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어 뛰어넘기
로맹 모네리 지음, 이선민 옮김 / 문학테라피 / 2014년 8월
평점 :
절판


상어 뛰어넘기

로맹 모네리/이선민

문학테라피

2014.8.29

 

 

 

프랑스 소설은 굉장히 신랄해졌다. 커피로 치면 자극적인 산미를 가진 리스트레토 에스프레소 같다. 깊이보다는 빠른 전개로 이어지는 흥미를 유발하는 자극적인 조미료 같다. 이것이 프랑스 젊은이들을 들었다 놨다 하니 현대 사회가 그 속도로 흘러가고 있음을 알고 있다. 철학보다는 과학적인 소설이 베르나르 베르베르를 통해 인기를 끌어간 게 엊그제 같은데 아멜리 노통브 같은 소설이 주류가 되어 나타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일단 상어 뛰어넘기는 사랑이 없는 기형적인 연애에 대한 이야기다. 남자 주인공 지기라는 인물을 통하여 현대 사회에서 겪는 이러한 사랑 없는 관계에 대한 것이 속도감 있게 진행된다. 예쁘지 않은 여자 주인공 멜린과 지기의 관계 속에서 발생하는 문제는 단지 시대유감적인 부분을 넘어선다.

사랑하지 않는 남자와 확인하려는 여자 사이에 벌어지는 냉담적 관계가 파브리스나가 개입이 되면서 화제가 전환이 되는 시점부터 소설은 더욱 냉소적이 된다. 지기는 사랑이란 이름으로 집착을 보이고 그것이 오히려 그 모습에 질려가는 멜린은 지기와 파브리스나의 사이에서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자신을 정말로 사랑하는 사람이 누구인지를 확인하려고 테스트를 한다.

 

 

이 소설은 위태로운 요즘 사회의 사랑관계를 정말 극단적으로 소개하는데 있어 흥미롭다. 재미있는 속도감에 빠지다 어느 순간 너무 하지 않는가, 할 정도로 지나치게 극단적인 지기라는 인간상의 모습이 작가가 의도한 바라는 사실을 알아차리는데는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는다.

 

 

작가는 또한 지기의 친구들의 모습을 통해, 또 멜린의 친구인 타칭 금발미녀를 통해서 마치 완벽한 사랑을 이루며 멋지고 하려하게 사는 모습 뒤의 허세와 문제들을 보여줌으로 사랑 아닌 사랑에 대해, 그리고 인간이 생각하는 인간과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마음만 먹으면 3시간 정도면 충분히 읽을 수 있을 정도로 강점이 있는 소설 <상어 뛰어넘기>는 결국 우리가 현대 사회에서 겪는 관계와 모습들, 기형적으로 변해버려 섬세하면서도 약해 치면 무너져버릴 유리 같은 인간들이라는 사실을 인지해 준다. 사회의 풍조 속에 길들여지면서 개인주의가 심해지는 지금, 우리의 모든 인간관계는 결국 영화 <죠스>처럼 잡아먹을 듯이 아가리를 벌린 백상아리 위를 아슬아슬하게 점프하며 그것을 스릴과 배짱이라고 착각하는 우리 사회에 대한 풍자가 아닐까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