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읽어내는 화가들의 수다 - 명작에 숨겨진 이야기로 인생을 배우다
백영주 지음 / 어문학사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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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읽어내는 화가들의 수다 (백영주, 어문학사, 20160719)

일상생활 속의 예술을 지향하는 백영주 작가는 그림을 쉽고도 재미있게 설멍하고자 하는 노력이 책 전체적으로 흔적이 보인다.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 한 화가의 작품을 같은 화가 혹은 다른 화가의 여러 작품과 비교설명하고 있고, 특히 유명한 작가와 작품에 대해서는 상세한 추가 설명을 하며, 그림에 문외한인 독자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그림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다. 가끔 우리나라의 영화나 연극도 곁들이면서 서양 미술사 전체를 재미나게 공부하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일상의 언어로 쉽게 그림을 설명하고자 불필요한 철학적인 용어나 어려운 기술적 접근을 피하면서 친근하게 다가와서 알려주는 친누나처럼 작가가 다가온다.

작가의 글, 화가의 그림, 작곡가의 곡 등 예술가의 작품 속에서는 예술가의 개인적, 사회적인 고뇌, 아픔, 희열 등 삶 자체가 녹아 있다고 본다. 책에 소개된 수많은 화가들이 남긴 초상화를 통해서 우리는 화가의 일생을 들여다 볼 수 있을 것이다. 평범하게 사는 우리들도 아름다운 초상화 즉 곱게 늙어가는 얼굴을 남겨야 한다.

“나이가 마흔 이후에는 자신의 얼굴에 책임져야 한다고 한다. 마흔 이후에는 그 사람이 살아온 흔적이 얼굴에 남고, 그 표정과 모양을 자신이 책임져야 한다니 인간 자체가 하나의 예술 작품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한 번씩 무릎을 꺾게 하는 시련이 몰려와도 자신을 단단히 잡을 수 있다면 <모나리자>와 같이 내면의 품격을 지킬 수 있을 것이다. 개개인의 얼굴에 드러나는 그 사람의 삶, 사람이 바로 예술이다.”라고 작가가 고백하는 것처럼 인간의 삶 자체가 드라마이고 예술이라고 본다. 특히 그러한 삶과 드라마를 응축한 것이 사람의 얼굴이라서 수많은 화가들은 자화상을 남기지 않았나 생각해본다.

개인적으로는 후기 인상파 화가들인 고호, 고갱, 모네, 특히 봄의 화가인 르느와르를 좋아하는데 책 속에서 자상하고 자세하게 설명해 주어서 감사하다. 르느와르의 작품 속에는 따뜻함과 행복한 사람들로 넘쳐나고 있다. <물랭 드 라 갈레트에서의 춤>에서 파리 몽마르트르에 있는 대중 댄스홀이라고 하는데 입장료가 저렴하여 주로 근로여성들이 마음을 달래주기 위해 모여드는 곳이었다. 거칠고 힘든 현실이지만 이러한 것을 드러내지 않고 모두가 한껏 사랑받고 사랑하고 있는 모습은 환상일지라도 보는 사람에게 늘 행복한 감정을 준다. 뛰어난 예술가들은 작품을 통해서 다른 사람들을 감동시키고 행복하게 해준다고 본다. 뛰어난 예술가는 아니지만 나 자신은 다른 사람들을 감동시키지는 못할지라도 최소한 불쾌감을 주거나 즐겁지 않은 사람이 되기 않기 위해서 좋은 언어, 미소짓는 좋은 표정을 갖도록 노력해야 하는데 거울을 보면서 많이 반성하게 된다. 갈수록 나이는 드는데 그동안의 발자취에 따라 나타나는 얼굴이 고약하고 험악하고 굳어있는 모습이다. 젊은 시절을 영원히 이어갈 수는 없더라도, 그 때의 당당함과 올곧은 마음을 항상 간직한다면 그 때의 미소와 아름다움은 웃는 얼굴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고운 주름으로 남을 것이라는 작가의 기대에 나의 소망을 살짝 얹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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