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오기 전에 - 프루스트 단편선
마르셀 프루스트 지음, 유예진 옮김 / 현암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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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다가가 그녀를 안아주고 싶었다. 하지만 그녀 쪽으로 몸을 향한 순간 저항할 수 없는 힘이 내 목을 짓눌렀고 눈물이 터져 나와 나는 흐느껴 울기 시작했다. 그녀는 내 눈물을 닦아주었고 조금 웃었으며 예전처럼 온갖 부드러운 말로 나를 위로했다. 그녀의 눈에서 자신, 그리고 나를 향한 거대한 연민이 뜨거운 눈물이 되어 흘러내렸다. 우리는 함께 울었다.
45p. (1893년)



비는 아침까지 계속되다가 마침내 그쳤다. 이제 정원은 흙탕물로 뒤덮인 황폐해진 들판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5시경 마침내 모두 안정을 찾자 정원은 자신을 덮은 물이 고요해지고 맑아졌으며 형용할수 없는 황홀감에 빠진 것을 느꼈다. …
그때부터 광활한 하늘의 풍경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하늘이 연못에 비치는 모습을 보러 종종 이곳을 찾았다.
모든 꽃들이 꺾이고 완전히 피폐해졌을지라도 눈물로 가득하여 하늘을 투영할 수 있는 가슴은 행복하다.
116p. (알레고리)



단편 모음집이라 짧은 호흡으로 읽기가 편하다.
심층심리묘사가 탁월한 프루스트, 천재인가 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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