기회릐 틈새다. 이러한 기회는 스스로 만들 수도, 통제할 수도 없다. 그저 예상치 못한 에너지 파장의 틈새에 쓱 빨려 들어가듯 만들어지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의식적으로 자신을 더욱 절제하고 긴장 속으로 몰아넣지 않으면 원하는 결과를 이뤄내기 힘들다. 지금까지 해온 게임의 룰을 바꿔야 한다. 고정관념과 편견의 잡초로 뒤덮인 생각의 토양도 갈아엎어야 한다.

두 번째로 팀 프로젝트를 시작하라. 1)똑같은 노력을 들여서 팀원 수만큼 더 높은 이익을 얻을 수 있다. 2)서로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다. 팀 안에서 객관적으로 바라보면 자극과 도전을 받을 수 있다. 잠재적 능력을 이끌어내는 데도 도움이 된다. 객관적인 조언을 통해 혹시라도 빠질 수 있는 고집과 편견의 함정을 피할 수 있고, 현재 나의 실력을 냉정하고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다. 3) 어렵고 힘들 때 서로를 의지하며 함께 갈 수 있다. 4) 의사소통을 훈련하고 배우는 장이 될 수 있다. 5) 팀워크 능력을 키울 수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초연결 사회에서 기회도 팀플레이를 할 때 생겨난다. 6) 예상치 못한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팀 프로젝트의 규칙 ①서로를 진정성 있게 대화하기 ②공동체를 이기적인 의도로 사용하지 않기 ③호기심 갖기 ④서로 주고받기 ⑤미팅에서 아이디어나 서비스를 판매 혹은 영업하지 않기 ⑥신뢰하기 ⑦세대 간의 차이나 산업 간의 차이, 전공 간의 차이를 존중하는 대화를 추구하고 이로써 발생하는 독특한 관점을 중시하가 ⑧긍정적인 소용돌이를 추구하기 ⑨ 판단 미루기. 모임은 시간과 장소를 정해 정기적으로 하고, 어떤 이유로든 지체되거나 연기되지 않도록 한다. 팀 프로젝트를 단순한 모임이 아닌 생사를 건 싸움으로 여겨야 한다. 팀의 주요 과제는 미래의 기술 혁신 흐름을 파악하고 스스로 시대에 맞는 인재가 되기 위한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므로, 미래의 흐름에 대해 말하는 경영 대가들의 저서를 중심으로 읽고 토론하는 것이 좋다.

작가들의 기본적인 인식이 제널드 다이아몬드의『총, 균, 쇠』와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에 바탕을 두고 있는 점에서 공감이 가는 부분이 많다. 특히 산업의 흐름과 인류의 파괴 역사를 살펴보면 인간은 인간을 비롯해 많은 종을 멸종시켰으며 공존을 지향하지 않았다는 무수한 사실과 마주하게 된다. 우리야말로 과거 뉴질랜드의 모리오리족을 말살시킨 마오리족의 모습을 통해 호모 사피엔스의 잔인성을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해 생존을 위한 전략을 모색할 막간의 여유가 있기 때문이며, 자본주의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신자유주의를 이끄는 세력의 굵직한 특징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감성적인 정의를 외치거나 추상적인 행복만 이야기하다가는 몰살당하기 쉽다. 무엇이 우리를 위협하는지 살펴보고, 우리를 대변하는 정치인이 기술적 실업자가 될 국민을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대안을 제시하는지 감시하려면 냉철한 두뇌로 우리를 위협하는 주요 기술을 적극적으로 학습해야 한다. 유럽 제국주의를 이끌었던 사람들의 공통적인 사고는 무지를 인정하는데서 출발했다. 그들은 정복의 가치를 단순히 영토와 노예에 한정해 생각하지 않았다. 몰랐던 세계를 보고 관련된 지식을 얻는 설렘도 귀한 가치를 받아들였다. 지식을 탐욕스럽게 습득한 것은 지식의 진화가 또 다른 자원과 자본을 축적하는 데 유용한 도구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흐름은 인류사가 끝날 때까지 멈추지 않을 것이다. 이것을 받아들이고 미래를 예측하는 것부터가 생존을 위한 기본 전략이라는 것이다. 처절하고도 냉혹한 역사주의적 시각이 현재 진행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의 결과에 대하여 국가나 개인이 제대로 대비하지 않으면 생존하기 힘들 것이라는 점에 동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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