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터가 알려주는 돈이 되는 빅데이터 분석 - 실전에서 바로 써먹는 빅데이터 마케팅 노하우
강지은 지음 / 렛츠북 / 2020년 8월
평점 :
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요즘 회사에서 연수를 가거나 하면 특강목록에 빠지지 않는 키워드가 바로 '빅데이터', '4차 산업혁명'입니다.

저는 교육 분야에서 근무하고 있는데, 저번 연수 때 대학들끼리 컨소시엄 형태로 빅데이터 구축관련 협의체를 구성해서 열심히 연구하고 과제를 추진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전 전공이 중국어와 컴퓨터공학이라 데이터 쪽에 관심이 있는 편입니다. 항상 분석적인 시각으로 뭔가를 만들어내는 것 자체를 좋아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기획부서에 있어도 편안한 마음으로 데이터를 펼쳐놓고 분석해 나가는 것은 참 어려운 일입니다. 아주 가끔 3개년 재정현황을 분석해본다거나, 다른 대학과 비교를 해본다거나 하는 정도의 스몰데이터 분석을 하는 수준이네요.

통계 툴을 더 공부해볼까? 하는 생각도 있었는데 노력을 하지 않아서 그냥 엑셀로 하는 분석 정도에 머물고 있는지라 빅데이터 분석과 CRM 분야에서 마케팅 사이언티스트로 불리는 저자의 이야기가 궁금했습니다. 제가 가보지 못한 길을 성큼성큼 걸어가고 있는 새로운 이야기에 빠져보고 싶었습니다. ^^

아무래도 빅데이터 분석이 가능하려면 일단 데이터가 뭔지 개념부터 잡고 가야 하니, 데이터에 대해서. 또 그 데이터를 다루는 사람, 분석가에 대해서 이야기를 열어나갑니다. 미래의 섹시한 직업에 데이터 분석가가 있었다고 하니 재미있죠? 요즘 말하는 뇌섹남, 뇌섹녀의 개념이 오래 전부터 나왔던 개념인가 봅니다~ 데이터 분석가라면 무엇이 떠오르나요? 전 오래 전 데이터 마이닝이 떠올라요. 폐광?이 된 난잡한 광산에 삽 하나 차고 들어가서 묵묵히 폐기물 같은 광산 속에서 빛나는 보석을 캐내는 그런 이미지. 책을 보다보면 나오는 데이터 분석을 위한 기초자료 정리와 편집 작업에 대한 노가다성 이야기를 들으면 정말 그 이미지가 맞다는 생각도 들구요.

뒤에 나오는 5~7장은 마케팅 프로그램의 설계, 결과분석을 실제 예시를 들어 설명해주는 내용이에요. 마케팅에 익숙하지 않은 저 였지만, 일단 열심히 저자가 알려주는 내용을 이해해보려고 노력해봤네요.

데이터에 대한 가치, 특히 구체적인 숫자 정보가 모든 업무의 기본이고 갖춰야될 보고의 기본원칙이라는 데 저도 동의합니다. 숫자로 보고하고 숫자로 개선방안을 말하는 것. 사실 그냥 말로 떠들기는 쉽지만 현장에서 현업에서 실무에서 이를 실천하는 사람들은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추상적인 느낌으로 의사결정을 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곤 합니다. 사람들은 이런 기본적인 수치를 활용하는 분석 보고서를 작성하는 것, 이런 방향성을 가지는 것을 마치 자신들의 일과 업무영역에서 하면 큰일나는 것처럼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이 봅니다. 기획부서에서 일하고 있는 저는 모든 업무가 기획의 영역이라고 생각되거든요. 그런데 각 실무부서에 있는 분들은 무언가 기존에 가지고 있는 생각을 넘어 개선하거나 자료를 분석하여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을 기획팀의 일이라고 생각하고 자신들은 그냥 하던 일을 지속하는 것까지가 임무라는 식의 이야기를 많이 듣습니다.

저는 다른 생각을 해요. 직장에서 행해지는 모든 업무는 그 자체로 기획의 대상이 된다고요. 누군가 그 일을 대신해서 개선방안을 내줄 것이라는 생각은 너무 낡은 생각인 것 같아요. 이처럼 빅데이터 분석, 스몰데이터 분석 또한 어떤 고상한 데이터 분석가가 대신 해줄 수 밖에 없는 일이라고 생각해왔다면, 이 책을 통해 그 한계를 넘어서는 생각을 하는 것, 그 자체로도 이 책을 읽는 의미가 있는 것 같네요^^

책에서 예를 든 매장의 시간대별 고객 방문 수 분석과 고객 방문 수를 고려한 A 직원의 업무 계획 개선방안은 그 자체로 많은 시사점을 주네요. 제가 있는 곳도 강의실의 부족하고 사용률은 낮은 고질적인 문제점이 있어요. 가끔 자료를 분석해서 개선방안을 내놓는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많은 부분 개선이 필요한 분야라고 생각이 되거든요. 이렇게 매정의 고객 방문 수처럼 강의실별 수업 진행율, 학과별 특성 등을 고려해서 데이터를 분석해내고 이를 고려한 학과별 강의계획표를 개선해서 공간 활용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면 공간 부족문제도 크게 개선될 수 있을 것 같아서 꼭 한번 저도 도전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 부분 참 공감이 가요. 데이터가 우리를 속이는 방법들은 참 교묘하고 다양해요.

특히 데이터를 잘 아는 사람들은 잘 모르는 사람들을 얼마든지 혼란스럽게 말장난을 할 수 있거든요. 세상의 3가지 거짓말에 통계가 들어간다는 것은 씁쓸하네요^^. 숫자는 진실이지만 숫자를 보여지는 것은 좋거나 나쁘게 쓰일 수 있으니까요. 책에서 나오는 평균이라는 이름의 왜곡된 숫자, 정부의 발표 수치 등은 단순히 1차원적으로 받아들이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들게 해줍니다. 특히 요즘처럼 정책을 마구 쏟아내고 얼마되지 않아 벌써 그 정책의 긍정적 효과가 수치로 나타나고 있나는 낙관적인 자화자찬식 통계는 정말 그대로가 아닌 데이터 분석가의 시각으로 종합적으로 그 이야기의 진위를 확인하면서 이해해야 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실업률에 대한 통계청 발표가 3.1%였는데 같은 날 한국은행의 수치는 3.4%였다는 이야기, 어느 수치가 맞을까 하는 저자의 질문에 혼란스러웠요. 하지만 통계의 전제조건이 서로가 달랐을 뿐이라고 하네요. 즉 계절적 요인이 반영된 것을 무시하고 그냥 발표한 수치와, 계절적인 요인에 따른 부분을 반영한 수치의 해석. 이 차이가 같은 수치를 두 가지로 보이게 하는 것이라구요.

이 책에서 저자에게 정말 배우고 싶은 부분은 요 비즈니스 마인드에요. 저는 비영리쪽에 일하고 있어서 이런 부분이 정말 부족하게 느껴지거든요. 데이터 분석을 자기만족으로 하게되면, 결과는 어디에도 쓰일 수 가 없다는 지적에 참 공감되요. 데이터가 이렇다.. 분석결과가 이렇다...그런데 어쩌라고??

이렇게 어쩌라고??라는 반응이 나온다면, 바로 비즈니스 마인드 없이 분석만 진행했기 때문이에요.

우리에게 필요한 사람은 그냥 오타쿠같은 자기만족을 위한 데이터 분석 연구원이 아닌 실제 현실을 바꾸고 개선할 수 있는 힘을 발휘하는 데이터 분석가라구요. 그러니까 처음과 끝 모두 비즈니스 마인드로 시작해서 비즈니스 마인드로 끝나야 해요.

요 데이터 분석 프로세스 표도 일반적인 내용이지만 유용해요. 데이터를 이해하고 정제하고 변수를 정리하고 파생변수를 만들어 내고, 가설을 수립하고, 분석 대상 데이터를 선정하고, 가설을 검증하는 일련의 절차...

과거에는 데이터 분석 담당자가 별도로 있어서(즉 기획부서가 별도로 있어서) 프로그래밍, 엑셀, 수작업을 통해 데이터를 준비하고 SPSS 등 분석 솔루션을 써서 분석해내고 엑셀, 파워포인트를 통해 시각화를 했다면, 현재는 각각의 현업 담당자들이 그 역할을 담당하고, 솔루션을 사용해서 데이터를 준비하고 솔루션을 사용해서 분석하고 솔루션을 사용해서 시각화를 하는 것으로 변화하고 있어요. 즉 복잡한 프로그램에서 특화된 솔루션으로 누구나 데이터 분석을 쉽고 빠르게 해낼 수 있도록 진화하고 있는 셈이죠.

데이터 분석 리포트의 형식이에요. 가만히 보니까 보통 기획안의 일반적인 형식과도 비슷하네요. ^^

저자는 데이터 분석가로 불리기보다 '마케팅 사이언티스트'로 자신을 정의하고 커리어를 가꾸고 있어요.

이렇게 새롭게 자신의 업무가치를 재정의하고 당당한 삶을 사는 모습이 진정 4차 산업혁명의 얼리어답터가 아닐까 해요. 이분 처럼 전문적으로는 어렵더라도 작은 솔루션을 활용해서 각자의 맡은 업무를 작게라도 분석하고 기획하고 개선해나가는 것은 우리 역시도 숙제라고 생각되네요. 각자의 자리에서 '업무 사이언티스트'를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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