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짝할 수 없는 내게 오셔서 - 전신마비 27년, 하나님과 함께한 날들의 기록
윤석언.박수민 지음 / 포이에마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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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짝할 수 없는 내게 오셔서 (윤석언&박수민, 포이에마, 20180628)

23살 때 교통사고를 당하여 전신마비가 된 윤석언 작가가 특수 스티커를 붙인 안경을 쓰고 침대에 누워 모니터를 응시하며 눈으로 자음과 모음을 하나하나 입력해 놓은 병상일기와 미국에 살고 있는 윤석언 작가와 얼굴 한번 본적 없지만 폴란드에서 선교사로 있는 박수민 작가가 신의 사랑을 교감하며 주고받은 수천통의 이메일을 추려서 엮은 책이다. 13년을 전신마비로 지내온 것도 기적이라면서 앞으로 2년밖에 못산다고 의사들이 얘기하여 장기기증서약 등을 하였는데 벌써 12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고 얘기하는 윤석언 작가는 기독교 하느님의 무한한 사랑과 자애로움을 찬양하며 주어진 삶과 소명에 대하여 감사하고 그러면서 주위의 수많은 사람들에게 감사해하고 기도하는 때 묻지 않은 순수한 마음이 책의 곳곳에 묻어 있다. 어쩌면 세상을 달관한 고승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다. 또한 박수민 선교사의 따뜻한 배려와 두 사람이 나눈 신에 대한 사랑과 우정이 이메일 통해서 잘 전달해주고 있다.

종교가 없는 나에게도 이런 상황 즉 거의 모든 것을 다 잃고도 신을 사랑하고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 기도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넘어서 경외감마저 들게 한다. 꼼짝할 수 없는 몸이지만 눈으로 자판을 치며 글을 쓰는 행위에 위선이나 가식이 들어갈 여지도 없겠지만 정상적인 삶을 사는 우리들보다 더 자유로운 영혼과 유연한 사고를 갖고 있는 것이 부럽다. 일상이 바쁘다고 늘 각박하게만 살아온 나 자신을 반성하고 신의 존재를 한 번 더 생각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는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얼마 전에 타계한 이 시대의 최고의 물리학자로 평가받는 스티브 호킹 박사가 떠오른다. 21살 때 루게릭병 진단을 받고 5년만 살 거라는 시한부판정을 받았지만 누구보다도 치열하게 삶을 살았고, 세상에 대한 열정과 다른 사람들에 대한 열린 마음을 그리고 우주에 대한 지칠 줄 모르는 탐구 정신이 작가와 비슷하다는 생각을 하며 그리고 그의 말이 작가의 삶과 오버랩 된다. "오래 살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를 더 열심히 살게 했고, 더 많은 일을 하도록 했다." 진실한 삶이 무엇인지, 겸손이 무엇인지, 나는 다른 사람들을 진실로 사랑하고 있는지 아니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상처를 입히고 있지는 않는지 반성해보며, 작가는 이 땅의 수많은 종교인들에게 귀감이 될 분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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