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준의 경제학 레시피 - 마늘에서 초콜릿까지 18가지 재료로 요리한 경제 이야기
장하준 지음, 김희정 옮김 / 부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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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이제 탈산업 사회 경제 체제에서 살고 있다는 믿음은 미국과 영국에 특히 해를 끼쳐 왔다. 1980년대 이후 이 두 나라, 특히 영국은 제조업 부문을 방치해 왔다. 제조업의 위축이 산업 경제에서 탈산업 경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긍정적인 신호라고 착각했기 때문인데, 이는 정책 입안자들에게 제조업 부문의 쇠퇴에 대한 대책을 전혀 세우지 않아도 되는 편리한 핑계가 되어 주었다.

지난 몇십 년 사이 영국과 미국의 경제는 과도하게 발달한 금융 부문이 주도하는 경제 체제로 변신했지만, 금융 경제는 결국 2008년 세계 금융 위기로 붕괴하고 말았다. 그 이후 이 두 나라가 일구어 낸 미약한 회복은(경제학자들은 ‘장기 침체‘ 가능성을 거론해 왔다) 또 다른 금융 거품(과 부동산 거품)에 기반을 두고 있다.

스위스 성공의 비밀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은행이나 고급 관광 상품이 아니라 세계 최강의 제조업 부문이다.
사실 초콜릿 분야에서 쌓은 높은 명성마저 제조업 부문의 혁신(분유의 발명, 밀크 초콜릿의 탄생, 콘칭 기법의 개발 등)에서 기인한 것이지 초콜릿 바를 사는 데 은행이 복잡한 할부 구매법을 제시하거나 광고 회사가 멋진 광고를 하는 식의 서비스 산업 덕분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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