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인생을 정리해드립니다 - 삶이 바뀌는 신박한 정리
이지영 지음 / 쌤앤파커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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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있어요. 혹시 tvN '신박한 정리'?

아네요. ^^ 저는 올해 1월에 지금 공간으로 이사를 왔어요. 이사와서 아이들 위주로 방을 배치하느라 제 방이 전보다 줄어들었어요. 먼저 아이들 방을 제대로 세팅한 후에 제 방은 대충 있는대로 살자는 생각으로 아이들 방에서 나온 불용?물품을 재활용하듯 제 방에 우겨넣다보니, 숨막히고 답답한 공간이 되었거든요.

컴퓨터책상과 책을 읽을 책상이 분리되있지 않고, 책상 위에 모니터가 떡 올려져 있어서 책을 놓거나 글을 쓸 공간이 안나오고, 침대는 작은 방을 꽉 채우고 있고 TV장에 옷걸이 트레이에... 부끄러울 정도였어요. 그래도 에이 이렇게 그냥 사는거지 뭐 방이 작으니까 하고 크기를 탓하며 포기하고 지내던 어느날이었어요.

어느날 퇴근하고 집에 와서 방안에 들어왔는데, 넘 답답해서 이대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첫 번째로 한 일은 방문을 열었을 때 세로로 떡하니 방을 차지하던 침대를 창문 틀쪽에 붙여서 가로로 옮기는 것이었죠. 그렇게만 해도 공간이 확 살아나더군요~ 세로에서 가로로 바꾸는 단순한 배치만으로도 숨은 공간이 튀어나오는 신비한 경험을 그 순간 했거든요.

침대를 바꾸는 것만으로 공간이 확보되는 걸 보니, 옷걸이 트레이를 안쓰고 자리만 차지하던 수납용 TV장 위로 올려보니 또 그만큼 공간이 확보되고, 그 자리에 컴퓨터 책상을 새로 놓을 수 있게 되고. 컴퓨터랑 모니터가 빠지니 책상이 책을 읽고 글을 쓸 수 있는 공간으로 살아났어요.

하나의 작은 변화가 다른 변화를 낳고, 그 변화 속에서 조금씩 공간을 어떻게 살려야겠다는 아이디어도 떠오르고...

이렇게 소소하지만 실질적인 경험을 통해 공간은 크기와 관계없이 창조될 수 있다는 체험을 했어요.

이런 제 경험을 회사 지인들과 나누었더니, 어느 분이 tvN의 신박한 정리라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정말 놀라웠다는 말을 하더군요. 그래서 신박한 정리를 알게 되었고, 이 책을 쓰신 이지영 작가님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게 되어 이 책을 읽게 되었답니다.

이 책은 총 4개 파트로 쓰여 있어요.

Part 1. 누구를 위한 집인가

Part 2. 버리는 게 능사가 아니건만

Part 3. 당신의 인생을 정리해 드립니다.

Part 4. 내 손으로 직접해보는 우리집 공간 컨설팅

그 중 Part 1. 누구를 위한 집인가? 부터 소개할께요.

목차 중에 눈에 띄는 부분이 있어요. 바로 아빠들이 일찍 오고 싶어 하는 집. 딱 1평도 좋다. 엄마가 마음 편히 쉴 곳.

집이 그저 행위를 위한 공간에 불과하다면 그 공간은 그냥 육아, 취사, 생존을 위한 사무실인 것 같아요.

사무실이 아닌 휴식이 있는 공간으로 만들기 위한 사람을 위한 공간, 목적이 있는 공간에 대한 이야기에요.

<내가 좋아하는 물건은 숨기지 말고 드러내자.>

오래 머물고 싶은 집을 만들기 위해서는 좋아하는 물건을 잘 보이는 곳에 두어야 합니다.

그런데 의외로 내가 뭘 좋아하는지를 잘 모르는 분이 많습니다.

여러분이 좋아하는 물건은 집의 가장 큰 공간에 혹은 좋아하는 공간에 두어야 합니다.

그래야 집도 좋아지기 때문입니다.

당신의 인생을 정리해드립니다 /삶이 바뀌는 신박한 정리 by 이지영

이 대목, 맘을 때리는 부분이에요.

이 글을 보고 계신 분들은 무얼 가장 좋아하나요, 그 좋아하는 물건이 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공간에 있나요?

결국 공간을 가꾼다는 건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의 감정을 소중히 살펴서 공간에 배치한다는 것과 같아요.

이렇게 중간 중간 '공간 크리에이터의 체크리스트'가 제공되니, 공간 재배치를 위한 자가진단 용도로 활용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무조건 남들이 안하는 것, 특이한 시도를 해보라는 뜻이 아닙니다.

구성원의 삶에 초점을 맞춰 언제든지,

얼마든지 공간을 바꿔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것입니다.

당신의 인생을 정리해드립니다 /삶이 바뀌는 신박한 정리 p.40 by 이지영

지영님이 말씀하시는 것 처럼 공간에 넣을 사물에 대한 고정관념을 탈피하고 자신의 가족에 맞게 공간을 배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 남들이 다 이렇게 하라고 하는 것이 정답이 아니라는 말. 깊이 공감합니다. ^^

Part 2는 버리는 게 능사가 아니건만 이에요.

사실 전 정리 DNA가 없어요. 전에 보통 정리의 패턴은 그냥 막 쌓아두다가 어느날 반드시 정리를 해야할 상황이 생기면 그때 왕창 꺼내서 버리는 걸 정리라고 해온 적이 많아요. 이런 하수의 정리법에 일침을 가하는 파트에요.

미니멀 라이프에 대한 예리한 반전이 있어요.

지영님은 미니멀보다 라이프가 먼저라고 이야기하세요. 각자를 이해해야 진정 미니멀리즘이 가능하다는 것이에요.

베이킹이 취미인 의뢰인에게 집안 곳곳에 방치되었던 베이킹 도구들을 모아서 방 하나에 넣어놓은 것입니다. 평소 창고나 팬트리에 보관하던 생필품과 주방용품들까지 거기에 같이 수납했더니 집이 더 넓어지고 깔끔해졌습니다. 당연히 가족들의 불만도 줄어들었죠. 덧붙여 이 일을 계기로 용기를 얻게 된 의뢰인은 지금 베이커리 창업을 준비 중이라고 합니다. 이런 것이 진정한 의미의 '미니멀라이프' 아닐까요?

당신의 인생을 정리해드립니다 /삶이 바뀌는 신박한 정리 p.98 by 이지영

예시로 든 베이킹이 취미인 의뢰인의 사례가 맘에 와 닿아요.

보통 취미생활로 먼가를 시작하게 되면 그 물건들이 많아지게 되고, 특히나 베이킹은 작고 큰 도구들, 재료들이 많아서 가족들의 불만이 쌓이게 되는데 그런 상황에서 들어온 의뢰에 대한 내용이에요.

지영님은 어떻게 문제를 해결했을까요?

선택과 집중. 집안 곳곳 방치된 베이킹도구를 모두 모아 방 하나에 넣고 기타 생필품과 주방용품까지 같이 수납하는 방법을 선택하여 해결했어요.

의뢰인은 어떻게 변했을까요?

선택과 집중으로 자신만의 공간을 갖게되니, 자산의 취미생활에 자신감을 얻어서 창업을 준비 중에 있다고 해요. 공간 리모델링은 물건이 아닌 그 공간을 사용하는 사람이 더욱 자신을 사랑할 수 있도록 깊어지게 초대하는 것 같아요.

<잘못된 위치, 잘못된 방향만 바로잡아도 쓰임과 효율이 완전히 달라진다>

설거지를 주로 하는 사람이 오른손잡이라면, 식기건조대는 오른쪽에 두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사할 때 건조대를 왼쪽에 놓아두었다면 어떻게 될까요? 아무 생각없이 그렇게 씁니다. 불편한 구조를 방치하는 것이죠. 새 공간으로 옮겨왔다면 물건도 내가 쓰기 편한 방식으로 다시 배치해줘야 합니다. 그저 왼쪽에 있던 건조대를 오른쪽으로 옮기기만 했을 뿐인데 불편함이 완벽하게 사라집니다.

당신의 인생을 정리해드립니다 /삶이 바뀌는 신박한 정리 p.106. by 이지영

혹시 식기건조대를 쓰시나요? 오른손잡이신가요?

그냥 방향만 바꿔도 공간이 달라진다구요?

네. 이번 사례는 식기건조대에 관한 이야기에요. 오른손잡이라면 식기건조대는 오른쪽에, 왼손잡이라면 식기건조대가 왼쪽에 있어야 동선이 자연스러워진다고요. 보통 이사오거나 할때 잘못된 방향으로 놓여지면 그걸 그냥 쓰다가 매번 불편함을 겪게 된다구요. 저도 방의 침대의 방향만 바꿨는데도 공간이 살아나고, 공간이 살아아는 걸 보니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르더군요. 비싼 인테리어 없이도 방향 전환만으로도 가능한 정리라면, 한번 해보면 어떨까요?

Part 3은 당신의 인생을 정리해드립니다. 에요.

책의 제목과 딱 일치되는 장이기도 하고, 가장 인문학적인 감성과 맞닿아있는 내용이에요.

<좋은 상태를 경험해 보는 것>

좋은 공간에 살아보는 것은 다이어트와 같아서 좋은 상태를 한 번 경험해본 사람은 아주 작은 노력이라도 좋아지는 쪽으로 기울이게 됩니다.

당신의 인생을 정리해드립니다 /삶이 바뀌는 신박한 정리 p.154. by 이지영

이 말 정말 공감되요. 그러니까 항상 최고 좋은 것을 써보라고. 최고 맛난 것을 먹어보라고. 최고 의 공연을 보라고. 하는 것 같아요. 그런 높은 수준, 최상의 상태를 경험하고 나면 이제 시시하게 사는 것은 하고 싶어지지 않다는 마음이 들거든요. 정말 최고 수준의 공연을 보고나면, 돈을 모아서 1년에 딱 한번만 그런 공연을 볼 수 있더라도 다른 공연에는 눈을 돌릴 수 없는 것처럼요.

맞아요. 저도 공간을 조금 바꾸고 만족감을 느끼게 되니, 청소도 더 자주하게 되고, 이 공간을 이렇게 예쁘게 잘 가꿔야겠다는 그런 소중한 마음이 들었어요. 나의 땀과 시간을 뺏어가는 지루한 청소를 강요하는 공간이 아니라, 나를 이해하고 나른 사랑하는 서로 잘 보살펴야 한다는 마음이 드는 공간으로의 변화.

의뢰인은 커튼 하나만 바꿨는데 어떻게 집이 이렇게 따뜻해보일 수 있느냐며 놀라워했습니다. 가격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사는 사람에게 진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한다면 작은 변화 하나로도 집의 가치와 소중함을 한껏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인생을 정리해드립니다 /삶이 바뀌는 신박한 정리 p.158. by 이지영

의뢰인에게 주는 작지만 따뜻한 선물 이야기.

의뢰인이 찾지 못하는 그들의 감성을 찾아서 작은 선물을 안겨주는 지영님.

공간을 선물해주는 직업, 공간 크리에이터. 정말 매력있는 직업이고 가치있는 직업 같아요~

제 방에서 가장 아끼는 아이템은 이 스탠드에요.

조명의 힘을 느끼게 해준 소품이죠. 방에 오면 대낮같은 형광등이 아닌

이 스탠드를 켜면 항상 카페처럼 제가 있는 공간을 빛과 어둠으로 나누어 주고

조용히 책을 읽거나 생각을 할 수 있게 해주는 마법같은 힘이 있어요.

그 다음 아끼는 아이템은 요 타워형 서가에요.

이 둘을 구매하고 나서는 제 방에 오는 것이 더 행복해졌답니다.

작은 물건 한 두개로 방을 사랑할 수 있다면, 그것은 가치있는 물건이 아닐까요?

그 분은 소위 말하는 엘리트에 인물도 좋고 체력에 명예까지 모든 것을 가진 분이었습니다. 그런 분이 뜻밖에도 자살을 생각했다고 합니다. 죽는 것보다 남들에게 더러운 집을 보여주는 것이 더 싫어서 집을 정리해놓고 나서 죽어야겠다고 결심했다는 것입니다. 죽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유품 정리하듯이 공간 컨설팅을 의뢰했는데, 3일 만에 그동안 살아왔던 공간이 180도 바뀌는 모습을 보면서 다시 살고 싶은 의지가 생겼다는 것입니다.

당신의 인생을 정리해드립니다 /삶이 바뀌는 신박한 정리 p.166~167. by 이지영

전 이 부분을 읽다가 눈물도 많이 흘리고, 전에 본 일본작가 '고지마 미유'님의 '시간이 멈춘 방'이라는 책 내용과 직접 만든 고독사 현장의 미니어쳐들이 떠올랐어요. 물론 지영님의 '당신의 인생을 정리해드립니다'는 그 공간을 살아가는 사람을 위한 정리를 말하고, 고지마 미유님의 '시간이 멈춘 방'은 그 공간을 떠나간 사람을 위한 정리를 말하는 것이라 대조되지 만요. 다만 두 분다 인간에 대한 깊은 애정과 따스한 손길로 공간을 다루고 계시다는 것에서는 국적, 목적, 대상을 넘어 하나로 만나 연결되는 것 같아요.

이런 뜻에서 저는 지영님의 이 책에 '시간이 흐르는 공간'이라는 부제목을 달아드리고 싶어요.^^

Part 4는 지영님의 노하우가 살아있는 부분이니 여기를 스포없이 책을 직접 보시라고 남겨둡니다.

리뷰도 가끔은 공간처럼 여백의 미가 필요하니까요.

유아교육에서 공간 크리에이터로 삶의 진로를 전환하여 제 2의 삶을 살고 있는 정리왕 썬더이대표 지영님의

비즈니스로 이어진 새로운 삶의 도전 그 자체도 마음에 담아봅니다.

지영님의 제2의 인생을 리뷰합니다.

우리들의 제2의 인생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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