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나라 퇴마사 1~3 세트 - 전3권
왕칭촨 지음, 전정은 옮김 / 마시멜로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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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락입니다. ^^ 넘 오랜만이자 처음으로 제 블로그에서 무협(?)소설을 소개하게 되었네요!

이 책은 출판사의 소개부터 아주 화려합니다. "중국 서점 종합 베스트셀러 웨이보 주최 웨이소설대회 대상 수상 아시아 좋은 책 차트 평점 9.6점에 빛나는 중국드라마ㆍ영화화 예정작 “당나라의 운명이 그에게 달려 있다!”중국 당나라 시대를 배경으로 현종이 복위하기까지 일어났던 실제 역사적 사건을 토대로 펼쳐지는 대서사시".

정말 거창하죠? 근데 읽어보면 정말 거창할만합니다. 전 오래전 무협소설을 한참 많이 읽고 좋아했어요. 만화방에 있는 흔한 패턴의 무협소설은 좀 질리기도 했지만, 신필이라고 불리던 대만의 김용 작가님의 '영웅문'이라던지 그런 시리즈는 정말 대단하다고 밖에 말할 수가 없네요. 세상의 희로애락을 무협과 역사와 판타지를 최적의 조합으로 버무려서 만든 책이 바로 그 책이 아닐까 해요.

퇴마라는 주제는 일단 재미있고 흥미롭습니다. 우리나라에는 1990년대 이우혁 붐을 일으킨 퇴마록 시리즈가 대박을 쳤었네요. 정말 대단한 인기로 베스트셀러로 등극한 그 책. 이 당나라 퇴마사는 어떤 정도의 재미를 선사해줄까요?

책을 보다가 갑자기 놀라운 것을 발견했어요. 제가 넘 좋아서 소장하고 있던 중드 원작소설인 '랑야방'이 제 방에 있는데, 이 책의 역자가 바로 이 책 '당나라 퇴마사'를 번역하신 전정은 님이세요!! 깜놀.. 전 랑야방을 책보다 드라마로 먼저 만났는데, 사람들이 꼭 보라고 추천해서 암 생각없이 보았다가 완전히 빠졌어요. 정말 정말 랑야방은 그 탄탄한 스토리, 황실의 치열한 암투와 치말리는 공방, 절정의 연기력이 합쳐져서 정말 최고의 역사드리마라고 감히 말하고 싶네요. 드라마의 감동에 빠져있다가 결국 원작소설까지 사게되었는데 그게 바로 제 방에 꽂혀 있는 랑야방이랍니다. ^^

당나라 퇴마사는 총 3권으로 되어 있어요. 각각 좀 두께가 있는 편입니다.

1편이 장안의 변고, 2편이 구중궁궐의 대재앙, 3편이 천하를 건 싸움 입니다.

눈치 빠른 분들은 아시겠지만, 구중궁궐, 천하 라는 단어에서 보이듯 당나라 황실과 엮여서 무협, 환술, 픽션, 논픽션이 혼합되어 있는 내용입니다. 앗. 역사 이야기라면 따분하다구요. 아니에요. 역사를 잘 몰라도 이야기만 잘 따라가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어요.^^

책의 표지 바로 뒤에는 이렇게 앞으로를 위해 친절하게 당나라 황실의 가계도를 먼저 도식화해서 요약해주네요.

사실 첨부터 이런거 다 보면서 책 보시는 분들이 있을까요? 첨에 저는 그냥 한참 읽다가 문득 생각나서 돌아와서 그림을 보니

완전 쏙쏙 이해가 되더라구요. 역시 단어는 문장을 통채로 외워야 오래 기억이 나듯이, 책을 보면서 이 사람이 아까 그 사람인가, 누구 엄마인가? 하고 머리속에 그리면서 정리하고 기억된 게 있어서 나중에 이 그림을 보면 바로 이해되더라구요. 저처럼 읽다가 짜맞추기를 하기 싫으신 분들이나 미리 예습하는 것을 좋아하시는 꼼꼼한 분들은 일단 먼저 이 가계도를 머리에 넣고 출발하시기를 추천드립니다 .^^

참.. 역사적 사실을 기반한 가계도 모식도가 있지만, 바로 밑에는 또 하나가 있습니다.

바로 이 책에 등장하는 허구의 인물 가계도 입니다. 재미있죠? 픽션과 논픽션을 버무리는 똑똑한 작가가 이렇게 미리 진짜 현실의 인물과 가상의 인물의 가계도를 머리에 넣고 소설을 써내려갔을 것 같아요. 사실 더 재미있는 대부분의 스토리는 이 가상의 인물들이 만들어 내는거죠. 첫 번째 가상인물은 누가 뭐래도 주인공인 '원승'입니다. ^^

첫 번째 책은 '장안의 변고'입니다.

2개의 작은 이야기가 있는데, 하나는 꿈 속의 몸이고 다른 하나는 꼭두각시놀이 입니다.

요 내용은 상당히 오묘한 구성을 띄고 있습니다. 읽다가 보면 어디까지가 현실이고 어디서부터 꿈인지,

어디서부터 꿈이고 어디서부터 현실인지, 우리같은 독자들도 조금 미궁에 빠지게 하네요.

굉장히 흥미롭게 이야기가 구성되어 있는데, 마치 영화 메멘토를 처음 보았을 때 느꼈던 그런 느낌..?

용을 그리는 환술의 대가인 주인공 원승이 꿈에 취하면서 이야기는 시작이 됩니다. ..

어떤 죄인이 탈옥을 했는데, 그 방식이 기이해서 원인을 찾느라 환술의 대가인 주인공이 조사를 하게 되는데,

이 사건 자체가 꿈속의 일인지, 아니면 사건은 현실인데 자신의 기억이 꿈인지 등 음모에 빠져든 주인공은

뫼비우스의 띠와 같은 이 꿈속의 꿈에 빠져들게 되고 이를 헤쳐나오려고 죽을 힘을 다하게 됩니다~

특이한 것은 벽화에 대한 묘사, 지옥도에 대한 그림이 살아나서 사람을 죽인다는 설정도 신선합니다.

책을 붙잡고 주말에 한권을 끝낸 걸 보니 이 책도 과거 무협소설 못지않게 흡인력이 대단한 책인 것 같아요^^

2권으로 가면 '천마'가 테마가 됩니다. 천마살이 당나라 황실에 검은 마수를 펼치게 되고,

그 비밀을 파헤치려는 주인공 원승의 활약이 주된 내용입니다. 청룡, 백호 등 부적 사건이 벌어지고

신비한 요리사와 황실의 패권을 움켜쥐려는 암투가 불꽃 튀게 일어나는 대목입니다.

참. 주인공 원승은 결국 '당나라 퇴마사'라는 직책으로 공무원이 됩니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이 당나라 퇴마사에요. 퇴마사로서 벌어지는 괴이한 일을 나서서 해결해야 하는 역할이죠. 고스트 헌터?라고 봐야 하나.. 근데 조금 달라요. 이 책의 주인공 원승은 어쩌면 셜록홈즈같이 논리적인 추리와 수사를 80%, 환술을 이용한 도력으로의 해결이 20% 정도라고 보여요. 즉 다시말해 넘 허황된 한방에 초능력자가 되는 그런 류의 무협소설이 아닌, 정통 탐정소설의 느낌이 살아있는 무협소설이라고 보면 딱이에요.

그래서 넘 황당하지가 않고 개연성이 있어보이는 것이, 바로 이런 탐정같은 수사기법 떄문인것 같아요. 예전의 우리나라 '다모'가 조선 여형사로 불리던 것 처럼요.

아까 말한 벽화의 이름은 '지옥변'이에요. 번쩍이는 불빛 아래와 귀졸들이 차례차례 튀어나와 미친듯이 날뛰고, 흉악한 웃음을 흘리고 미친듯이 소리지르고 꺼이꺼이 울며 죄인들을 심판하는 벽화죠. 이 벽화가 이 책 당나라 퇴마사의 전반을 끌고가는 소재 역할을 해요. 지옥의 참상을 굉장히 사실적으로 묘사해서, 그 장면에서 막 상상이 되기도 해요. ^^

이 책은 중드 랑야방 폐인이 되었던 사람이라면 꼭 읽어야 되는 책 같네요. 모처럼 무협소설의 향수를 다시 불어넣어준 3권의 시리즈인 이 책 '당나라 퇴마사', 주인공과 안락공주와의 과하지 않은 로맨스가 이 책을 더 긴장감있게 끌어가는 역할을 하네요. 무협소설을 좋아했던 사람이라면! 아니 퇴마사 이야기, 무서운 이야기, 추리소설, 탐정소설 매니아라면 누구나 밤새워 읽을 수 있을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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